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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인종차별, 이방인, 이민자(2019.6월)

종마(宗唛) 2021. 6. 16. 00:53

최근에 있었던 국내 A시의 시장이 다문화 가족 행사에서 그들의 자녀에게 잡종이라는 어이없는 단어를 썼다는 것에 우리사회의 수준이 아직 이정도 인가하는 안타까움이 가득하다. 5천년 역사를 가졌으면 무슨 소용인가? 5천년의 역사가 가치있을려면 아무리 산업적 현대화가 늦었더라도 문화인류학적 수준은 있어야 의미가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굉장히 짧은기간에 산업화를 통해 경제적인 측면에서 선진국의 입구에 들어선 뛰어난 나라이다. 하지만 종교, 이민, 인종차별, 성차별 그리고 동성애 문제 등 지금 글로벌 차원에서 주요 이슈로 다루어지는 문화인류학적 이슈에서는 한참 후진국이다. 작년 제주도의 예멘 이민자 이슈를 다룬것은 차라리 고상하다.

 

나 또한 인종차별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도 못하고 어떻게 그런 상황이 생기면 대응할지도 모르겠다. 수준이 한참 글로벌 평균이하인 것이다. 그냥 내가 몇번 겪었던 미국이나 유럽에서의 사건에서 인종차별을 당했고 그래서 우리는 인종차별의 피해자라고만 생각했지 정작 인종차별이 뭔지도 모르며 나 또한 가해자가 아니었을까 두려울뿐이다. 인종차별을 조금 찾아보니 내가 유럽에서 오래 전에 경험한 것은 인종차별이 아닌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오히려 나의 자격지심인 경우도 있었고, 때로는 단순히 이방인에 대한 일상적인 태도였을 뿐이다. 우리도 잘아는 친구와 모르는 사람을 같은 수준으로 대하지 않듯이 그럴 수 있다.

미투 이슈가 사회적으로 부각되면서 사내교육에 성희롱/성차별 교육은 필수과정이 되었다. 사내 의무교육의 특성상 대충 학습하는 경향이 있음에도 이것도 2~3년 지속되니 이해도가 많이 높아졌다. 하지만 인종자별이나 이방인(이문화)을 이해하고 대하는 법은 스스로 공부한 적도 어딘가에서 제대로 교욱받은 적도 거의 없다.

유발하라리의 최근 저서인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 보면 이민에 관한 섹션이 있다. 이민이라는 이슈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런 시각을 조금 넓히면 인종차별이나 이방인에 대한 이슈도 어떻게 일상에서 대하고 풀어가야 할지 조금은 나아질 것 같다. 무슨 거창하게 글로벌 이슈를 얘기할 것도 없다. 국내에서도 수도권에서 지방도시나 시골마을에 이주하면 따뜻한 인심도 있지만 이방인으로서의 어려움도 적지않다. 수도권은 특성상 모두가 이방인이기에 따뜻한 마을인심은 적을수 있지만 동시에 이방인 이슈도 별로없다.

싫거나 좋거나 우리세대 보다 우리의 다음세대는 훨씬 더 우리보다 이방인의 삶을 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바로 우리 자신의 이슈이자 가족의 이슈인 것이다.

- 2019.0627 종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