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3

[단상] 이방인을 대하는 자세

거의 10여년전 독일 뭔헨을 여행한 적이 있다. 우리 부부가 아이와 함께 앉아있던 대형 펍에서 갑자기 다른 테이블에 혼자온 취객이 다가와서 다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디서 왔냐는 단순한 질문이어서 그런 의도를 가진지 몰랐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고 나서 다음 대화부터 살짝 느낌이 이상해 지기 시작했다. 몰랐는데 손으로 눈을 찢어 올리는 대표적인 동양인을 비하하는 제스쳐를 하며 독일인인 그나 한국인인 우리가 영어로 대화하는게 어설프긴 했지만 비아냥 거리는 톤으로 '한국인은 그냥 일만하고 돈만 번다고 하는데 맞냐'는 식의 질문을 계속하였다. 대형 테이블 인지라 우리 앞에 있던 독일은 부부가 고맙게도 지체없이 적극 개입하여 그에게 뭐라고 하였고 그는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얼마전 영국 ..

[습작] 이방인

알제리에서 태어난 카뮈는 프랑스인 이지만 알제리에서는 프랑스에서 이주해 온 이방인이었다. 성장후 다시 프랑스로 왔지만 이번에는 알제리에서 온 이방인이었다. 사르코지 대통령시절 카뮈의 묘지를 파리로 옮기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유족들은 그냥 카뮈의 정신적 고향인 루르마랭의 작은 공동묘지에 머물기로 하였다. 사후까지는 이방인이 되지않게 하려는 생각이 아니었을까 유추해본다. 그럼에도 루르마랭의 묘지에서 만난 카뮈의 묘지는 여전히 이방인의 묘지같은 느낌이었다. 역설적이게도 스페인에서 태어나고 사랑받은 피카소는 스페인에서 원주민이었다.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사랑받은 피카소는 프랑스에서도 원주민이었다. 춘천에서 태어났지만 강릉 본가로 온 나는 이방인이었다. 강릉에서 서울로 온 나는 또 이방인이었다. 퇴직 후 고향으로 귀..

[단상] 인종차별, 이방인, 이민자(2019.6월)

최근에 있었던 국내 A시의 시장이 다문화 가족 행사에서 그들의 자녀에게 잡종이라는 어이없는 단어를 썼다는 것에 우리사회의 수준이 아직 이정도 인가하는 안타까움이 가득하다. 5천년 역사를 가졌으면 무슨 소용인가? 5천년의 역사가 가치있을려면 아무리 산업적 현대화가 늦었더라도 문화인류학적 수준은 있어야 의미가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굉장히 짧은기간에 산업화를 통해 경제적인 측면에서 선진국의 입구에 들어선 뛰어난 나라이다. 하지만 종교, 이민, 인종차별, 성차별 그리고 동성애 문제 등 지금 글로벌 차원에서 주요 이슈로 다루어지는 문화인류학적 이슈에서는 한참 후진국이다. 작년 제주도의 예멘 이민자 이슈를 다룬것은 차라리 고상하다. 나 또한 인종차별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도 못하고 어떻게 그런 상황이 생기면 대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