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많은 곳을 살아보지는 않았지만, 내가 다녀보거나 몇주 이상 거주한 나라 중에서는 우리나라가 제일 안전하게 느껴진다. 모국이라 익숙한 점도 있게지만 그런 점을 감안해도 상당히 안전하다. 이렇게된 배경으로는 범죄와의 전쟁을 통해 비교적 조직범죄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과 좁은 국토에서 밤새도록 영업을 하는 곳이 많아서 밤에도 환하다는 점, 그리고 거의 모든 곳에 설치되어 있는 CCTV가 그 이유이지 않을까 한다. 물론 소득과 교육수준이 올라가면서 우리 국민들의 사회적 신뢰도도 최근 20~30년간 급상한 것이 느껴진다.
스웨덴도 상당히 안전한 국가이다. 스톡홀름 시내에서 중심거리들은 밤 10시 넘어 다녀도 크게 위협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래도 밤 11시가 넘어가면 거의 거리에 불빛이 꺼진다. 그러면 시내 한가운데라도 어둡고 위험하게 느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CCTV는 주로 관공서나 상업용 건물정도만 설치된 정도라서 일반적인 길거리에서는 범죄가 벌어져도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한 두번 총소리도 들었다. 처음에는 총기소지가 금지된 나라인데 그냥 폭죽 소리인가 했다. 나중에 SNS를 보고 그게 총격사고라고 알게되었다. 한 번은 우버를 탔는데 기사가 스톡홀름만 해도 한달에 평균 3번정도 총격사고가 발생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미국처럼 일반 개인을 대상으로 그런 사고가 벌어지는 경우는 거의없고 대부분 마피아(범죄조직)간의 사고가 많다.
2019년 스웨덴에서는 257번의 폭발사건과 300건 이상의 총격사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스웨덴 정부는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경찰관계자는 2010년의 유엔난민협약(UN Refugee Convention) 가입 후 2015년 부터 본격적으로 이민자*에 문호를 활짝 연후 주로 중동, 북아프리카 그리고 발칸 반도쪽의 마피아 조직들이 유입되면서 범죄사고가 많이 늘었다고 한다.
* 스웨덴은 이민에 관해 보통 유입이 많거나 유출 한 쪽이 많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역사적으로 유입과 유출이 모두 많았던 흥미로운 국가이다. 이민과 관련한 내용은 따로 다룰 예정이다.
이민자에 관해서는 스웨덴에서도 의견이 나뉘고 있다. 좌파 발언자(원문. left-wing observers)들은 중동이나 북아프리카로 부터의 이민자 유입을 환영하고 있다. 반면 법이나 사회질서를 중요시 하는 그룹은 2015년 부터의 이민자 수용 활성화가 40개가 넘는 폭력조직이 뿌리를 내리게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출처.데일리메일)
이민자 이슈는 좀더복잡한 문제이고 잘못하면 인종 차별 이슈로 번질수 있으니 여기서는 자세히 다루지는 않겠다. 다만 스웨데도 일부 백인층들은 이민자들을 좋사하지 않는 편이다. 또 먼저 이주해온 이주민들이 오히려 신규 이주민에게 상대적으로 더 빡빡하게 대하는 현상도 존재한다.
스웨덴은 원래 마피아 같은 조직범죄 하고는 무관한 나라였다고 한다. 하지만, 심지어 2020년 8월에는 예테보리에서 활동하는 스웨덴의 가장 강력한 마피아 조직인 알리칸(Ali Khan)* 조직이 상대 마피아 조직원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잠시 일반 도로를 막고 통제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고 하니, 마피아 영화에서나 볼듯한 상황이 일어난 것이다. 경찰은 현재 스웨덴에 약 50개 정도의 범죄조직이 활동하고 있다고 보고있다. 10년전만 하더라도 불과 서너개의 마피아 조직만 있었다고 한다. 심지어 경찰내부에서 스웨덴식 FBI가 결성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레바논 출신의 이민자 그룹이 조직한 마피아이다. 예테보리의 한 지구 경찰서장은 알리칸 일가의 120명 중 60명이 15세 이상이고 이들중 남성 40명인데 30명이 범죄기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아직은 이런 이민자들과 범죄조직은 주로 교외에서 모여살며 스웨덴의 주류사회에는 진입하지 않고 있다. 스웨덴의 관련 전문가들은 스웨덴의 관대한 복지시스템은 이런 범죄조직에 의해서 다양하게 악용되고 있다고 한다. 장애 복지 지급액의 절반이 이런 범죄조직에 의해서 착취되고, 의도적 이혼을 통해 임대주택 혜택을 받는 사례도 많다고 한다.
이런 범죄조직은 제일 먼저 본인들의 출신나라 이민자들이나 다른나라의 이민자들이 운영하는 업소들부터 보호비를 요구하면서 세력을 넓힌다고 한다. 한때 우리나라에 조직범죄가 활개를 쳤을때 하고 상황이 비슷하다. 최근에 우리나라도 조선족들이 모여살고 있는 지역에 중국인 조직범죄 조직이 잠입하여 비슷한 방식으로 세력을 확장한다는 기사를 뉴스에서 접한 적이 있는데 유사한 상황이다. 이런 범죄의 최초의 희생자라고 알려진 예테보리에서 페르시안 식당을 운영하는 마소드씨는 2003년 어느날 두명의 마피아가 업소로 들어와서 보호비를 요구하면서 부터 악몽이 시작되었다고 얘기한다. 마소드씨의 동업자인 카라코이스씨는 이에 굴복하지 않고, 경찰에 신고하여 조직원 7명이 체포되는 일이 벌어졌으나 결국은 거듭된 살해협박 등으로 식당을 그만두게 되었다고 한다.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한테 들은 얘기에 의하면 스톡홀름도 Solna라고 하는 북쪽지구에 가면 이민자들이 많고, 폭력이나 범죄가 많다고 한다. 필자는 이런 사실을 모를때는 스톡홀름 시내에서 Solna를 한시간 넘게 걸려서 걸어가본 적도 있다. 그럼에도 스톡홀름의 우범지역은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슬럼가하고는 다르다. 필자가 두세번 가보았을 때는 낮이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 도심의 교외 지구와 별 차이를 못느꼈다. 그래도 이제는 그 지역에 갈때는 뭔가 심리적으로 조심스러워 진다,
오래전 고등학교 시절 윤리시간에 스웨덴의 가장 큰 범죄가 음주운전이라고 배웠던 기억이 있다. 그동안 스웨덴의 범죄는 주로 음주, 폭행 및 성 관련 범죄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50개가 넘는 폭력조직이 뿌리가 내린 상태이고 이들이 주류사회로 진입할까봐 점점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 국가는 불과 몇년 사이에도 급격히 상황이 변할 수 있다. 가장 안전한 나라 중의 하나였던 스웨덴이 짧은 시간에 이런 상황을 접하게 될 줄 누가 예상했을까?(물론 아직은 안전하게 느껴진다.) 이 문제는 사회복지 시스템까지 연계되어 있어 앞으로 스웨덴 사회에서 뜨거운 감자로 등장하지 않을까 한다.
- 종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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