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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스웨덴은 친일국가 일까?

종마(宗唛) 2021. 4. 24. 21:39

스톨홀름에 여행오면 꼭 들려야 하는 장소로 대형 시립도서관이 있다. 2019년 초에 도착하고 처음 갔을때는 한국 서적 코너가 분명히 있었던 기억이 있는데, 2019년 10월경 선배 가족이 방문하여 모시고 갔었는데 일본어와 중국어 서적 코너는 그대로 있는데 한국어 서적 코너만 없어졌다. 그때가 일본으로 부터 촉발된 한일간 경제전쟁이 한창이었고, 초기에 와서 스웨덴은 친일국가가 아닐까 라는 오해도 있던 시점이었기에 뭔가 일본문화원에서 로비를 하여 없애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혹시라도 스톡홀름 시립도서관에 나쁜 감정이 갖지 마시길 바란다. 상당히 가볼만한 곳이고 시민들에게 소중한 공간이다.

스톡홀름 시립도서관.jongma


필자가 한국에서 가져온 책들이 여러권 있었고 처음에 보았던 한국서적들이 오래된 서적들이 많았기에 박물관 담당자를 만나서 일단 한국책이 있었던 것 같은데 어디로 갔냐고 문의했더니 도서관 내부 결정으로 별도로 있는 국제관쪽으로 옯겼다고 했다. 알기론 그쪽은 일반인들이나 여행객들이 많이 가는 장소는 아니다. 한국에 대한 일반인에 대한 노출도는 그나마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왜 그러냐고 물어봤고 내가 최근에 가져온 한국 책이 많으니 기부하겠다고 했다. 박물관 담당자는 그냥 내부의 의사결정이고 이유는 말해줄 수 없고, 지금은 복원할 수 없다는 답만 되돌려 주었다.

1년정도 지난 후 현지에서 오래 거주한 교민으로 부터 스웨덴에도 곧 한국문화원이 생긴다고 들었다. 가지고 있는 책을 일부 주면 자기가 보관하다가 문화원에 기증한다고 하여 우선 그렇게 하기로 했다. 한국문화원이 생기면 좀더 효과적으로 이런 이슈에 대응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스웨덴 거주 3년차로서 위 질문에 대해서 여러방면으로 나름 조사와 현지인들과의 반응을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반한이라는 느낌의 친일국가*는 아니다라는게 나의 잠정적 결론이다. 처음에 와서 그런 오해가 생겼던 이유는 제일먼저 온통 보이는 아시안 식당이 Sushi라는 간판이나 메뉴를 크게 내걸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웨덴의 거리를 걷다보면 아이러니 하게도 가장많이 보이는 식당메뉴나 식당명이 Sushi이다. 심지어 중국계 식당이나 아시안계 퓨전식당은 전부 스시라는 간판이나 메뉴를 크게 내걸고 있다. 동시에, 현지 한국식당에서 오래산 교민들에게 물어보면 스웨덴 사람들의 아시아에 대한 키워드는 스시, 닌자 그리고 사무라이라고 들어서 그런 오해를 한 것 같다. 그리고 초기에 스웨덴에 오래 거주한 어떤 한국인이 유투브에 스웨덴이 반한에 가까운 친일국가이다라는 느낌의 컨텐츠를 보아서 그런 오해도 살짝 있었다.

*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친일이라고 하면 반한과 거의 같은 표현이다. 그리고 식민지 시절을 옹호한다는 의미 이기도 하다. 유럽에서 말하는 친일이란 그냥 익숙하거나 friendly하다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한다. 유럽에 와서 얼핏 드는 한중일의 이미지는 일본은 친근하고 아시아의 선진국, 한국은 여전히 남북분단과 한국전쟁 정도의 기억, 중국은 다소 무뢰하고 맘대로 행동한다는 느낌이 있다. 물론 한국도 유럽시장을 지배하는 전자제품 등과 K-Culture로 인해 많이 변하고 있으며, 중국이나 일본의 이미지도 계속 변하고 있기에 한 시점의 느낌을 단정적으로 정답인 것 처럼 말할 수 없다.

스웨덴의 Sushi 간판들.jongma


그 이후 현지 스웨덴*인에게 가끔씩 물어보고 검색을 많이 해봐도 수교 150주년에 대한 간략한 언론기사, 특히 아직 입헌군주제 국가로서의 교류 정도는 보이는데 그렇게 특별히 친일국가로 보이는 경향을 많이 발견할 수는 없었다. 그냥 20세기 일본이 흥했을때 스시, 닌자, 사무리아이 등이 여기도 넓게 퍼졌을 뿐이고, 19세기 이후 오래된 교류로 인해 아시아하면 일본에 대한 인식이 많아서 이지 않을까 한다. 하긴 여기서 우연히 낯선 현지 스웨덴 사람들과 얘기하면 일본사람으로 오해하거나 일본인이냐고 묻는 경우가 많기는 하다.

*스웨덴은 중립국가이다. 또 한국전쟁시 병원선을 보내준 고마운 나라이기도 하다. 그리고 평화를 지향하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럼에도 18세기~19세기에는 강력한 북유럽 국가로서 현재 핀란드나 노르웨이의 영토의 상당부분을 지배하고 있던적이 있어서 여전히 이들 국가간에는 보이지않는 감정이 살짝 보일때가 있다. 하지만 이제는 Nordic이라는 개념으로 공동체로 교류한지 오래되었고, 이제는 그런 얘기들을 일상적 농담으로 할 만큼 관계도 개선되었고 순화되었다. 그럼에도 핀란드는 여전히 반감이 상대적으로는 조금 있어보이고, 나이든 스웨덴 사람들이 보는 핀란드는 살짝 아래로 보는 느낌도 있다.


이왕 유럽에서의 일본 이야기가 나왔으니 얘기를 더 해보면, 유럽의 여행을 다녀보면 곳곳에 녹아있는 일본 문화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미술분야에서도 그런 것을 많이 느꼈는데 오스트리아 여행시 클림트의 그림에서 나타난, 그리고 표현주의파들에서 엿보이는 강한 일본풍의 그림들, 그리고 전시회에 가서 유럽화가들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20세기초에 일본과 교류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유럽에서 150년 일본이 쌓은 아성을 우리나라가 비슷한 수준의 문화적 컨텐츠로 자리잡기에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패션회사 근무시절(2009년경이었는데 당시 한일관계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나 보다)에 마크제이콥스의 다큐를 본적이 있는데 일본풍의 색채들과 물방울 무늬 디자인 제품들을 마크제이콥스가 일본 예술인과 교류하며 모티브를 받아서 유행시켰다는 내용을 보았는데, 20세기초 유럽의 그림에서 이미 그런 일본풍의 디자인을 발견할 수 있다.

비엔나의 한 미술관의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jongma


이제라도 스웨덴에 한국문화원 설립이 추진되고 있고, 한국 음식들도 현지에서 인기가 늘고 있으니 반가울 따름이다. 그래도 좀더 전략적인 문화마케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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