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18

[스웨덴] 스웨덴의 보이지 않는 미니 인프라

혹시 위의 사진과 같은 계단을 본적이 있는가? 물론 우리나라도 찾아보면 없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한국뿐 아니라 다른나라에서도 이런식으로 구성된 계단을 스웨덴처럼 흔하게 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스웨덴에 살다보면 곳곳에서 이것과 유사한 다양한 미니 인프라들을 발견할 수 있다. 사실 스웨덴에 거주하고 처음 1년 동안은 이런 미니인프라를 보아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초기에는 이렇게 배려를 해놨구나 정도 였지만 살다보니 단순히 한두가지 아이디어가 실행된 것이 아니라 사회인프라 전반적으로 이렇게 조성된 미니인프라가 다양하게 보인다. 그리고 이런 인프라의 대부분 아날로그 형태이고 이는 전원에 문제가 생겨도 작동하기에 어쩌면 기술강국인 우리나라도 도입을 고려해 볼만하기에 이번 스웨덴 이야기는 이런 미니인..

[스웨덴 브랜드] 스벤스크텐(Svenskt Ten)

스톡홀름의 메인 거리 스트랜드바겐을 걷다가 우연히 들어가서 보게된 스벤스크텐(Svenskt Tenn)을 소개하고자 한다. 처음에는 너무나 화려하고 파격적인 디자인은 나를 심리적으로 위축되게 할 정도였다. 너무나 독특한 느낌의 색상과 디자인을 보고 한국에 도입해보고자 본점의 담당자들에게 여러번 문의 했지만 그들은 많은 곳에서 이런 문의를 받고 있지만 오프라인 매장을 본점을 넘어서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반복해서 답변이 돌아왔다. 그래도 언젠가는 그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이 회사를 소개한다. 1. 개요 스벤스크텐은 1924년에 에스트리드 에릭슨(Estrid Ericson)에 의해서 세워진 스웨덴의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이다. 회사는 스톡홀름의 멋진 거리 스트랜드가(Strandvagen)에 위치하고 ..

[스웨덴] 스웨덴 사람들을 나타내는 한 단어: '자율'

어떤 나라나 그나라 사람들을 한 두가지 키워드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우리나라의 '빨리빨리' 처럼 나라와 국민의 특성을 표현하는 키워드 들이 있다. 아이러니 하게도 빨리빨리는 한때 부정적인 의미가 많았다. 쉬지못하고 노예처럼 일한다는 의미와 대충대충 물건을 만든다는 의미도 있었다. 그래서 만드는 물건이나 일처리가 말끔하지 못한다는 의미로 외국 사람들에게 사용되었다. 메이드인 코리아보다는 한때 메이드인 독일, 일본 등의 표시가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여겨졌다. 지금의 한국의 '빨리빨리'는 다소 중립적으로 바뀌었다. 여전히 한국 사람들은 뭔가 빨리하지만 이제는 유연성있고 일처리도 완성높게 하는 것으로 뉘앙스가 바뀌고 있다. 물론 경쟁강도가 강하고 일을 너무 짧은 시간에 많이 해야하는 부정적인 의미도 ..

[스웨덴] 대기업이 별로없는 스웨덴은 어떻게 인당GDP가 높을까?

2019년 스웨덴의 인당 GDP는 51,615$(OECD 10위)로 한국의 31,846$(OECD 22위)보다 여전히 높은 편이다. 과거에 비하면 두 국가간의 격차가 상당히 좁혀졌지만 여전히 큰 격차가 있고, 이는 국민들의 생활수준에도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여 몇가지 분석과 비교를 해보고자 한다. 한 가지 개인적으로 특이하게 생각했던 점은 1990년대 까지만 해도 스웨덴에는 ABB, Ericcson, Volvo, Electrolux, Scania 등 세계적인 대기업들이 꽤 포진하고 있었지만 지난 30년간 이런 대기업들은 상대적 규모가 현저히 줄었거나, 해외 기업에 통채로 혹은 지분 매각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떻게 대기업을 경제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삼고 있는 한국과 비교해서 여전히 높은 G..

[스웨덴] 지하(basement workplace)의 재발견

스톡홀름 거리를 거닐다 보면 자주 거리에서 지하나 반지하 쯤으로 보이는 창을 발견하게 된다. 궁금해서 들여다 보았더니 여러가지 용도로 사용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창고 같이 보이는 경우도 많았지만 대다수는 오히려 세련된 사무실이나 예술가들의 작업실 같은 느낌이 많다. 지하 혹은 반지하 하면 영화 기생충에서 나오듯이 뭔가 안좋은 환경의 이미지만 가지고 있던 나에게는 새로운 충격이었다. 아무래도 물리적으로 보면 지상층 보다는 일조량이나 환기 등에서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물론 보인다. 그리고 우기에 거리에 물난리라도 나면 잠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처음에는 들었다. 그러나, 3년동안 살아본 스톡홀름은 생각보다 강우량이 많지도 않고 건조한 편이다. 그리고 폭우로 물난리를 볼 수 있는 경우도 거의 없..

[스웨덴] 성평등 국가 스웨덴에는 왜 여성총리가 없을까?

*아래글은 2021년 11월 스웨덴의 여성총리(마그달레나 안데르슨)가 선출되기 전에 쓴 글이니 양해부탁드립니다. 북유럽 국가들은 성평등에 관해서만의 지구촌의 어느나라들 하고도 비교가 안될만큼 문화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자리잡혀 있다. 우스개 소리로 무거운 하역 작업을 하는 여성이나, 육아를 담당하는 라떼파파를 아주 일상적으로 거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스웨덴 여성들은 아름다우나 강해보이고, 스웨덴 남성들은 마초같으나 패션 감각이 뛰어나 보인다. 성평등을 향한 사회제도의 변화 전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역사적으로 성차별이 있어왔고 여전히 일부 존재하지만, 스웨덴은 진짜 오래전부터 성평등 문화가 구축되어 왔다. 주요 사회적 제도 변화만 봐도 이미 13세기에 강간과 납치가 금지되었고, 1842년부터 ..

[스웨덴] 스웨덴은 친일국가 일까?

스톨홀름에 여행오면 꼭 들려야 하는 장소로 대형 시립도서관이 있다. 2019년 초에 도착하고 처음 갔을때는 한국 서적 코너가 분명히 있었던 기억이 있는데, 2019년 10월경 선배 가족이 방문하여 모시고 갔었는데 일본어와 중국어 서적 코너는 그대로 있는데 한국어 서적 코너만 없어졌다. 그때가 일본으로 부터 촉발된 한일간 경제전쟁이 한창이었고, 초기에 와서 스웨덴은 친일국가가 아닐까 라는 오해도 있던 시점이었기에 뭔가 일본문화원에서 로비를 하여 없애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혹시라도 스톡홀름 시립도서관에 나쁜 감정이 갖지 마시길 바란다. 상당히 가볼만한 곳이고 시민들에게 소중한 공간이다. 필자가 한국에서 가져온 책들이 여러권 있었고 처음에 보았던 한국서적들이 오래된 서적들이 많았기에 박물관 담당자를 ..

[스웨덴] 그레타 가르보의 흔적

어릴적 부모님들은 항상 잠자리에 일찍들게 종용하셨는데, 단 하루 아버지께서 늦잠을 자도 허용해 주신 날이 있었다. 일요일 밤에 하는 일요영화 시간이었다. 사실 허용해 주시기 보다는 본인이 보시다보니 옆에서 같이 보는 나를 뭐라고 못하셨던 것 같기도 하다. 지금이야 세계 어디를 가도 우리나라의 인프라와 현대화가 앞서있는 수준이 되었지만, 1980년대 이전만해도 우리나라와 영화에서 보는 선진국의 도시문물의 차이는 아득히 멀게만 느껴졌었다. 당시 어린나이의 나도 선진 도시문명에 대한 갈망은 있었나 보다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가 되기전에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는 장면으로 대리만족을 하였던 것 같다. 본격적으로 매주 일요일밤 아버지와 일요영화를 보니 아버지께서 다양한 배경설명과 함께 배우들에 대한 얘기를 해주..

[스웨덴, 북유럽] 압솔루트(Absolut) 보드카

COVID-19로 해외 여행을 할 수 없으니 부활절 휴가를 맞아 4박5일동안 자동차로 스웨덴 남부인 말뫼까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스웨덴 남부는 북유럽이지만 황량한 느낌을 주는 스톡홀름 이후의 북쪽 지역하고는 다르게 제법 서유럽이나 남유럽의 비옥한 느낌을 주는 고장이었다. 그러다 보니 빼놓을 수 없는 곳인 압솔루트 보드카의 생산지인 오후스를 들려 3시간 정도의 공장투어를 하게되었다. 3시간 동안의 공장투어는 가이드겸 마케팅 담당자의 현란한 설명과 보드카와 칵테일까지 스스로 만들어 먹는 기회가 제공되고 있어 인당 4만원 정도의 투어비가 전혀 아깝게 느껴지지 않는 시간이었다. 우리나라도 최근 일제시대에 대부분 없앴던 전통주 양조장들이 복원되고 있어 이런 마케팅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는..

[스웨덴] 건축이야기2 - 테라스에서 시작해서 테라스에서 끝난다

'테라스에서 시작해서 테라스에서 끝난다'라고 할 만큼 스웨덴의 집들은 테라스 자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유럽국가의 집들은 테라스가 많은 편인데도, 유럽의 여러나라를 다녀보고 비교해봐도 스웨덴 사람들의 테라스에 대한 사랑은 거의 집착에 가까울 정도다. 이들에게 도심의 편리한 주택과 한적한 외곽의 테라스 있는집을 선택하라면 아마 경제성을 일부 포기하고서라도 테라스 있는 집을 선택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테라스가 만들기 어려운 도심의 공동주택의 경우 공유테라스를 만들거나 안되면 건물외곽에 최소한 테라스같은 디자인이라도 하는 상황이다. *테라스는 라틴어의 땅(Terra)에서 유래한 말로 높은 주택이나 건물에서 야외로 돌출된 공간을 말한다. 비슷한 공간으로는 발코니와 베란다가 있다. 기본적으로 답답한 실내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