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자살, 사회적 자살]
구하라 씨가 자살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얼마 전에도 유사한 젊은 여자연예인의 자살도 있었고 내가 좋아했던 정치인의 자살도 있었다. 우리나라의 급속한 경제력 성장과 경쟁사회의 이면에는 OECD국가 중 자살률 1~2위를 십수 년간 차지하고 있는 등 다양한 어두운 면이 존재하고 있다. 그렇다고 부존자원도 없으며 복잡한 지정학적 위치에 처해있는 우리나라의 경제력 성장을 저하시키는 정책은 나는 반대한다. 그건 십수 년 뒤에 전 국민을 더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치열한 경쟁에 대해서는 '경쟁의 미학'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고 있으니 조만간 정리할 예정이다. 하지만 자살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갈 시점이 된듯하다.
본론으로 넘어와서 우리나라의 자살률 통계를 보면 2018년 기준으로 새로이 OECD에 진입한 리투아니아에 이어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수년간 1위었다. 그나마 다행? 인 것은 40대 이하의 젊은이들의 인구 10만 명당 자살숫자는 줄고 있고 안타깝게도 노인 자살은 늘어나고 있다. 이를 다시 보면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 중이니 노인들의 절대적 숫자는 일정 부분 늘고 있다고 봐야 하고 40대 이하 사망원인이 자살이 1위인 것은 무조건 높게 볼 것이 아니라 그 나이에는 질병이나 사고로 사망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라는 균형적 시각도 견지할 필요가 있다. 어쨌든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높은 문제가 있다.
그런데 최근에 자살에 중요한 변화의 요소가 있다. 자살이란 결국 물리적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상황이지만, '사회적 자살'이라는 새로운 현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자살이란 결국은 사회 혹은 나를 둘러싼 커뮤니티에서 굳이 자살을 하지 않다도 되는 사람까지 자살로 몰고 가는 현상으로 정의해 본다. 사회적 자살은 대부분 유명한 정치인, 연예인 등이 그 대상이 되지만 이들은 과거에도 매스컴의 대상이었지만 SNS, 디지털 해킹, 사진/영상 촬영 및 녹음의 간편화로 일반인에게 까지 그 여파가 미치는 상황이 되었다. 개인의 은밀한(불법이나 비윤리성 적은) 사생활을 촬영, 녹음 또는 뒷조사를 하거나 해킹을 하여 유포하면 유명인이 아닌 일반인이라도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상황에 노출될 수 있다. 그렇다고 SNS자체를 급격히 축소하거나 디지털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것은 충분히 긍정적인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히 유명인의 자살은 물론 개인의 사회적 자살 유발은 베르테르 현상과 같은 자살 동조현상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기에 뭔가 해결책이 필요해 보인다.
여기에 내 나름대로의 나는 물론 주변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해결책을 고민해 보고자 하였다.
1. 개인의 관점
- 본인의 사생활이 노출될 경우 그것이 진짜 내가 자살한 만큼 잘못된 행동이었는지 아니면 누구나 발생할 수 있었던 범위 내의 일이 단지 노출이라는 사회적 이슈로 증폭되었는지 판단이 필요하다. 특히 여성의 경우 남자친구와의 육체적 관계는 그냥 일상적으로 있을 수 있는 것이고 윤리적으로 부끄러운 일도 아니다. 심리적으로 그런 상황이 쉽다는 게 아니고 본인의 귀책사유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을 노출한 사람에 대한 윤리적 법적 처벌이나 비난이 필요할 뿐이다.
- SNS에서의 익명 혹은 실명이라도 거기에 심한 댓글이나 피드백은 비겁한 그들의 이슈이지 본인의 잘못이 아니다. 대중의 관심을 먹고사는 연예인이나 정치인들에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보지 않을 권리도 있다. 상식적인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실수 정도라면 본인이 자살할 필요도 없고 댓글은 일정기간 보지 않을 수도 있다.
2. 주변 지인의 관점
- 사실 무언가 노출이 될 때 전혀 모르는 대중보다는 가족, 친구 및 지인에게서의 피드백이나 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이 훨씬 강하다. 전혀 모르는 대중은 시간이 지나면 관심이 없어지거나 잊히지만 주변의 시선은 강도가 훨씬 높고 시간도 오래갈 수 있다. 이럴 때는 사실 주변사람들이 역할이 중요하다. 은밀한 노출과 강도 높은 비판은 오히려 가까웠던 사람과 관계가 틀어질 때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신사협정이라는 시각도 필요하다. 깊숙한 사실을 공유했을 때는 그만큼 그것의 비밀을 지킬만한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물론 불법의 경우는 다르다고 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 공공적으로 사회 공동체에 해가 될 수 있는 대상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일상적 사생활에 한정되는 부분임을 얘기하고 싶다. 나를 둘러싼 공동체는 이럴 때 감싸줄 수 있는 보호막이 되어 주기를 기대해 본다. 필요시 그런 역할을 적극적으로 제공할 것도 고려해야 한다.
3. 사회, 학교 교육의 이슈
- 이제 카카오톡 유튜브를 비롯한 SNS는 우리의 생활에 매우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이민, 다문화 및 인종차별 관련이슈도 마찬가지다. 더 이상 개인의 교양 이슈로만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을 넘어서고 있다. 우리 아이의 초중시절 우리나라 사회교과서를 보았고 잠시 같이 공부해 준 적이 있다. 그냥 이것 역시 그냥 지식차원의 학습에 불과해 보였다. 현재 우리 아이가 다니는 유럽의 고등학교도 비슷한 인종차별, 따돌림 등의 이슈를 학교에서 다루는데 하루는 아이와 인종차별에 관해서 얘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수업시간에 거의 1~2주일 동안 그 이슈하나 만 가지고 수업을 하고 한 달 정도 기간을 주고 다양한 자료조사를 통한 에세이도 제출해야 한다. 이제 우리도 자살, SNS의 사용문제에 대해서 학교 혹은 사회 교육에서 깊숙이 다룰 시점이 되었다. 학생들이 아니라 성인들도 재학습을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정말 얼토당토않은 댓글이나 비난을 보면 어이가 없다. 학교에서 단순암기식 지식교육도 여전히 필요하다고 생각되며 이는 개인에게 자가학습으로 비중을 더 돌려야 한다. 많은 대기업이 인성검사에서 이런 테스트를 도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오래 고민한 분야가 아니라 글을 전개하는데 한계를 느낀다. '사회적 자살'에 대하여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고 생각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 2019.11.24 종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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