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어찌 살다보니 결혼 후 수지와 분당에서 거주한 기간이 서울에서 거주한 기간보다 늘어나고 있다. 15년 전 처음 수지에 살면서 애용하게된 지역의 콜택시(중앙콜택시)가 있다. 한 번 사용후 그들의 관리 시스템과 기사님들의 서비스 마인드가 남달라 집과 서울을 오가게 되면 거의 100% 중앙콜택시를 타게 된다. 서설이 길었는데 아래는 기사님과의 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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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요즘 불경기라 힘드시죠.
기사: 한 2년전에 중앙콜택시에 합류했는데 만족합니다.
나: 중앙콜택시가 더 수입이 괜찮은가 봅니다.
기사: 사실 수입은 비슷하거나 어떻게 보면 조금 모자른 것 같아요. 그런데 스트레스가 거의 없습니다.
나: 왜 그런가요?
기사:
손님들이 달라요. 사실 서울에서 영업할 때는 스트레스가 많았습니다. 전에 서울 CC동(서울에서는 비교적 소득수준이 낮은 곳으로 알려진 곳)갔는데 젊은 사람이 술에 많이 취했는데 도착 후 택시비가 많이 나왔다고 시비를 거의 30분 이상 걸더니 결국 택시비 다 안주고 들어가 버렸습니다. 정말 화가 머리 끝까지 솟구쳤지만 경찰을 불러 시비를 따지기에는 황금시간대라 그냥 영업하는게 낫습니다. 어떤 손님은 토하고 그냥 가버립니다. 그러면 세차장 혹은 편의점에서 생수사서 청소하고 영업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손실도 크고 스트레스도 많습니다.
BB구의 부자동네 아파트에 갔는데 근거리라서 불과 몇 천원이었는데 손님이 택시비가 없다고 집에서 가져다 준다고 하고 들어가서 결국 안나왔습니다. BB구 사람들 부자라서 그런지 안하 무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콜택시 부르고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이미 도착했는데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부자라고 별로 나은게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분당쪽에 온지 2년되었는데 사람들 괜찮은 것 같아요. 콜택시 부르고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거의 없고 취소하게되면 대부분 미리 연락해 줍니다. 전에 어떤 손님은 차에 토했는데 미안하다고 2만원 주시더라구요. 편의점가서 생수사고 청소하는라 영업손해가 있었지만 기분도 괜찮았고 그 이후에 콜이 잘 들어와서 그날 수입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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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케팅이 주 분야라 업무적으로 지역별로 세그멘테이션을 하고 여러 분석을 해본다. 최근에는 주택가격 급등으로 판단이 달라질 수 있지만 오랜기간 수지분당은 대표적인 중산층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마케팅에서는 분류된다. 참 이상하게도 부촌, 빈촌보다 경제적 중산층이 많이 산다고 알려진 곳들이 소비자 윤리나 신뢰도가 높은 곳으로 계속 분석 결과가 나온다.
혹시라도 지역색을 나타내고자 하는 것은 아니니 오해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 2018년 어느날 종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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