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4

[습작] 언젠가는

매일 할 일이 있었음을 매일 갈 곳이 있었음을 같이 식사할 가족이 있었음을 만나고 소통할 친구가 있었음을 음식을 잘 씹을 수 있는 튼튼한 이가 있었음을 걸을 수 있는 두 다리가 괜찮았음을 두 눈의 시력이 온전함을 글을 읽을 수 있는 온전한 정신이 있었음을 소중하고 행복했음을 느끼게 될 것이며... 주변을 살펴볼 여유를 가지지 못했음을 어려운 친구를 돕지 못했음을 하고 싶었던 일을 못했음을 건강을 돌보지 않았음을 그리고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보지 못했음을 아쉽고 후회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 종마 -

[습작] 스물네시간(부제: 아버지와의 대화)

그리운 그대 어디갔나요 그대가 제결을 떠난지도 거의 20여년이 흘렀습니다 제 아이가 제가 대학을 위해 그대를 떠난 나이가 되니 그대와 대화가 하고 싶습니다 그대와의 대화는 이제는 꿈속에서나 가능하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대가 떠나고 한편은 원망도 많았습니다 그대가 몹시 그립습니다. 아직도 기억납니다 제가 직장에 갓 들어간 서른이 되던 어느날 그대가 나의 자취방을 찾아왔습니다 우리는 그날 긴 대화를 나누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날 우리의 대화시간은 평생우리가 나눈 대화시간 보다 길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태어나 그대와 같이한 30년 동안 우리는 나눈 대화가 별로 없었습니다 대화도 없이 30년의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돌이켜보니 어릴적엔 그대가 나에게 많은 얘기를 해주신 것 같기도 ..

[습작] 열정

오랜만에 무언가에 대한 열정이 생겼다 얼핏아는 사람들은 그 열정이 좋다고 한다 숙고하는 사람들은 그 열정을 말린다 현실적으로 그 열정은 훅 불면 날라갈 것 같다 그래도 그 열정을 어쩔 수가 없다 그동안 살면서 생존과 현실을 핑계로 날려버린 열정이 너무 많다 열정을 계속하려면 현실에서 잃을 것이 적지않다 열정은 식었다가도 때만되면 다시 솟아난다 어떻게든 열정을 불태워야한다 - 종마 -

[습작] 일장견몽(김일병과 JJ마호니스)

1980년대 말 당시 김일병은 22세의 나이었고 춘천의 한 미군부대에서 카투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김일병은 지방(대구) 출신에다 숫기도 없어서 입대 전 대학때도 디스코텍도 거의 안가본 쑥맥이었다. 하루는 같은 부대에서 민간인 군무원으로 일하던 30대 아저씨가 부르더니 김일병 너는 서울에서 명문대 경영학과를 다녔으니 JJ마호니스 가봤지 하면서 자기가 지난주에 가서 토요일 밤에 놀았던 경험담을 얘기했다. 그야 말로 20대 초반의 군인에게는 거의 마약같은 자극이었다. 김일병은 쑥맥이긴 했으나 명문대생 답게 똑똑했고 영어도 수준급이었다. 그리고 겉으로 보이기에는 여자들에게 인기가 상당이 있어보였다. JJ마호니스라고는 들어보지도 못한 김일병은 자기는 고시 준비에 전념하느라 공부만 했다는 핑계를 대었다. 당시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