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올바름에 대하여'는 PC(Political Correctness)라는 캐나다, 영국, 미국의 진보와 보수 진영의 논객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한 책의 제목이다. 박근혜 정권을 지나고 문재인 정권이 중간쯤 지난시점에 나도 모르게 정치에 깊숙히 빠져들게 되었다. 그러면서 나의 생각을 몇가지 블로그 글로 정리하면서 지인들에게 몇번 공유했다. 나름대로는 논리와 스토리를 갖추고 정리했다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부정적인 반응이 적지 않았다. 부정적이란 의미는 내가 쓴 글의 내용보다는 나랑 비교적 오래 알았던 사람들의 반응이 너 정치할 생각이 있나는 거였다. 그 피드백의 뉘앙스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비교적 나와 오랜기간 알았고 내가 평소에 괜찮은 사람들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나와 다른 정치적 입장을 견지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몇몇은 나의 논점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었고, 몇몇은 직간접적으로 원색적인 공격도 느껴졌다. 어느순간 뭐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현실정치에는 별 관심이 없는 내가 너무 정치적인 이슈에 빠져들었고 하루중 많은 생각이 그쪽에 쏠리면서 편향된 관점이 생성되는 느낌을 가졌다. 친한 친구 몇몇이 조언을 해줬다. 정치적 관점을 조금 멀리하라고 한번 빠지면 내가 스스로 만든 틀의 노예가 되기 쉽다고...
그래도 쉽게 정치적 관점에서 빠져나오기 쉽지 않았다. 들어갔다 나오고가 반복이 되었다. 단톡방이나 블로그에 정치적 의견을 제시하고 싶은 생각이 불쑥불쑥 올라왔다. 그러다 접한 책의 제목이 '정치적 올바름에 대하여'였다. 솔직히 이 책을 ebook으로 구매하면서 두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첫번째는 진짜로 올바른 정치적 관점을 가지고 싶다였다. 두번째는 아마 지금 나의 관점이 맞을거라는 만역한 기대감과 자기 합리화를 하고 싶은 욕구였다.
얼마전 20대 대선이 끝났다. 개인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너무 많은 시간을 정치 이슈에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우리가 여기서 벗어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곧이어 벌어질 지방선거, 그리고 2년뒤의 국회의원 선거를 생각하면 현대사회에서 세속적인 삶을 살고 있는 우리는 정치를 하지 않더라도 정치적 판단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것 한번 개인적인 끝장을 보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대선 약 6개월전부터는 초반에 있었던 다소 편향적인 관점의 정칙적인 글을 쓰고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싶은 욕구가 줄어들었다. 조금은 객관적으로 정치현실을 바라볼 수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기회에 최소한 나만이라도 정치에 대해 정리하면서 기준점을 잡아가고 싶었다.
'정치적 올바름에 대하여'는 서구에서 최근에 일어나는 운동으로 정치적으로 어떤 방향이 올바르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정치적인 관점에서 차별/편견을 갖지 말자는 주장이다. 즉 내가 옳고 네가 틀리고 네가 옳고 내가 틀리다는 것이 아니라 차별/편견에 빠지지는 말자는 의미이다. 그리고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을 추구하거나 집착하는 것은 또 다른 갈등과 이슈를 불러 일으킬수 있음도 지적한다.
이번글의 시리즈를 쓸 생각을 하면서 어느정도는 공부를 해가면서 쓰기위해 두가지 책을 선정했다. 첫번째는 제목 그대로의 바로 그 책이고 두번째는 아주 오래전에 산 '성공한 사람들의 정치력 101'이라는 책이다. 두번째 책은 정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어떻게 현실적인 비즈니스 사회에서 정치를 잘 활용하고 이해해야 하는지 어떻게 보면 처세술에 가까운 책일수도 있지만 이미 15년전에 이책을 구매하고 잠시 읽었을때 제법 인사이트가 있다고 느낀 책이다. 두권의 책을 천천히 자세히 읽으면서 또 한편으로는 나의 머리속으로 정리되는 정치적 단상들도 같이 정리해볼 생각이다.
- 2022.3.12 종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