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겨울로 접어들던 어느날 고등학교 1학년 이던 아이를 학원에 데려다주며 나눈 대화이다.
기말고사 준비가 시작되니 학원에서 주말에도 아이를 불러낸다. 오늘(일요일) 오전에 아침식사 후 아이를 학원에 데려다 주는데 남자아이인데도 준비하는데 한참 걸린다. 나는 아침에 출근준비를 일어나서 나갈때까지 씻 는것에서 옷입는 것 까지 길어도 20분을 넘기지 않는데 아이는 나보다 한참 더 걸린다. 그동안 가끔 아이가 준비시간으로 늦는 경우가 있어 닥달하기도 하고 남자아이가 그리고 학생이 왜 그리 치장에 시간을 보내냐고 가끔 잔소리도 하곤했다.
차안에 들어가서 나의 스마트폰을 달라는 아이에게 먼저 질문을 하나 던졌다. 사람을 볼때 옷입는 모양 등 겉모습인 외모가 중요하니 아니면 내부의 마음이나 인격이 더 중요하니? 라고...
짧은시간 생각하고 나온 아이의 답은 간단했다. 내면도 중요하고 외모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의 속을 아는데는 최소한 몇 번을 만나거나 오랜 기간을 같이 지내봐야 알 수 있기에 일단은 즉시 판단할 수 있는 외모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물론 여기서 외모는 꽃미남 꽃미녀를 말하는 것을 아니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자기는 머리스타일이나 옷 잘입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대답했다.
갑자기 공부안한다고 잔소리했던 걱정이 조금 사라졌다. 아마 아이가 사람은 겉모습보다는 내면이 중요하다. 그래서 내면보다 외모를 치장하는 사람은 내면을 가꾸는 사람보다 별로다 이런 뻔한 답을 했으면 오히려 실망스러웠을 것 같다. 지금 공부는 안해도 세상을 살아갈만한 기본적 판단력은 있어 보였다. 역시 나는 자기자식을 과대평가하는 팔불출인가 보다.
- 종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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