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마의 단상(stray thought)/종마의 단상

[단상] 나의 명상 입문기

종마(宗唛) 2024. 10. 23. 04:26

- 새로운 원점이다 -

나를 명상에 관심을 가지게 해 준 것은 내가 퇴사 전에 경력사원 동료로 발굴하고 채용까지 이르게 한 수의사 친구였다. 그 친구는 가끔씩 점심시간에 점심을 빨리 먹고 자리에서 무선이어폰을 귀에 꽂고 20~30분 정도 자리에서 낮잠을 청하곤 했다. 나는 그냥 음악을 들으면서 잔다고 생각했다. 둘이서 일을 하다 보니 자주 회의를 하고 그러다 보니 내가 스스로도 민망하게 토론 중에 흥분함을 자주 발견하게 되었다. 늘 나의 이런 성격을 알고 있었지만 잘 안 고쳐졌다.  그 친구에게는 가끔 내가 흥분하더라도 이해하라고 했다. 좀 예민한 편이라서 그런 거지 나쁜 의도는 없다고...

그러자 그 친구가 나에게 자기는 나보다 더 심했는데 몇 년 전 명상을 접하게 되면서 마음이 많이 안정화되었고 점심시간에도 사실 이어폰으로 명상어플을 틀고 반쯤 자는듯한 명상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소개받은 어플이 '마보(마음보기)'라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그냥 두세 달이 잊어버리고 지나갔다. 어느 날 구독하는 주말신문(중앙 SUNDAY)에서 명상을 특집으로 거의 4페이지를 할애한 것을 읽게 되었는데 그때 다시 '마보'라는 어플과 나에게 진짜로 명상에 관심을 가지도록 인도해 준 구글 엔지니어 채드멍탄이 쓴 책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를 접하게 되었다. 기존에 명상책을 한두 권 읽어보기는 했으나 이 책은 뭔가 달랐다. 그 스스로가 제대로 해본 느낌이 들었다. 명상을 신비로움으로 감싸는 내용이 없어서 좋았다.


책을 읽으면서 마보를 핸드폰에 설치하고 나도 명상을 해보면서 두세 달 정도 재미에 빠졌다. 의외로 간단했다. 호흡에 집중하고 이를 확장하고 늘리는 것이다. 그래서 그랬는지 자주 악몽에 시달리던 잠의 품질이 좋아졌고 하여간 작은 효과가 있었다. 그러다 갑자스럽게 퇴사를 하고 해외에 나오면서 자유시간이 많아졌다. 그래서 마음먹었다. 명상에 좀 더 집중하고 안정적이고 행복한 나의 내면을 구축하겠다고...

시간은 많은데 경제적 활동을 안 하니 답답했다. 몇 달 그러다 보니 무기력해졌다. 명상도 한두 달 하다가 그만두었다. 그래서 다시 책을 읽고 또 언젠가는 경제적 활동과도 연계될 내가 쓰려고 했던 분야의 책 쓰기에 집중하며 바쁘게 보내기 시작했다. 무언가를 하기 시작하니 좀 좋아졌다. 운동도 다시 규칙적으로 하기 시작하며 하루를 좀 더 충만하게 사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문득 내가 원하는 것은 또 이렇게 뭔가를 무의식적인 행동으로 꽉 채우며 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다. 다시 명상이 생각났다. 유튜브로 나를 명상으로 이끌어준 책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를 찾아봤다. 책의 저자인 채드멍탄이 거의 6년 전에 우리나라에 와서 '세바시'라는 프로그램에서 강의한 영상이 있었다. 그의 강의를 들으며 어떻게 하면 정신없게 바쁘게 살지도 않으면서 또 무기력증에 빠지지도 않으면서 하루를 충만하게 살 수 있을까를 잠시 생각해 봤다. 아래 링크가 그의 강의영상이다.


-2019.1217 종마 -

https://youtu.be/DSQCgjY8 PZ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