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자를 위한 살아있는 경제이야기/경제학 원론편(맨큐의경제학)

[경제] 기본원리 8 - 한 나라의 생활수준은 그 나라의 생산능력에 달려있다.

종마(宗唛) 2024. 11. 14. 03:47

한국의 기적, 일본의 정체, 베네수엘라의 몰락: 생산능력이 결정하는 국가의 운명


1960년 한국의 1인당 GDP는 158달러였습니다. 당시 가나(179달러)보다도 낮은 수준이었죠. 그러나 2023년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 달러를 훌쩍 넘어섰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습니다. 같은 기간 가나의 1인당 GDP는 2,500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했을까요? 맨큐의 경제학 원리 중 8번째는 "한 나라의 생활수준은 그 나라의 생산능력에 달려있다"라고 설명합니다. 생산능력이 높은 나라는 더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고, 이는 곧 국민의 높은 생활수준으로 이어집니다.

생산능력이 생활수준을 결정하는 메커니즘

국가의 생산능력은 크게 네 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됩니다. 첫째, 노동생산성입니다. 노동자 1인당 얼마나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죠. 둘째, 자본축적입니다. 생산에 필요한 기계, 설비, 인프라의 양을 말합니다. 셋째, 기술수준입니다. 주어진 자원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지를 결정합니다. 넷째, 인적자본입니다. 교육과 훈련을 통해 축적된 지식과 기술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세 나라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의 기적: 생산능력 향상의 교과서

한국의 경제발전은 생산능력 향상의 교과서적 사례입니다. 1960년대 초 한국은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지만, 체계적인 전략으로 생산능력을 극적으로 향상시켰습니다.

첫째, 수출주도형 산업화 전략을 채택했습니다. 초기에는 섬유, 신발과 같은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철강, 조선, 전자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은 한국 기업들의 생산성 향상을 끊임없이 자극했습니다.

둘째, 교육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1960년 30%에 달하던 문맹률은 현재 사실상 0%가 되었고, 대학 진학률은 OECD 최고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질 높은 인적자본은 한국 경제의 핵심 경쟁력이 되었습니다.

셋째, 효율적인 자본 축적을 이뤄냈습니다. 수출을 통해 번 외화로 필요한 기계와 설비를 도입했고, 이를 통해 다시 생산성을 높이는 선순환을 만들어냈습니다.

일본의 정체: 생산성 향상의 한계

일본은 1990년대까지 '동아시아의 기적'을 이끌었지만, 이후 '잃어버린 30년'이라 불리는 장기 침체에 빠졌습니다. 생산능력 측면에서 몇 가지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생산성 향상의 정체입니다. 과거의 성공 모델에 안주하면서 디지털 전환에 뒤처졌고, 기업들의 혁신 동력이 약화되었습니다. 평생고용 제도는 안정성을 제공했지만,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저해했습니다.

인구구조의 악화도 심각합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이민 정책도 소극적이어서, 노동력 부족 문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몰락: 생산능력 파괴의 사례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나라입니다. 그러나 생산능력의 붕괴로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첫째, 석유에만 의존하는 경제구조입니다. 전체 수출의 95% 이상이 석유일 정도로 산업구조가 편중되어 있습니다. 제조업 기반은 약화되었고, 기술 혁신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둘째,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한 생산기반 붕괴입니다. 무분별한 기업 국유화는 경영 효율성을 크게 저하시켰고, 해외 투자자들은 베네수엘라를 기피하게 되었습니다. 기존 산업시설마저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생산능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했습니다.

그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GDP는 급감했으며, 기본적인 생필품조차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생산능력 향상을 위한 교훈

세 나라의 사례는 국가의 생산능력 향상을 위해 필요한 조건들을 잘 보여줍니다.

첫째, 생산능력 향상은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국의 사례처럼 기술혁신에 대한 투자, 교육·훈련 시스템의 개선, 효율적인 자원 배분이 꾸준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둘째, 올바른 제도와 정책이 중요합니다. 시장경제 질서를 확립하고, 정부가 적절한 역할을 수행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셋째, 미래 도전과제에 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이, 인구구조 변화나 기술혁신과 같은 새로운 도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생산능력이 정체될 수 있습니다.

결국 국가의 생활수준 향상은 생산능력 향상에 달려있습니다. 한 나라의 생산능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올바른 정책과 제도를 바탕으로 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더 높은 생활수준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생산능력 향상을 위한 새로운 도전과제들을 지혜롭게 해결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