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일본이 더 대단하지 않아요?

'아빠 그렇게 보면 일본이 더 대단하지 않아요?'

아버지는 역사학과를 나오셨고 역사 선생님으로 교편생활을 시작하셨다. 나도 청소년기 시절에 잠시 역사책에 빠졌었다. 우리 집 마루에는 책들이 꽂혀있었고 그러다 읽은 책 중 아직도 기억나는 책이 중국의 고대사를 기술한 십팔사략이었다. 고등학생인 나의 아이도 역사책을 읽는 것을 즐겨한다. 내가 봐도 많이 읽었다. 때로는 나하고 논쟁해도 밀리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한일분쟁을 지켜보며 나도 모르게 일본에 대한 원색적인 욕을 많이 했나 보다. 아이에게 균형적인 시각 형성에 방해를 주었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국가별 최근 50여 년의 GDP성장 동영상을 아이랑 같이보다 얘기가 시작되었다. '우리나라도 힘이 생겼어 정말 대단한 나라야 50년 만에 이렇게 성장하다니 최근 50년간 세계에서 가장 대단한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라고 얘기했다.

문득 아이가 그런다. '식민지 시절 우리한테 한 나쁜 짓을 제외하고, 그런 시각으로만 보면 일본이 더 대단하지 않아요?' 유럽 같은 지정학적 위치도 아니고 우리처럼 중국을 통한 타국이나 대륙과의 교류통로가 원활했던 것도 아닌데 지금까지도 세계 3위의 경제력을 가지고 있잖아요라고.

뭔가 더 얘기하려다 그만두었다.

- 2019.0904 종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