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톨릭 2

[습작 단편] 프로이트의 그녀 1

존이 런던의 햄스테드로 옮긴 것은 막 30대에 들어선 시점이었다. 옥스퍼드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존은 석사를 마치고 박사학위로 종교역사학을 공부하려던 목표를 가지고 있었으나 우연한 기회에 가톨릭 기숙사의 관리자로 오게 되었다. 존은 독실한 가톨릭신자였다. 그리고 당시만 해도 가톨릭에서는 비판적 시간으로 보고 있던 성직자 자치단체인 오푸스데이의 차세대 리더그룹의 한 명이었다. 그는 영특하면서도 독실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오푸스데이의 차세대 리더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자면 그는 사제의 길을 걸어야 했으나 그 자신은 사제로서 리더가 되기보다는 논란의 이슈가 되는 오푸스데이 수도회의 정당성을 입증하고 싶어서 구약성경의 '토라'에 대한 연구에 집중하고 싶었다. 가톨릭이 경직된 것은 7세기 전후 토라의 해석에 ..

[습작 수필] 나의 영국 친구

[인물소개] 나의 영국친구(닐 픽커링)나는 비교적 소심하고 사교적이지 못해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맺은 인연이 그다지 넓지 않다. 그래도 몇 사람은 그 만남이 짧더라도 큰 느낌으로 다가오는 사람들이 있었고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기록으로 남기자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는 이제 70대 후반이다. 친구라고 하기에는 오히려 아버지 연배에 가깝다. 내가 그를 처음 만난 것은 딱 서른 살 가을이었다. 영국유학시절 머물던 가톨릭 성직자 자치단체의 하나인 오푸스데이에서 운영하던 기숙사에서였다. 네더홀하우스라고 부르는 남학생들만 입주가 가능한 기숙사였는데 학생들도 학부에서 박사과정까지 연배가 다양했고, 학생이 아니더라도 직업을 가진 독신의 오푸스데이 가톨릭교도들도 기숙사에서 같이 생활하는 곳이었다. 당시 그는 스페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