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마의 단상(stray thought) 65

[단상] 시작이 두려운 누군가에게

'시작이 반이다'는 속담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시작만 하면 그 일에 대해서 50%는 해낸 것과 비슷하다는 의미인데, 그만큼 뭔가를 시작하는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동시에 뭔가를 시작하는 그 짧은 시간에 엄청난 시행착오와 함께 큰 배움도 있다. 어린시절에는 뭣도 모르고 시작을 한다. 하나에서 열까지 다 모르는 것이기에 그냥 생존을 위해서 시작할 뿐이다. 그건 부모님에게서 주어지는 환경과는 다른 본인과의 싸움이다. 나이가 들면서 어느정도 생존의 기반이 준비되면 새로운 시작이 점점 어려워진다. 새로운 시작에 대한 이해득실도 따지게되고, 시작하는 그 순간의 어려움이 어떤지 경험적으로 알기에 두려워지는 면도 있다. 그럼에도 시작이 있어야 한다. 그 짧은 힘듦의 순간과 함께오는 배움의 기쁨은 상당하다. 이..

[단상] 챗GPT 출현이 가져온 공상

챗GPT의 출현은 나에게는 인공지능이 드디어 인류를 넘어서는 계기가 되는 전환점이 되지않을까 하는 우려가 더 크다. 많은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우리 인류가 만든 피조물로 알고있고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해왔다. '특이점이 온다(Singularity is coming)'의 저자 레이 커즈와일은 2045년경이 인공지능이 인류의 결합지능을 넘어서는 시점이 될거라고 얘기하고 있다. 대략 20년정도 남은 셈이다. 유발하라리는 저서 '호모데우스'에서 그런 인공지능이 현재의 인류를 넘어서는게 단순히 터미네이터 영화같은 시나리오는 아닐 것이라고 얘기한다. 슈퍼지능을 넣은 인공지능칩을 우리의 뇌에 심고 그게 잘 결합되면 인류는 호모사피엔스에서 호모사이보그라는 존재로 다시 태어날수도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인류가 지구를 지배해도..

[독서] 이기적유전자 번외편

이 내용은 사실 책 보다는 최재천교수의 동영상을 보고 내가 몰랐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정리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책에 대한 독서노트의 전체적인 구조를 마무리하는 부분이기도 한다. 자세한 내용은 최재천교수의 34분짜리 유튜브와 60분 특강을 검색해 보고 또 반드시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나는 이 책이 1976년도에 발행되었다는 것도 놀랍지만 그 이전에 영국이라는 나라에서 이런 지식에 대한 기반연구가 그정도로 있었다는게 더욱 대단하다. 먼저 유전자는 무엇인가?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화학물질이다. 하지만 지구상의 생명체의 시작과 진화를 제공할 만큼 중요한 존재이다. 얼핏 책을 읽으면 그냥 유전자의 생존방식이 우리의 현재 행동을 결정한다고 받아드릴 만큼 책의 내용은 상세하고 설득력도 있다. 하지만 그 이..

[단상] 꿈틀대는 근원을 흔드는 변화들

아래의 제글을 읽는 어떤 분들은 사람냄새 안난다. 비인간적이다. 이기적이다. 이렇게 표현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공부를 하면서 자꾸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떨쳐 버릴수가 없어서 이렇게 정리하고 공유해 봅니다. 차라리 제가 편협되고 왜곡된 시각과 오류에 빠졌다고 지적해 주시면 마음이 편안해 질 것 같습니다. 단편적인 생각들을 뒤섞어서 정리하다 보니 오류도, 중복도 있고 논리적으로 정렬되어 있지 않음을 감안부탁 합니다. 첫번째, 당분간은 유효하겠지만 전통적인 인구수에 기반한 생산소비의 경제모델에 대한 근본적 변화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 곧 도래할 것 같습니다. 계속 출산장려에 기반한 인구수 유지 및 증가방식이 유효한지? 혹은 인구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경제규모와 국력을 유지하는 방안은 무엇일..

[단상] 카르페디엠(Carpe diem)의 어원

저는 군대를 마치고 복학후 '카르페디엠'이라는 제 인생 전환의 계기 중의 하나가 되는 학내 동아리에 가입했습니다. 이 동아리는 같은 영어수업을 특강으로 듣던 여러 학년과 나이대의 학생들이 서로에게 공감대가 생겨 어느순간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영어공부자료 중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영화에 나오던 '카르페디엠(carpediem)'이란 단어에 매료되어 동아리명으로 정했다고 합니다. *카르페디엄은 라틴어로 영어로는'seize the date', 'enjoy the present', 즉 '현생에 충실하라'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당시 carpediem에서 만난 친구들하고 매주 주말에 모여서 AFKN dictation을 같이하며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복학 후 저의 대학 2년 생활을 지탱해준 자양분같은 인연이었습니다..

[단상]모닝커피

아침 7시30분 집근처 에스프레소하우스에서 카푸치노를 마시고 있다. 직장을 그만둔 후 이렇게 이른 시간에 카페에 앉는 것은 드문일이다. 불과 3년전만해도 아침 이시간이면 이미 출근 지하철에 있을 시간이고 여유가 있으면 회사근처의 테이크아웃 커피점에서 한잔 사서 회사로 들어가고 있을 시간이다. 2주간 걸쳐서 진행되는 대입 최종시험을 준비 중인 아이의 아침식사 맥모닝을 사러 나왔다가 8시부터 오픈이라 잠시 시간이 남았다. 마침 오늘 시험과목은 오후시간이라 그다지 공부를 즐겨하지 않는 아이도 새벽부터 일어나서 열심히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나왔다. 문득 20년전 다니던 회사의 팀장이 기억난다. 당시 우리회사는 8시 출근이었는데 매일 아침 7시50분쯤 출근하던 그는 출근하자마자 명료하고 전광속도 처럼 일을 처리..

[단상] 지금이라도 컴퓨터 게임을 진지하게 시작해야 할까?

'미래에 컴퓨터게임(VR 등 유사게임을 통칭) 활용 능력은 필수 생존기술이 될 가능성이 높다!' - 종마 - 나의 젊은 시절을 모르는 사람들은 내가 전산공학을 전공했다고 하면 놀라곤 한다. 긍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어떻게 전공까지 한 사람이 그렇게 컴퓨터 다루는데나 프로그램에 보통사람들보다도 무지하냐는 의미다. 88꿈나무 학번인 나는 어찌하다 전산공학과에 입학하게 되었는데, 아버지께서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라고 당시에는 등록금보다도 비쌌던 8088 CPU PC를 사주셨다. 고등학교 교원이셨던 아버지 월급에는 큰 부담임에 틀림없었다. 중학교 시절 서울 사촌동생집에 놀러와서 애플 컴퓨터를 보고 완전히 딴 세상이라고 느꼈던 이후로는, 사실 내평생 거의 처음으로 가까이 접해보던 컴퓨터이기도 했다. 아버지께는 죄송하..

[단상] 영화 기생충을 보고나서(가짜뉴스, 탈진실, 확증편향)

나는 50대에 막 접어들었다. 젊었을때 집안의 나의 윗세대 어른들은 나보고 진보성향을 가졌다고 조금 싫어하셨다. 오랜기간 직장생활을 하고 내 생각은 경험을 통해서 변한 것인지 아니면 소위 변절한 것인지 몰라도 내가 젊은 시절에 지녔던 진보적 관점은 조금 벗어나서 보수적 성향이 생겼다. 그런데 윗세대 어른들은 나를보고 여전히 심지어 사회주의자라고까지 색깔론적 시각을 견지하신다. 반면 젊은 세대들은 내가 의견을 제시하면 보수꼴통에 가깝고 내가 그런 맹신을 가진 것처럼 반응한다. 나는 보수인가 진보인가는 나한테는 중요하지 않다. 진보적인 성향을 젊었을때 다소 가졌다가 시간과 삶의 경험이 쌓이면서 보수적 성향이 쌓였을 뿐이다. 나는 조금 변했지만 사안별로 판단하지 무슨 내가 가진 이념이나 성향도 약할 뿐더러 그..

[습작] 이방인

알제리에서 태어난 카뮈는 프랑스인 이지만 알제리에서는 프랑스에서 이주해 온 이방인이었다. 성장후 다시 프랑스로 왔지만 이번에는 알제리에서 온 이방인이었다. 사르코지 대통령시절 카뮈의 묘지를 파리로 옮기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유족들은 그냥 카뮈의 정신적 고향인 루르마랭의 작은 공동묘지에 머물기로 하였다. 사후까지는 이방인이 되지않게 하려는 생각이 아니었을까 유추해본다. 그럼에도 루르마랭의 묘지에서 만난 카뮈의 묘지는 여전히 이방인의 묘지같은 느낌이었다. 역설적이게도 스페인에서 태어나고 사랑받은 피카소는 스페인에서 원주민이었다.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사랑받은 피카소는 프랑스에서도 원주민이었다. 춘천에서 태어났지만 강릉 본가로 온 나는 이방인이었다. 강릉에서 서울로 온 나는 또 이방인이었다. 퇴직 후 고향으로 귀..

[단상] 요즘 내가 책 읽는 방법

나는 한국나이로 50대 중반을 향해가고 있다. 이해속도가 느리고 집중력이 부족하여 많은 책을 읽지는 못하지만 꾸준히 책을 읽어왔다. 누군가로 부터는 나에게 더 이상 새로운 지식을 넓히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차라리 마음을 가다듬고 인격을 수행하라는 조언도 듣고 있다. 그러나 나에게 책은 생존을 위한 식사, 몸을 유지하기 위한 운동과 함께 일종의 마음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조금 이라도 책을 읽어야지만 마음의 안정이 유지되는 것 같다. 내가 가장 폭발적으로 독서를 한 시기는 50년 인생에 세번정도 있다. 첫번째는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집이 강릉 시내에서도 좀 떨어진 시골인지라 당시에는 주말에 차편도 별로 많지 않아 친구들을 만나러 나갈 수도 없었다. 공부가 하기 싫어질 때면 집안일 외엔 할게 없어서 어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