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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귀중품과 엘빈 토플러

종마(宗唛) 2024. 10. 23. 04:12

[귀중품과 앨빈토플러]

'금'으로 대변될 수 있는 귀중품 및 보석은 수천 년의 역사를 흘러오며 아직도 그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짧은 글이지만 이야기의 전개를 위해 귀중품을 금이라고 통칭하여 글을 풀어가겠다.

그러면 먼저 금은 왜 비싸고 가치 있게 여겨질까?
   첫 번째로 다른 물질들에 비해 보기에 좋아 보인다. 투박한 기타 광물들에 비해 빛깔이 멋있어서 그걸 장신구로 만들어 착용하거나 직물에 삽입 혹은 공예품이나 건축물에 바르거나 활용하면 좋아 보인다.
   두 번째는 희소성이 있다. 금이 다량으로 축적되어 있는 금광도 있겠지만 자연에서 얼마 없는 귀한 물질이다. 즉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
   세 번째 성분의 특성상 용도가 다양하다. 금은 먹을 수도 있고 각종 산업의 기초소재로도 활용도가 높으며 치아 등 의학용 재료로 인간의 몸에 부작용이 거의 없는 물질이다. 여러 가지가 더 있겠지만 그 가치가 충분히 있을만한 여러 가지 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 앞으로도 금이 가치가 있을까?
   세계경제가 불황기에 접어들어 주식으로 대변되는 금융시장이 위축되면 늘 금의 시세가 올랐다. 그리고 지금도 금값은 역사적으로 계속 신고가를 찍을 만큼 오르고 있다. IMF때 전 국민의 금 모으기 운동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뉴스거리였다. 희귀 금속으로 가치가 여전한 것은 사실이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앞으로의 금의 상대적 가치나 지위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 이유는 첫 번째, 장신구로써의 가치가 줄었다. 장신구라고 하면 본래 가지고 있는 외모에 추가하여 더 멋있고 아름답게 보이거나 부자나 높은 신분을 가진 것 저럼 보이게 하는 부가적 도구인데 요즘은 이런 것보다는 보디라인 그 자체, 피부 그리고 패션 센스 등이 훨씬 중요해졌고 물질 자체보다 디자인 등이 뛰어난 대체 장식물도 다양해졌다. 이런 경향은 당분간 계속될 듯싶다.
   두 번째, 산업사회에서는 건축물이나 공예품에 금을 안 쓰는 것은 아니지만 그 필요성이 훨씬 줄었다. 금의 양이 그렇게 많지도 않지만  기능성이 뛰어난 다양한 물질이나 재료가 개발되고 있고 물질보다는 순수예술품이나 디자인 및 설계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세 번째, 한때 금 취순이라하여 금이 들어간 술을 먹기도 하고 치아재료에도 많이 쓰였지만 지금은 금보다 더 좋은 먹거리, 그리고 의학용 재료도 기능적으로는 금에 버금가지만 가성비가 좋은 재료들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네 번째, 산업재료 측면에서도 금 외에 희토류 등 새로운 물질이 더 중요해지고 있으며 과학 기술로 신물질이 개발되고 있어 금 자체의 상대적 용도도 줄어들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런 모든 것은 물질이나 물건자체보다는 스스로 몸을 가꿀 줄 아는 능력, 디자인을 직접 하거나 좋은 디자인을 고를 줄 아는 능력, 새로운 도구나 재료를 개발할거나 활용할 수 있는 능력들이 훨씬 더 중요한 시대로 접어들었다. 금으로 멋있게 치장한 사람보다 운동하고 옷을 잘 입는 센스가 있는 사람이 더 매력적이고 자산도 있어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앨빈토플러가 '권력이동(power shift)'에서 말했던 지식인 그리고 기술의 중요성이 점점 본격화되고 있다. 정말 대단한 분석력과 조망력을 지녔던 학자였음이 그 책을 읽은 지 20년도 더 지난 지금에서야 실감 나고 있다.

- 2019.1123 종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