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에서 태어난 카뮈는 프랑스인 이지만 알제리에서는 프랑스에서 이주해 온 이방인이었다. 성장후 다시 프랑스로 왔지만 이번에는 알제리에서 온 이방인이었다. 사르코지 대통령시절 카뮈의 묘지를 파리로 옮기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유족들은 그냥 카뮈의 정신적 고향인 루르마랭의 작은 공동묘지에 머물기로 하였다. 사후까지는 이방인이 되지않게 하려는 생각이 아니었을까 유추해본다. 그럼에도 루르마랭의 묘지에서 만난 카뮈의 묘지는 여전히 이방인의 묘지같은 느낌이었다.
역설적이게도 스페인에서 태어나고 사랑받은 피카소는 스페인에서 원주민이었다.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사랑받은 피카소는 프랑스에서도 원주민이었다.
춘천에서 태어났지만 강릉 본가로 온 나는 이방인이었다. 강릉에서 서울로 온 나는 또 이방인이었다. 퇴직 후 고향으로 귀향한 나는 토박이 친구들에게는 여전히 이방인었다.
이사오기전 이웃집의 40대 남자는 느낌이 영락없는 경상도 시골출신이다. 어느날 엘리베이터에서 대화를 나누었고 그는 서울 토박이라고 한다. 지난번 옆집의 30대 젊은이는 느낌이 분명히 서울 샌님이다. 그는 강원도 영월이 고향이라고 한다.
- 2020.0807 종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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