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50이 넘어서 이책을 제대로 다시 읽게되었다. 몇년전에 시도를 잠시 했으나 당시에는 집중력도 부족했고 생물학적 지식이 부족했던터라 내용도 다소 어려웠다. 굳이 독서노트를 쓰는 이유는 이 책을 읽고나서야 진짜 가족, 친구, 친척, 지인은 물론 왜 모르는 사람들이 이렇게 행동하고 나하고의 관계가 이렇게 설정되는지 어느정도 이해가 되었다. 더구나 특정 인종, 국가, 종교 및 문화에 종속적이 아닌 호모사피엔스라는 현생인류가 이렇게 행동하는 이유이기에 더 강력하게 내용이 다가 온다. 과장을 더해 이책을 이해하고 그 위에 인종, 문화, 종교와 그리고 상황의 특수성을 얹으면 거의 완벽에 가깝게 왜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하는지 이해가 된다.
이제 독서노트로 넘어가겠다. 읽으면서 또 읽고나서 점점 이해가 깊어지기에 지금의 독서노트는 향후 다소 업그레이드 되거나 추가 노트로 보완할 예정이다.
친구와 함께 13주에 걸쳐 13장을 주1회 1장씩 읽고나서 두시간씩 토론하면서 책을 진행하였다. 책을 읽으면서 과거에 읽었던 물리학 법칙, 반야심경, 기술의 법칙과 같은 책의 내용들이 머리속을 같이 맴돌았다.
이 책은 1976년도에 출판되었다. 약 45년전에 쓴 책이라고 보면 지금 읽어도 내용이 놀라울 따름이다. 현대판 고전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읽기 여의치 않으면 볼수 있는 제법 긴 블로그 노트들도 있고, 그 외에 더 많은 한국어나 영어버전의 유튜브도 있다(최재천 교수편을 추천한다). 하지만 그런 컨텐츠에서 부족하다고 느낀 부분을 노트로 남기고 싶어 정리한다. 반드시 죽기전에 아니 아직 사람들을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기전에 읽기를 권장한다.
생물학적 기초 지식이 좀더 있었으면 이해가 훨씬 쉬웠을 것 같다.
나의 잘못된 생물학 지식은 너그러이 양해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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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5장)
책의 시작은 약 30억년 전 처음 유기물이 탄생하는 시점부터 시작한다. 그러면 책과는 별도로 그 이전도 약간 언급해야 할것 같다. 현대물리학은 아이러니하게도 반야심경의 '색즉시공 공즉시색'과 유사해져가고 있다. 즉 빅뱅은 있다고도 할 수 있고 없다고도 할 수 있다. 우주는 시작과 끝이 있다고도 할 수 있고 없다고도 없다고도 할 수 있다. 우주가 생성되고 만들어지는 힘의 원천이라고 하는 에너지도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그냥 그렇다는 얘기다.
어쨌든 약 138억년 전 빅뱅 후 팽창하던 에너지가 우연히 일정 시공간에서 속도가 달라지고 온도가 식으면서 밀도가 달라지며 입자라는 것이 생겼고, 그 입자들이 충돌의 과정을 거치며 커지기도 하고 부서지기도 하면서 그 가운데 태양과 지구 등이 탄생했다. 태양계의 여러행성중 우연하게(운이좋게) '골디락스 존'에 위치한 지구에서 현재 우리와 같은 생물학적 개체가 탄생할 수 있는 여러 화학적 조건이 형성되었다. 약 45억년 전의 지구탄생 후 15억년이 지난 어느날 우연한 기회로 탄소와 결합된 유기물이 만들어지고 이 유기물이 또 우연한 기회로 분자구조를 갖추게 된다.
어느날 분자 중의 하나가 스스로 존재의 안정성(장수, 다산성, 복제의 정확도)을 유지하기 위한 과정에 우연히 자기복제를 시작한다. 존재의 안정성은 복제로 인한 다수를 만드는 방식과 단 하나라도 영속성을 유지하는 방식이 있다. 생물학적 존재로 생존이 불안정했던 이 분자는 복제를 통해 영속성을 가지는 안정화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자기복제를 하며 영속성을 추구하는 과정과 이 과정에 일어나는 변화가, 즉 진화이다. 우리가 DNA라고 부르는 유전자는 분자구조 이다. 동물이던 식물이던 인간을 동물과 별도로 보던 모든 개체, 종은 사라지기도 하고 사라질 수도 있으나 유일하게 DNA(유전자)만이 번식(유성생식, 무성생식)이라는 자기복제라는 형태를 통해 존재를 유지하는 불멸성 혹은 영속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원래 책의 제목을 불멸의 유전자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현대 문명사회인 인간이란 종의 관점에서 보면 그런 불멸을 위한 유전자의 행동은 이기적으로 보일수 있다. 그 제목때문에 저자는 무수한 비판을 받고 책을 읽었거나 혹은 읽지도 않은 사람들에게 선입견을 제공했다.
논외로 '기술의충격'이라는 책에서는 테크늄이라고 정의한 기술이 유전와 비슷하게ㅈ스스로 생존 및 진화하는 특징을 소개하고 있다. 심지어 생명체의 분류인 계문강목과속의 시작인 계는 6계인데 여기에 하나 더해 기술을 제7계로 분류하고 있다. 그런면에서 기술에 기반한 인공지능이 충분히 지구는 물론 우주의 지배자가 될수도 있다. 즉 기술이라는 유전자가 인류라는 도구를 사용한 것이다. 다시 책으로 돌아가겠다.
분자구조의 유전자는 불멸성(생존, 즉 자기복제와 영속성)을 위해서 세포(인간을 보면 세포는 46개의 염색체로 구성되고 각 염색체 안에는 DNA 라고 하는 유전자가 들어있다)라는 개체를 만들고 그 개체중에 다세포 생물(생물에는 아메바, 박테리아 등과 같은 단세포 생물도 있다)은 자연환경에서 생존에 필요한 반응속도가 달라 생존에 유리한 반응속도를 위해 뇌(일종의 컴퓨터 프로그램과 같은)와 근육과 같은 체세포(체세포 분열)를 만들었고 자연환경에서 유전자가 생존과 번영을 위해 다른 유전자와 결합하여 번영하기 위해 생식세포(감수분열)를 만들게 되었다. 인간과 같은 많은 동물들이 유성생식을 통한 개체번식을 하며 유전자의 불멸성을 이어주고 있다. 그래서 책에서는 생물 중 동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으며 그런 유전자가 들어있는 개개의 동물, 즉 개체를 유전자가 살기위한 생존기계라고 부른다
질문: 유전자 중심 vs 개체(개인) 중심 vs 종(집단) 중심 중 무엇이 현실을 설명해줄까? 인간이나 동물의 행동이 유전자를 살리기 위한 행동인가? 개체(개인) 혹은 집단(종)을 유지하기 위한 행동인가?
키워드: 분자구조, 세포, 생존기계, ESS(Evolutionarily Stable Strategy,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
(6장~10장)
6~10장은 인간이나 인간사회를 설명하지는 않는다. 비유적으로 아주 소수 등장하나 대부분 생물학자로서 인간을 제외한 동물의 연구를 사례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나도 때로는 같이 읽는 친구도 자꾸 이를 인간사회에 적용하려는 감정적 오류를 범한다. 인간의 문명사회에 적용되는 것은 11장 meme 이후 부터이다. 제발 10장 이전을 읽으면서 문명인간사회의 특징을 접목해서 맞다 틀리다를 판단하지 말기를 기대한다.
책을 두세번 반복해서 읽기도 하고 동시에 나는 한글본을 같이 읽는 친구는 영어본을 읽으면서 복기해도 명확히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종종 있었다. 때로는 특정부분은 그냥 도킨스의 주장을 받아들이고 넘어가야만 했다. 한참 진도가 나간 후 다시 복기해야만 이해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나의글을 읽는 사람들을 위해서 아래와 같은 인위적 구분을 만들었다.
A.생물학적 본능(gene, 이기적 유전자, 자연선택설, 유전자+개체 중심론) ->
B.문명사회의 본능(meme, 이기적인 동시에 이타적인 개체 혹은 종이라는 집단, 개체+종 중심론)
어쨌든 문명사회는 생물학적 본능에 기반한 유전자와 개체위에 설립되었다. 그래서 아무리 문명사회가 진화해도 이기적유전자나 개체 혹은 집단은 그안에 영원히 존재할 것이고 우리는 이를 인정해야만 한다. 아무리 이타적인 그 누구도 생물학적 본능이 강하게 작용하는 순간이 오면 불멸의 이기적 유전자 처럼 행동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유전자는 특별히 목적을 가진 이기주의는 아니다라고 얘기한다. 이를 인간이 아닌 동물로 특히 원시 동물로 보면 그냥 생존과 번영을 위한 자연선택의 과정일 뿐이다.
이 책이 주는 장점은 이기주의 이타주의를 맹목적으로 옳다 그르다가 아닌 과학적으로 객관화해서 바라보게 했다고 하는 측면이다. 이기주의는 인간이 만든 문명적 개념이다. 이를 생물학적 개념으로 이해하면 그냥 자연선택일 뿐이다. 그런면에서 자연선택과 집단선택을 분리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인간이라는 집단선택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유전자나 개인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행동은 이기주의처럼 보인다. 그리고 유전자의 이기주의는 ESS라고하는 진화전략에 따라 다시 이타주의로 보정된다. 하지만 자연속 동물세계에서 보이는 이타주의의 근간은 어떤 유전자가 본인의 생존과 번영가능을 위한 이기적인 자연선택이 ESS라는 진화전략상에 나타나는 이타주의로 나타나고 주로 호혜적 이타주의라고 설명되어지고 상당히 공감된다.
6~10장에서는 동물세계에서의 ESS(책을 읽지 않을 사람은 검색해서 이 개념이라도 이해하기를 추천한다. 이책에서 단 하나의 키워드를 뽑으라면 이 단어다.)와 부모자식과 혈연관계에서의 이기적 이타적 행동을 근연도(level of relatedness, 즉 유전적 연결성), 그리고 암수관계와 집단에서의 호혜적 이타주의를 차례로 설명해준다. 평상시 맹목적으로 가졌던 관계에 대한 생각을 좀더 자연과학적 시각으로 바라보게 해준다.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책에는 생물학자인 도킨스가 다른 생물학자의 연구와 사례를 많이 활용하여 설명하는데 특히 개미와 벌집단의 사회성연구는 놀라울 따름이다. 특이 하게도 사회성 곤충인 개미사회에 인간과 비슷한 노예제도가 있다고 하니 말이다. 왜 생물학자는 그 정도까지 깊게 개미를 연구했을지 나같은 일반인이 보기에는 의아스러울 정도로 깊은 연구이다.
(11장~13장)
meme은 '기술의 법칙(what technology wants)라는 책에 나오는 테크늄(technym)과 매우 유사하다. 결국 자기복제와 자기구조화 능력을 가진 살아있는 생명체 같다.
도킨스는 신과 종교도 meme하나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일어나는 상당한 비판을 감수했다. 그런면에서는 나는 도킨스보다 훨 겁쟁이거나 비겁한 편이다. 나는 훨씬 젊은 20대 초반부터 신이나 종교는 도킨스와 유사하게 인간의 산물이라고 생각했다. 차라리 신적인 창조주나 절대적인게 있다면 에너지나 물리학같은 법칙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굳이 종교나 신에 대한 믿음이 강한 사람들하고 대화시 분쟁이 귀찮아서 그런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지 않았다.
도킨스는 meme을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든 산물이라고 보지않는다. 그자체가 유전자 처럼 생명력을 가졌다고 보고있다. 즉 지옥라는 개념은 머리좋은 성직자가 신도들을 움직이기 위해 만든 개념이라기 보다는 meme이라는 문명유전자가 생존발전 과정에서 진화한 개념이라는 것이다.
12장(별도 분리 독서노트 참조)은 개인적으로는 가장 전율이 흐르게 하는 챕터였으며, 내가 과거 컨설턴트 시절, 프로젝트에서 클라이언트에게 경쟁전략을 제시하기 위해 게임이론에 관련된 책을 두권이나 읽었음에도 무슨 잡서를 읽었나 하는 생각이 들만큼 리처드 도킨스의 진화론과 결합한 게임이론의 설명은 탁월하다. 그리고 우리가 현실에서 가장 응용가늠성이 높은 지식이 담겨 있는 챕터이다.
13장. 이부분은 도킨스가 극찬하는 본인의 책 '확장된 표현형'을 나중에 읽어볼 예정이다. 당분간은 이런책을 읽지 않을 듯 싶다. 머리가 꽉차 버렸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현대물리학은 불교의 반야심경에 나오는 '색즉시공 공즉시색' 과 개념이 유사해져가고 양자역학은 베다나 불교에서 공유되는 '범아일여' 라는 개념과 비슷해 보이니 정의나 용어만 다르지 신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오랜기간 무신론자로 살아온 나는 불가지론에 더 가까와지며 오히려 불교에 빠져볼까 하는 생각을 요즘 가지고 있다.
- 2020.1115 종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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