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마의 단상(stray thought)/습작단편

[습작 단편] 어느 한국인 소르본 졸업생

종마(宗唛) 2024. 10. 23. 04:21

기주가 오랜 기간 배를 타고 파리에 도착한 것은 겨우 그의 나이 21살 때였다. 그는 결혼을 하고 갓 태어난 딸이 있었다. 적지 않은 땅을 팔고 그 돈을 독립자금에 투척하고 독립운동을 하겠다고 임시정부에 발을 디딘 것은 기주의 나의 20살 때였다. 그는 제법 명석한 편이었고 어려서부터 집안에서 시킨 한학에 대한 공부도 깊은 편이었다. 그는 군인으로서는 어울리지 않았다. 임시정부에서 여러 가지 행정업무를 도왔다.

그러다 우연히 만난 척사와의 만남은 그에게 변화를 가져왔다. 그 후부터 기주는 군사훈련도 일부 받으며 본인도 언젠가는 독립투사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는 조직을 옮기지는 않고 임정에서 계속 근무하고 있었다. 하루는 그의 투쟁의지와 노력을 지켜보던 백범이 뭔가 그런 것은 그와는 맞지 않다는 생각을 그에게 전하고 백범이 오래전부터 구상하던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모두 다 독립투사로 싸우다 죽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행정능력도 갖추어야 하고 누구는 우리가 이렇게 다시는 다른 국가의 지배를 받지 않도록 선진문물을 배워서 나라를 위해 공헌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21살이 되던 해 그는 배를 타고 파리를 향했다. 고향에 두고 온 부인과 얼굴도 기억 못 할 어린 딸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련했지만 힘든 임정에서 해준 일부 자금지원을 생각하며 그는 정말 무언가를 배워 나라에 공헌하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졌다.

파리에서 기주를 맞아준 것은 젊은 20대 중국여성이었다.

- to be continu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