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마의 단상(stray thought)/독서노트

[독서노트] 거대한 코끼리, 중국의 진실 - 임명묵

종마(宗唛) 2024. 10. 21. 06:16


위의 책은 몇 년 전에 쓴 독후감인데 최근 중국이나 중국인들의 변화는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른 방향으로 가는 듯한 느낌이 있다. 그래도 당시에는 나도 그렇게 믿고 싶었다 보다. 아래는 독서노트이다.


덩샤오핑 시대부터 지금까지의 중국현대 정치사회를 관통하는 책이다. 나는 1994년과 2004년에 중국에 2~3달씩 체류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부터 관심이 생긴 중국에 대해 개인의 지엽적인 시각으로 보았던 농민공 이슈, 중국의 현대화 등이 흐름처럼 이해가 되었다.

시진핑을 비롯한 중국정치사회를 서방세계의 시각을 강하게 가지고 판단하고 있는 우리 입장이 아니라 좀 더 중국공산당과 중국사람들의 입장에서 볼 수 있게 한다. 기존의 중국에 관한 책들은 뭔가 관찰자의 피상적 느낌이라면 이 책은 마치 그들의 속내에 들어가서 읽어주는 듯한 인사이트가 있다는 면에서 저자의 깊이에 탄복하게 된다.

부패, 성장과 분배, 계급사회, 사유재산의 장단점 등은 자본주의 공산주의 모두에 발생하는 유사한 현상이며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즉 이는 자본주의나 공산주의의 이슈가 아닌 인간이 큰 집단을 이루면서 따라오는 문명의 이슈인 것이다. 유대인이었던 막스나 레닌이  벤치마킹했던 유대인들 간의 서로 나누고 돌보는 원시 공산제에 가까운 것을 보편적인 사회주의로 바꾼 것은 편협적인 유대교가 예수에 의해 보편적인 기독교로 변환되는 과정과 비슷해 보일뿐이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 나온 것 같이 역사적으로 유사한 상황이 반복되듯이 중국의 패권추구는 계속될 것이며, 지금의 무지막지한 주변국 혼내기보다는 세련되게 패권을 지향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아쉬운 점은 저자도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의 한가운데 있는 우리의 어려운 상황이 앞으로 수십 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여기에 우리가 택할 해결의 방향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미중을 넘어 일본의 경제보복도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어 구한말의 복잡한 상황도 재현될 것 같은 느낌도 주고 있다.

저자는 아직 서울대학교 4학년 생인 약관의 젋은이다. 벌써 거의 3년 전 친구의 페북 공유를 통해 접한 그의 중국에 관한 역사와 정치사회에 대한 통찰력에 감탄했다. 그가 교수가 될지 뭐가 될지는 몰라도 계속 중국아시아전문가로 크면서 동시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중국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해 주기를 기대한다. 이런 젊은이는 후원금을 각출해서라도 키워졌으면 좋겠다.

- 2019.0723. 종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