종마의 단상(stray thought)/독서노트

ㄷ[독서] 티벳 사자의 서

종마(宗唛) 2026. 5. 22. 15:23

죽음에 대하여

죽음이 두렵지 않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그렇다. 의식이 없어져서 자각을 못한다는 것도 그렇고, 사랑하는 가족들을 못돌보거나 못보는 것도 그렇고, 죽는 과정이 고통스러울 수도 있고 등등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가장 두려운 것은 삶면서 전혀 경험하지 못한 극단적인 상황 즉 의식이 없어진다는 것과 있을지 없을지 못한 사후세계에 대한 무지가 아닐까 한다. 사실 잠이드는 순간에도 의식이 없어지는 듯한 비슷한 경험을 하지만 다음날 깨어날거라는 확신이 있기에 잠드는 것은 다음날 회력된 체력으로 오히려 또렷한 의식을 가질 수가 있기에 잠드는 과정은 심지어 달콤할 수도 있다.

살면서 죽음에 가깝게 나이드신 어른들, 단계를 넘어선 종교인들, 죽을만큼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직간접적으로 접하게된다. 이런분들의 특징은 가끔씩 죽음에 초연하고 두려움마저 없는 것 처럼보인다. 아무래도 그들은 죽음에 관해 간접적으로 많이 접해보고, 평상시에 생각해보고 또 모종의 솔류션을 가지고 있기에 혹은 사후세계에 익숙하여 그렇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나는 어릴적 시골에 살면서 집안 행사로 나보다 30년 심지어 50년이상 오래사신 어른 들과 자주만났는데 만났을 때 가끔씩 죽음에 관한 질문을 던졌고 얘기를 들었는데 그 중 한분의 얘기는 죽는다는 것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즉 죽음 뒤에는 두려움이라는 것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아마 의식이 없어진다는 얘기셨던 것 같다. 대부분의 종교들은 사후세계를 이야기하여 막연하나마 의식이 있을 것 같은 연장선상으로 죽음을 조금이나마 덜 두렵게 한다.(물론 지옥의 형벌은 두렵지만 ㅎㅎ), 그리고 질병이나 어떤 상황으로 큰 고통을 가지고 있은 사람들은 차라니 그 상황을 죽음으로 끝내고 싶어하기도 한다.
결국 경험해보지 못한 죽음도 주제에 익숙해지면 덜 두렵지 않을까 한다.

얼마전에 '티벳사자의 서' 란 책의 앞 부분을 읽었는데 '바르도퇴톨' 이라는 불교의 득도한 고승이 티벳으로와서 아주 오래전에 삶과 죽음 등 인생의 중요한 100가지에 대해 써놓고 티벳의 여러 산속에 숨겨놓은 글중의 하나이다. 그 글들은 필요한 시점에 발견되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었는데 이 책은 1900년대초? 에 발견되어 지금은 제법 많은 언어로 번역되어 출간된 책이다. 이 책에는 죽음의 과정과 마지막 선택의 과정을 보여주는데 내가 읽었던 책 중에 죽음 그 자체를 가장 직접적으로 다룬 내용이 아닐까 한다.

사자의 서에 의하면 사람이 죽으면 신체는 기능을 잃어도 완전히 의식이 없어지기까지 약 7일정도의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그 기간에 죽은 사람은 일종의 사후 무의식(의식이 없다는 것이 아닌 살아있을 때 처럼 100프로 명료한 자각상태가 아니고 죽었다는 정도는 알고 일종의 빛과같은 형태가 7일에 걸쳐 지나가는 것 정도가 느껴지는 수준) 상황에 놓이는데 그 기간 동안 다시 환생의 끊을 잡을 수도 있고,  영원한 안식의 끊을 잡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환생의 끊을 잡는게 행복한 환생은 아닐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이야기한다. 그 환생의 결정으로 죽기보다 못한 상황으로 환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 영원한 안식이 오히려 더 좋은 결정이며 그런 결정을 내릴수 있도록 살면서 어떤 방식으로든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의식이지만 죽는것이 바로 의식을 잃어버리지 않고 7일간의 영원을 선택하는 과정이 있고 살면서 수행하면 그 과정에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 두려움이 없어지는 느낌이다.

한편 최근 뇌과학이나 의학계에서는 위에서 말하는 희미한 의식이 있는것 같기도 하고 없는것 같기도 한 상태가 사실 사망과정에 뇌에 혈액 공급이 안되어 모든 감각이 축소되는 과정에 겪을 수 있는 현상이라고 얘기하니 그런것 같기도 하다

- 2018.0729 종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