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식업 종사자가 아니다. 그러니 그 산업의 생태계를 잘 모른다. 그렇다고 미식가라서 음식을 잘 이해하는 것도 아니다. 음식에 관해서는 평범 이하의 보통사람이다. 하지만 그래서 대중적인 보통사람의 관점에서 볼 수 있다. 또 마케팅업무가 주 업무였기에 음식이 아닌 마케팅관점에서 볼 수 있다.
내가 머무는 스웨덴에서 현지 외국인들에게 물어봤다. 젓가락을 써봤냐고? 의외로 제대로 하거나 우리처럼 주식사 도구로 쓰지는 않지만 써봤거나 가끔씩 쓰는 사람은 상당히 많다. 70% 이상이 되는 느낌이다. 언제 써봤냐고 물어보면 탁 나오는 대답의 대부분은 초밥이다. 그리고 베트남 쌀국수, 일본라면 및 기타 중국 음식들을 언급한다. 한식을 먹어봤냐고 물어보면 생각보다 많지 많고 더 큰 이슈는 메뉴나 음식 카테고리명을 떠올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음식도 세계화하려면 뭔가 대표적인 음식 카테고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I like bulgogi best'도 있지만 뭔가 category meaning으로 만들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며칠을 머릿속에 굴리다 결정한 것은 비빔밥이다. 나에게 그런 생각을 하게 한 이유는...
1. 젓가락으로 비빈다(물론 숟가락으로도 비빈다)
- 최근 젓가락으로 비비는 사람이 국내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2. 메뉴가 다양하다(회비빔밥, 불고기 비빔밥, 전주비빔밥, 달걀간장기름비빔밥, 달래비빔밥, 콩나물비빔밥, 돌솥비빔밥, 나물비빔밥, 참치회비빔밥, 버섯비빔밥, 성게비빔밥, 멍게비빔밥, 양푼비빔밥, 굴비빔밥...
- 이것 외에도 많지만 다 기억이 안 난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메뉴도 가능하고, 어린아이용 메뉴도 가능하다. 메뉴 개발, 포장, 마케팅도 용이하다.
3. 영양분이 가득하다.
- 한 그릇에 적은 가격으로 영양이 균형 잡힌 음식을 먹을 수 있다.
4. 일본이나 중국이 아직 자기 내 것이라고 우기지 않는다.
5. 영어명도 만들기 쉽다.
6. 각종 음식행사 때 대회도 많이 한다.
7. 미국에서 비빔밥 푸드트럭으로 성공했다는 뉴스를 봤다.
... 이것 외에도 너무 많다.
물론 비비고가 일부 시도를 했었다. 비비고 강남점은 수익성이 안 나와서 폐장했다. 더 고민할 부분이 많을 것이다.
그동안 매년 해외에 나올 때마다 생각해 본 관련한 해외청년창업, 메뉴개발, 마케팅 아이디어가 더 있지만 글의 길이상 줄이겠다. 정부나 지자체 등 공기관은 영어명, 특허권 및 카테고리 정립 및 인프라구축에 선도를 섰으면 좋겠다. 이마저 일본이 먼저 뺐을까 봐 두렵다.
비빔밥의 세계화가 되는 그날까지 나는 최소한 개인차원의 민간전도사는 돼 보려고 한다.
- 2019.0622 종마 -
'종마의 단상(stray thought) > 종마의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상] 냄새에 대한 단상 (6) | 2024.10.21 |
---|---|
[단상] 하이브리드 전성 시대 (3) | 2024.10.21 |
[단상] 멘탈이 무너질 때 어떻게 해야할까? (3) | 2024.10.21 |
[단상] AI, 잉여인간, 기본소득 주저리주저리... (6) | 2024.10.17 |
[단상] 시작이 두려운 누군가에게 (0) | 2023.0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