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자를 위한 살아있는 경제이야기/경제학 원론편(맨큐의경제학)

[경제] 기본원리 7 - 정부가 시장 성과를 개선할 수 있다.

종마(宗唛) 2024. 11. 10. 05:20

1870년, 존 D. 록펠러가 설립한 스탠더드오일은 미국 석유 시장의 90%를 장악했습니다. 당시 미국의 산업화를 이끌었던 석유 산업에서, 한 기업의 이러한 독점적 지위는 시장을 왜곡하고 소비자 후생을 저해했죠. 이는 결국 1911년 미국 정부의 개입으로 이어졌고, 스탠더드오일은 34개의 독립된 회사로 분할되었습니다.

스탠더드오일의 사례는 '시장의 실패'를 교정하기 위한 정부 개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힙니다. 경제학자 맨큐는 그의 저서 '경제학 원리'에서 "경우에 따라 정부가 시장성과를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오늘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언제, 어떤 조건에서 정부의 시장 개입이 성공할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시장실패는 언제 발생하는가?

시장경제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몇 가지 상황에서는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첫째, 독점이나 불완전 경쟁 상황에서입니다. 한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면 가격을 인위적으로 올리고 생산량을 줄여 소비자 후생이 감소하게 됩니다.

둘째, 외부효과가 발생할 때입니다. 공장의 환경오염처럼 기업의 생산활동이 제3자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대표적이죠.

셋째, 정보의 비대칭이 존재할 때입니다. 금융상품이나 의약품처럼 판매자가 구매자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경우, 시장은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어렵습니다.

2. 스탠더드오일 사례로 보는 성공적 정부 개입


스탠더드오일의 성장 과정은 19세기 미국 자본주의의 축소판이었습니다. 록펠러는 철도회사와의 비밀 할인 계약, 경쟁사 인수, 약탈적 가격 정책 등을 통해 석유 산업을 장악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독점이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었다는 점입니다. 스탠더드오일은 경쟁사가 없는 지역에서 높은 가격을 책정했고, 잠재적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막았습니다.

이에 미국 정부는 1890년 셔먼 반독점법을 제정하고, 1911년 스탠더드오일을 분할했습니다. 이 결정은 세 가지 측면에서 성공적이었습니다:

1) 석유 시장에 경쟁이 도입되어 가격이 안정화되었습니다.
2) 분할된 기업들(현재의 ExxonMobil, Chevron 등) 간의 경쟁이 기술 혁신을 촉진했습니다.
3) 향후 독점 규제의 선례가 되어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에 기여했습니다.

3. 현대의 성공적인 정부 개입 사례

환경 규제는 정부 개입의 또 다른 성공 사례입니다. 1990년 미국의 청정대기법 개정안은 산성비의 주범인 이산화황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했는데, 이는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한 효율적인 규제의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정보공개 정책도 주목할 만합니다. 식품의 영양성분 표시 의무화, 금융상품의 위험고지 의무화 등은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는데 기여했습니다.

4. 정부 개입이 실패하는 경우

하지만 모든 정부 개입이 성공적인 것은 아닙니다. 과도한 규제는 오히려 시장을 왜곡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도한 진입 규제는 기존 사업자를 보호하는 진입장벽이 되어 혁신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정부 개입이 실패하는 주된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시장 상황에 대한 잘못된 판단
- 규제로 인한 부작용 예측 실패
- 이해관계자들의 로비에 의한 규제 포획
- 관료주의적 비효율성


5. 효과적인 정부 개입을 위한 제언

스탠더드오일 사례와 현대의 다양한 경험은 효과적인 정부 개입의 조건을 보여줍니다.

첫째, 시장실패의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지, 정부 개입이 필요한지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둘째, 개입의 비용과 편익을 철저히 분석해야 합니다. 규제로 인한 직접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파생될 수 있는 부작용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셋째, 시장 원리를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환경 규제에서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한 것처럼, 시장의 자율적 조정 기능을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개입해야 합니다.

정부의 시장 개입은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스탠더드오일 사례처럼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면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고 소비자 후생을 증진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개입은 시장을 왜곡하고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죠.

결국 중요한 것은 균형입니다. 정부는 시장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필요한 경우 과감히 개입할 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 합니다. 맨큐의 말처럼, 정부는 시장성과를 개선할 '수 있는' 것이지, 반드시 개선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