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20

[스웨덴] 결혼 했냐고 묻지 않는 나라

스웨덴의 삼보(Sambo) 제도: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은 나라의 이야기 우리 나라도 최근 들어 결혼하지 않고 함께 사는 커플들이 많아지고 있다. 유럽에서도 특히 스웨덴은 오래전부터 이런 동거 문화가 시스템적으로 자리 잡았는데, 이것을 '삼보(Sambo)'라고 부른다. 한국에서는 아직 낯선 이 제도가 스웨덴에서는 어떻게 자연스러운 문화로 정착했는지, 또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 살펴보려 한다. 삼보, 그냥 동거가 아니다삼보는 스웨덴어로 '함께 사는 사람들'이라는 뜻의 'sammanboende'를 줄여 부르는 말이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이 제도는 지금은 스웨덴 사회에서 결혼만큼이나 일반적인 선택지가 되었다. 실제로 스웨덴 커플들은 결혼을 하기 전에 보통 삼보 관계로 먼저 지내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단상] 기본소득

기본소득에 대하여 유럽 일부국가에서 기본소득제도를 실험하고 있다. 오랜 기간 사회주의 및 복지국가를 지향해 온 그들도 기본소득은 걱정이 되는가 보다. 흔히들 스웨덴이 기본소득제도를 운영한다고 생각하는데 스웨덴은 실업급여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고 우리보다 운영기간이 오래되었고 국가가 국민을 책임진다는 의식이 강해서 이지 절대 그냥 쉽게 주는 형태는 아니다. 그것도 요즘 스웨덴 내부에서는 많은 불만을 야기하고 있고 오히려 능력 있는 기업가들이나 인력들이 상대적으로 자본주의적 경향이 강한 서유럽 이탈이라는 문제점도 커지고 있다. 논의만 많았지 본연의 기본소득제도를 제일 먼저 시도한 나라는 핀란드이다. 그런 핀란드 조차 2017년에 처음으로 월 650유로를 2000명 대상으로 다양한 세그먼트에서 선정하여 지급하면..

[단상] 한국의 황금 비율

코로나 이전에 우리 국민들의 상당수는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를 토로하며 심지어는 스스로를 부정하는 헬조선이란 단어를 사용하기도 하였다. 현재 한국이 코로나 사태 대응으로 글로벌 최고의 국가 수준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하면 그것 또한 일정 부분 틀린 것은 아니다. 내가 보기엔 나포함 많은 사람들이 미국식 자본주의에 대한 양면적 시각, 서유럽식 수정주의에 대한 열망, 북유럽식 사회주의에 대한 이상, 중남미의 실패한 사회주의에 대한 외면 및 동서남아에 대한 우월감 등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현재 역량 및 위상은 여러 가지 파고가 있었지만 해방 이후 누적된 온 총량의 결과이며 알고리즘이다. 특정시기에 문제가 있으면 바로 이런 누적된 역량과 알고리즘에 의해 그래프의 우상향으로 보정되어 왔다. 필자는 ..

[단상] 해외에서 한국 사람을 만나면

스웨덴에 방문한 지인과 집사람과 셋이서 스톡홀름 인근의 오래된 마을 시그투나에 갔다가 점심식사를 하러 테이블이 많지 않은 태국음식점에 들어가게 되었다. 아무래도 메뉴를 보며 식당의 분위기를 보며 편하게 우리말로 떠든 것 같다. 예를 들면 이 식당은 분위기가 어떻다. 옆 테이블은 어느 나라 사람 같다. 음식이 맛이 어때 보인다 등등 아마 주변에 한국말을 이해하는 사람이 있었으면 조금 더 주의했을 것 같은 수준보다는 원색적으로 혹은 본능적으로 표현이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신경 쓰지 않았던 식당의 왼쪽코너의 테이블에 있던 가족과 함께 식사하던 50대 후반 ~ 6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아시아계 남자분이 셀프테이블에 배치된 물을 뜨러 가면서 한국말로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며 지나가신다. 순간적으로 이런..

[스웨덴] 스웨덴의 보이지 않는 미니 인프라

혹시 위의 사진과 같은 계단을 본적이 있는가? 물론 우리나라도 찾아보면 없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한국뿐 아니라 다른나라에서도 이런식으로 구성된 계단을 스웨덴처럼 흔하게 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스웨덴에 살다보면 곳곳에서 이것과 유사한 다양한 미니 인프라들을 발견할 수 있다. 사실 스웨덴에 거주하고 처음 1년 동안은 이런 미니인프라를 보아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초기에는 이렇게 배려를 해놨구나 정도 였지만 살다보니 단순히 한두가지 아이디어가 실행된 것이 아니라 사회인프라 전반적으로 이렇게 조성된 미니인프라가 다양하게 보인다. 그리고 이런 인프라의 대부분 아날로그 형태이고 이는 전원에 문제가 생겨도 작동하기에 어쩌면 기술강국인 우리나라도 도입을 고려해 볼만하기에 이번 스웨덴 이야기는 이런 미니인..

[스웨덴] 스웨덴 사람들을 나타내는 한 단어: '자율'

어떤 나라나 그나라 사람들을 한 두가지 키워드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우리나라의 '빨리빨리' 처럼 나라와 국민의 특성을 표현하는 키워드 들이 있다. 아이러니 하게도 빨리빨리는 한때 부정적인 의미가 많았다. 쉬지못하고 노예처럼 일한다는 의미와 대충대충 물건을 만든다는 의미도 있었다. 그래서 만드는 물건이나 일처리가 말끔하지 못한다는 의미로 외국 사람들에게 사용되었다. 메이드인 코리아보다는 한때 메이드인 독일, 일본 등의 표시가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여겨졌다. 지금의 한국의 '빨리빨리'는 다소 중립적으로 바뀌었다. 여전히 한국 사람들은 뭔가 빨리하지만 이제는 유연성있고 일처리도 완성높게 하는 것으로 뉘앙스가 바뀌고 있다. 물론 경쟁강도가 강하고 일을 너무 짧은 시간에 많이 해야하는 부정적인 의미도 ..

[스웨덴] 대기업이 별로없는 스웨덴은 어떻게 인당GDP가 높을까?

2019년 스웨덴의 인당 GDP는 51,615$(OECD 10위)로 한국의 31,846$(OECD 22위)보다 여전히 높은 편이다. 과거에 비하면 두 국가간의 격차가 상당히 좁혀졌지만 여전히 큰 격차가 있고, 이는 국민들의 생활수준에도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여 몇가지 분석과 비교를 해보고자 한다. 한 가지 개인적으로 특이하게 생각했던 점은 1990년대 까지만 해도 스웨덴에는 ABB, Ericcson, Volvo, Electrolux, Scania 등 세계적인 대기업들이 꽤 포진하고 있었지만 지난 30년간 이런 대기업들은 상대적 규모가 현저히 줄었거나, 해외 기업에 통채로 혹은 지분 매각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떻게 대기업을 경제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삼고 있는 한국과 비교해서 여전히 높은 G..

[스웨덴] 지하(basement workplace)의 재발견

스톡홀름 거리를 거닐다 보면 자주 거리에서 지하나 반지하 쯤으로 보이는 창을 발견하게 된다. 궁금해서 들여다 보았더니 여러가지 용도로 사용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창고 같이 보이는 경우도 많았지만 대다수는 오히려 세련된 사무실이나 예술가들의 작업실 같은 느낌이 많다. 지하 혹은 반지하 하면 영화 기생충에서 나오듯이 뭔가 안좋은 환경의 이미지만 가지고 있던 나에게는 새로운 충격이었다. 아무래도 물리적으로 보면 지상층 보다는 일조량이나 환기 등에서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물론 보인다. 그리고 우기에 거리에 물난리라도 나면 잠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처음에는 들었다. 그러나, 3년동안 살아본 스톡홀름은 생각보다 강우량이 많지도 않고 건조한 편이다. 그리고 폭우로 물난리를 볼 수 있는 경우도 거의 없..

[스웨덴] 성평등 국가 스웨덴에는 왜 여성총리가 없을까?

*아래글은 2021년 11월 스웨덴의 여성총리(마그달레나 안데르슨)가 선출되기 전에 쓴 글이니 양해부탁드립니다. 하지만 총리 변화 외에 성평등에 관한 이 글의 전반적인 내용은 오랜기간 누적된 스웨덴 사회의 결과물로 앞으로도 의미있는 인사이트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북유럽 국가들은 성평등에 관해서만의 지구촌의 어느나라들 하고도 비교가 안될만큼 문화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자리잡혀 있다. 우스개 소리로 무거운 하역 작업을 하는 여성이나, 육아를 담당하는 라떼파파를 아주 일상적으로 거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스웨덴 여성들은 아름다우나 강해보이고, 스웨덴 남성들은 마초같으나 패션 감각이 뛰어나 보인다. 성평등을 향한 사회제도의 변화 전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역사적으로 성차별이 있어왔고 여전히 일부 존재..

[스웨덴] 스웨덴은 친일국가 일까?

스톨홀름에 여행오면 꼭 들려야 하는 장소로 대형 시립도서관이 있다. 2019년 초에 도착하고 처음 갔을때는 한국 서적 코너가 분명히 있었던 기억이 있는데, 2019년 10월경 선배 가족이 방문하여 모시고 갔었는데 일본어와 중국어 서적 코너는 그대로 있는데 한국어 서적 코너만 없어졌다. 그때가 일본으로 부터 촉발된 한일간 경제전쟁이 한창이었고, 초기에 와서 스웨덴은 친일국가가 아닐까 라는 오해도 있던 시점이었기에 뭔가 일본문화원에서 로비를 하여 없애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혹시라도 스톡홀름 시립도서관에 나쁜 감정이 갖지 마시길 바란다. 상당히 가볼만한 곳이고 시민들에게 소중한 공간이다. 필자가 한국에서 가져온 책들이 여러권 있었고 처음에 보았던 한국서적들이 오래된 서적들이 많았기에 박물관 담당자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