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마지막주 어느 날 아침 서머타임이 시작된 지도 몰랐다. 너무나 밝은 햇빛은 기주의 아침잠을 깨웠다. 어둡고 추운 북구의 겨울아침에게는 낯선 햇살이다. 직감적으로 늦잠을 잤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집사람은 옆에 없었다. 지각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졌다. 씻는 둥 마는 둥 옷을 입고 출근길에 학교까지 태워주는 아이방으로 달려가서 문을 두드리고 소리쳤다. 아이는 왜 벌써 깨우냐며 불평이다. 시계를 보니 시간이 많이 남았다. 아침준비하던 집사람이 얘기한다. 서머타임이 시작됐다고... 서머타임이란 용어는 88 올림픽 때 처음 들었다. 뭔가 멋있어 보이고 선진국의 시스템 같았다. 직장에 취직해서 유럽시장을 담당했던 기주는 서머타임이 좋았다. 그들의 아침 9시가 우리 저녁 6시였던 것이 5시로 당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