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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소비자행동과 이기적유전자의 TFT(Tit for Tat)전략의 유사성

종마(宗唛) 2024. 11. 9. 11:39

나의 이전글 이기적 유전자의 제12장(마음씨 좋은 놈이 일등 한다) 독서노트를 보신 분들은 좀 더 이해가 용이할 것으로 판단된다.


2014년경 보험회사에서 근무 당시 회사의 신채널 전략을 수립하면서 '옴니채널'이라는 전략을 제시했다. 지금은 다아는 내용인데 회사측면에서 소비자의 구매경로를 분석하며 온오프라인을 통합 혹은 연계하여 구매욕구 창출에서 최종계약까지 놓치지 않고 연결시키는 전략이다. 당시 제조업체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캐치하여 보험사에도 충분히 적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하여 추진하였다.

그 당시 전자, 의류, 화장품과 같은 제품은 '쇼루밍'이라는 현상이 발생하며 제조업체로서는 당황스러운 상황이라 많은 고민과 변화를 촉발시켰다.  간단히 설명하면 많은 비용을 들여 만든 오프라인 매장이 단순 소비자가 보기만 하는 쇼룸으로 전락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각종 trial과 상담을 한 후 소비자는 오프라인보다 저렴한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현상을 말한다. 실제 제조업체가 온라인 채널과 오프라인 채널을 모두 컨트롤할 수 있거나 운영하면 회사차원에서 같을 수도 있겠지만 이미 제판분리는 역행할 수 없을 만큼 견고히 자리를 내린 현실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많이 운영하던 업체는 점점 힘들어지게 되던 상황이다.

이를 진화론의 TFT(Tit for Tat 먼저 호의를 베풀되 지속적으로 퍼주지는 않는다)전략과 접목해 보면 오프라인 매장의 점주들은 매장 인프라도 투자하고 직원도 고용하여 소비자에게 호의적 서비스(이를 무슨 기부처럼 동기적으로 선한 행동이라는 것은 아니다. 판매라는 대가를 기대하긴 했지만 먼저 호의를 제공한 것은 맞다.)를 선제공 했지만 어떻게 보면 소비자는 이기적 관점에서 배신하고 자기에게 비용 효과적인 온라인 채널에서 구매했다고 볼 수 있다. 그 결과로 오프라인 매장들과 다양한 작은 채널들은 줄거나 사라지고  AMAZON 쿠팡 같은 온라인 채널들이 시장을 완전히 장악해 나가고 있다. 처음부터 온라인에서 시작한 소비자들은 그런 면에서 배신자는 아니다.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지 않았기에 오프라인 매장의 수요가 줄었다는 간접적인 시그널을 주었기에 그렇다. 호의를 제공한 오프라인 매장 점주에게 배신자 전략을 구사했지만 도킨스의 책에서도 설명했듯이 배신자 전략이 진화전략상 안정적이기에 점차 소비자의 배신자 전략이 득세하고 구매행동의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다.

조금 극단적인 예시일지는 몰라도 이러한 소비자의 배신자 전략은 어쩌면 오프라인 매장을 본인이나 가족이 운영하거나 일할 기회를 줄여 가처분 소득이 줄고 아예 구매력이 줄어드는 현상을 가져올 수도 있고 시장장악력이 강해진 아마존 등이 이익독점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제조업체들도 줄어들거나 제품의 혁신이나 발전역량이 뒤떨어지고 소비자도 아마존 등이 독점적 지위의 회사가 된 후에는 오히려 아마존에서 더 비싼 가격으로 구매해야 할지도 모른다. 너무 비약적인 상황이라 적합할지는 모르지만 TFT보다 배신자 전략을 선택한 소비자들은 본인들의 상황과 생태계를 더 나쁘게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TFT전략을 구사해 보기로 한 나는 이미 충분한 상담과 서비스를 직접 선 제공받았다면 가능하면 좀 비싸더라도 서비스를 받은 매장에서 구매해보려고 한다. 그게 경제적 진화관점에서 나에게나 세상을 더 이롭게 할 것 같기 때문이다.

- 2020.1127 종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