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마의 단상(stray thought)/종마의 단상

[단상]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2018.1103)

종마(宗唛) 2021. 4. 28. 16:06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이 문구를 보았을 때 어떤 느낌이 드는가? 해탈의 경지에 든 성철스님이 하신 말씀이니 큰 의미가 있다고 느끼는가? 솔직히 그런것 같기도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다. 나에게는 너무 담론적인 표현이다. 그런데 성철스님은 이 말씀을 두번 하셨다고 한다. 처음에 그러셨다가 몇년 뒤에는 '산은 산이 아니요. 물은 물이 아니다'라고 하셨다가 득도의 경지에 이르렀을때 다시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고 하셨다고 한다. 이렇게 말씀을 바꾸셨다고 하니 느낌이 달랐다.

유발하라리는 그의 책 표지에 'everything changes'라고 표현했다. 이 또한 담론이다. 신을 부정하는 표현으로 보여진다. 특히 철학자나 역사학자들의 담론은 허무하게 느껴진다. 오래된 고서나 경전에 나오는 담론들은 그런 허무한 느낌을 지울수 없다. 매일매일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너무 원론적인 말이다. 하지만 그의 최근책은 그가 동성애자인 것을 포함해서 개인적 삶에 대해서 제법 언급한다. 그것을 읽고나니 위의 그의 표현이 주는 느낌은 달랐다.

그러한데 우리가 글이나 말로만 만나는 사람들은 이미 오래전의 역사속 사람이거나 우리가 평상시 보기 어려운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오래된 혹은 깊숙한 통찰과 지혜니 그들의 글을 읽고 말을 듣는다. 그러면 우리주변의 일상에서 뛰어나지만 본인이 비교적 잘아는 그리고 그의 장단점을 어느정도 아는 누군가가 유사한 담론 수준의 글이나 말을쓰면 신경쓰고 보겠는가? 혹은 그냥 나하고 비슷한 수준인데, 그냥 자신의 앞가림이나 잘하지라고 생각 하겠는가? 

 

담론은 그에 대한 실체가 필요하고, 일상의 그저 그런것 같음은 담론으로 바라볼때가 필요하다.

아래는 친구의 후배가 일본 노마 도장에 검도 연수를 가있는데 거기의 검도 스승이 하신 말씀이라고 한다. 역시 그냥 들으면 의미없는 담론이 될수 있는 말인데 상황과 누가 한 말인가를 알고나니 의미도 되새겨지고 마음에 와닿는다. 가장 날카로운 검을 다루는 고수가 했다고 하니 느낌이 다르다. 같은 표현을 역사학자나 철학자가 한 말이면 그냥 허무하고 의미 없었을것 같다.

難しい事を簡単に、
簡単な事を楽しく、
楽しい事を深く。

어려운걸 간단히,
간단한걸 즐겁게,
즐거운걸 깊게..

- 2018.1103 종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