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이야기/보이는 스웨덴 보이지 않는 스웨덴

[스웨덴] 화장실 이야기 1 : 남/여 공동 화장실

종마(宗唛) 2021. 2. 27. 03:07

(스웨덴의 거리에서 볼수 있는 화장실 사진)

 

 

 

위의 사진의 유니섹스 문구 그리고 옆에있는 사진의 남녀가 같이있는 표시를 보듯이 스웨덴의 경우 공공장소 대부분의 화장실은 남녀 구분이 없는 경우가 많다. 백화점이나 쇼핑몰에가도 대부분 남녀공용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남자들의 소변기만 분리되어 있는 경우도 많지 않다. 아예 같은 라인에서 줄서서 교대로 기다린다. 남녀평등 문화가 자리잡은 북유럽의 특성을 보여준다.

 

처음에 스웨덴에 와서는 유니섹스라는 표시를 보고서도 그쪽 문으로 들어가야 할지 망설여졌다. 우리나라라면 실수라도 여성 화장실에 들어갔다가는 성희롱범으로 취급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큰 쇼핑몰이었는데도 별로 사람이 없어서 앞에서 기다리다 로컬 현지인 여성들이 들어오기에 물어봤다. 내가 이쪽 화장실로 들어가도 되는냐는 나의 질문에 당연하다고 하며 스웨덴은 이런 곳이 많다고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주었다. 그러면서 내가 먼저왔으니 먼저 들어가라고 하였다. 볼일을 보고 나오는데 기다리던 여성들이 순서대로 다음 들어가기를 그대로 기다리고 있었다. 

 

갑자기 20년전 대학원 시절 기업윤리 수업시간에 직장내 성차별(+성희롱)을 다룬 수업이 머릿속으로 떠올랐다. 수업시간의 첫 사례는 미국의 도요타 자동차 공장에서 일본인 간부에 의해 저질러진 히스패닉계 여성 성희롱 사건이었다. 사례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날 국가별로 돌아가면서 이런 사례들을 얘기하였는데 일본, 한국, 중국 등 아시아는 별차이 없이 유독 남성으로 부터의 여성에 대한 성희롱이나 성차별이 심했고, 선진국으로 알려진 서유럽이나 미국도 그런 사례가 제법 나왔다. 국가별로 돌아가면서 이런 문화에 대한 전반적 얘기도 나누었는데 스웨덴과 인접국인 핀란드에서 온 친구는 핀란드뿐만 아니라 북유럽의 국가들은 아예 사회적으로 성차별이나 성희롱 개념이 거의 없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혹시 그런 사건이 발생해도 남녀평등에 이슈가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이슈라고 이해하고 있었다. 다시한번 스웨덴과 우리나라의 차이를 실감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 2020.0522 종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