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마의 단상(stray thought)/종마의 단상

[단상]모닝커피

종마(宗唛) 2022. 5. 12. 00:39

스톡홀름 에스프레소하우스의 카푸치노_jongma


아침 7시30분 집근처 에스프레소하우스에서 카푸치노를 마시고 있다. 직장을 그만둔 후 이렇게 이른 시간에 카페에 앉는 것은 드문일이다. 불과 3년전만해도 아침 이시간이면 이미 출근 지하철에 있을 시간이고 여유가 있으면 회사근처의 테이크아웃 커피점에서 한잔 사서 회사로 들어가고 있을 시간이다.

2주간 걸쳐서 진행되는 대입 최종시험을 준비 중인 아이의 아침식사 맥모닝을 사러 나왔다가 8시부터 오픈이라 잠시 시간이 남았다. 마침 오늘 시험과목은 오후시간이라 그다지 공부를 즐겨하지 않는 아이도 새벽부터 일어나서 열심히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나왔다.

스톡홀름 에스프레소하우스의 내부모습_jongma

문득 20년전 다니던 회사의 팀장이 기억난다. 당시 우리회사는 8시 출근이었는데 매일 아침 7시50분쯤 출근하던 그는 출근하자마자 명료하고 전광속도 처럼 일을 처리하는 스마트한 사람이었다. 가끔씩은 어떻게 사람이 이른 아침부터 저렇게 머리가 잘 돌아갈까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평소보다 일찍 7시10분쯤 사무실 근처로 온 나는 회사근처 커피점에서 커피를 한잔 하려고 들어가려는데 창가에 앉아있는 그 팀장을 발견하였다. 반가운 김에 인사하고 잠시 커피를 즐기며 얘기를 나누었다. 그는 늘 7시10분 전후에 회사 근처에 와서 30분 정도 커피를 마시며 그날 심리도 안정시키고 할일을 머리로 스캔해본다고 한다. 그러면 하루 일처리가 원할하다고 했다. 순간 왜 그렇게 아침부터 스마트하게 일처리를 시작했는지 확 다가왔다.

영국 찰스2세 시절의 커피하우스

19세기 까지만 해도 유럽의 커피하우는 당시 지식인과 부유층들의 정보 교류장소 였다고 한다. 당시 까지만 해도 커피는 일부 계층만 향유하는 일종의 사치품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만남의 장소이지만 혼자하는 공부나 작업을 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젊은 20~30대의 경우 식사비보다 커피비용에 지출이 더 높은 경우도 꽤 있다고 하니 여전히 커피는 사치품일지도 모르겠다.

오늘 아침 스톡홀름의 아침 커피숍은 비교적 한가하다. 커피를 마시다보니 이런저런 생각들이 스쳐갔고 갑자기 폰을 꺼내들고 이글을 쓰기 시작했다. 한창 글쓰기기 재미있을때 나의 글쓰기는 이렇게 즉흥적으로 시작되었고 그자리에 짧은 글들은 대략 1차 마무리를 지었다. 하지만 정식으로 글쓰기를 해보고려고 티스토리 블로그를 개설한 2년전 부터는 오히려 글쓰기가 어색해지고 잘 안된다. 모닝커피 습관을 가지면 글쓰기가 되살아 날까하는 생각이 가슴을 스쳐간다.

- 2022.0511 종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