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은 책상에서 자료해석을 하다 잠이 들었던 것 같다. 꿈의 마지막 부분에 안나 프로이트가 나왔던 것은 단지 이틀 전 그녀와의 만남 때문이었을까? 존은 지난밤 토라(모세 5 경이 주축을 이루는 유대인의 율법서로 구약의 핵심내용)의 민수기(Book of numbers. 모세 5경의 4번째로 제목대로 유대인 인구조사에 관한 내용)의 후반부인 26~36장에 나와있는 인구조사와 영토분배에 관한 부분을 다시 살펴보고 있던 중이었다. 토라 전체가 그렇듯이 구전으로 내려온 것을 운문형태로 정리한 것이다 보니 항상 해석도 어렵고 후대 성경을 연구하는 학자나 율법을 해석하여 전달하는 랍비들도 각각 다른 시각을 가지기 일쑤였다. 그래서 대중들에게 이를 전달하거나 해설서를 기록할 때는 여러 학자들 간에 논쟁이 벌어지고는 하였다.
26장에는 인구조사 편이 있었는데 사실 유대인들이 순혈주의를 주장하고 유대인 이외의 민족과 결혼한 여성이나 남성들조차도 유대인으로 인정하지 않았기에 이집트 시절부터 공공연히 이민족과 결혼하여 유대인 그룹의 내부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을 인구조사에서 상당히 빠트렸고 그들에 대한 기록도 매우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성경 곳곳에는 당시 적지 않은 예지자들이나 기록을 전달하는 사람들이 이민족이나 혼혈자녀도 유대인에 포함시키는 것이 율법이라는 흔적이 남아있다. 단지 기록이 변형되어서 의미 자체가 이상하게 기록되기도 하고 일종의 첨부처럼 붙어있기도 하였다. 하지만 가톨릭의 포용주의와 원리주의 간에 오랜 기간 동안 반목을 거듭하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꿈속에서 존은 엑소더스 이전에 이집트에서 살고 있던 유대인 거주지의 유대인이었고 당시 이집트 여인과 서로 호감을 가지고 만나고 있었는데 그 여인의 얼굴이 안 나와 매우 비슷했다. 서로는 주변사람들의 눈을 피해서 만나고 있었는데 그녀의 이름은 히비스였고 나이 많은 지방귀족의 막내딸이었다. 그들은 그 귀족의 영지에서 농사일을 하고 있던 존이 우연한 기회에 귀족의 집을 방문했다가 하인과 대화하고 있던 존을 히비스가 보게 되면서 만남이 이루어졌다. 농사를 하고 남루한 옷을 입은 존이었지만 그 지적인 느낌과 영특한 말투는 감출 수가 없었다.
To be continued.
- 2019.1225 종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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