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몇 달 만에 국내 방문을 했다. 유럽에 비하면 우리나라 대중교통이나 일반 택시비는 저렴하다. 모범은 유럽의 평균택시비에 근접해가고 있으며 카카오 블랙은 이제는 북유럽이나 런던의 블랙캡에 가까운 수준까지 왔다. 유럽을 여행할 때는 이제는 저렴한 우버를 많이 사용하지 택시는 거의 안타는 편이다.
서울, 분당 그리고 강릉에서 각각 일반 택시를 타봤다. 한두 번의 승차경험으로 우리나라 택시서비스를 판단할 수 없지만 나는 한국에서 거의 50년을 살았던 경험으로 비추어볼 때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다. 우선 분당. 서울과 강릉이 조금 달랐다. 최소한 수도권은 기사가 서비스(짐이 많으면 내려서 트렁크라도 열어주는...)의 제스처는 취했다. 반면 강릉의 기사는 운전석에서 아예 꼼짝도 안 한다. 서울. 분당의 택시도 그다지 적극적으로 서비스하지는 않는다. 나는 우리나라 기사라도 서비스가 좋으면 천 원이라도 추가로 지불한다.
유럽의 택시나 우버를 타면 대부분 짐을 싣는 것을 도와준다( 우버는 미리 등록된 카드로 결제하기에 서비스한다고 팁을 받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우리는 일반 택시라서 가격이 낮아서 서비스 수준이 그럴까? 물론 런던 블랙캡을 기준으로 볼 때 택시기사가 되는 것은 쉽지 않다. 매너는 물론 지리에 대한 완벽한 공부와 교통규칙까지 까다롭게 테스트를 거쳐야만 한다. 비싼 만큼 블랙캡은 안심이 되고 마음이 편하다. 스톡홀름에 가면 가격은 '스톡홀름 15000' 브랜드의 택시가 있다. 블랙캡하고 비슷한 서비스 수준을 느낀다. 사실 우버는 타면 가끔씩 불안할 때가 있다. 그래서 여성만이나 아이들만 탈 때는 걱정이 된다. 나는 가능하면 집사람이나 아이만이 탈 때는 조심시키거나 택시를 권하는 편이다. 국가별로 블랙캡보다 저렴한 택시도 운영한다. 나라별로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블랙캡 같은 브랜드들은 확실한 안전성과 서비스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다시 돌아와서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와서 이런 경험을 하면 어떻게 느낄까? 우리보다 경제적으로 낙후한 국가 여행자들은 불친절 혹은 인종차별처럼 느낄 수 있고, 선진국 여행자들도 우리나라 서비스의 후진성을 느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동시에 우리나라 고객들도 손님이 무조건 왕이라는 아집에 비매너인 경우가 많다. 분당의 한 택시기사는 기본료 거리를 가면서 트렁크 3개나 직접 들어서 실어줬는데 단 몇백 원의 거스름도 남겨주지 않는 경험을 하다 보니 이제는 손님의 짐을 그다지 직접 실어주지 않는다고 한다. 한 번은 짐 많은 손님의 짐을 실어줬는데 달랑 몇천 원 요금만 그대로 지불하기에 짐을 내리는 것은 돕지 않았더니 불친절하다고 막 뭐라고 하면서 신고하겠다고 들었다고 한다. 그다음부터는 짐 많은 손님은 살짝 피한다고 한다.
택시를 타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사들에게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수입이 얼마 되지 않는데 요금도 너무 싸고 경기도 안 좋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목금의 밤에는 택시들이 손님을 골라 태우는 경우가 다반사다. 사회적 합의의 명목하에 타다도 막았다. 우버도 막았다. 택시요금이 2019년에 올랐다. 나는 그동안의 택시기사들의 열악한 사정을 감안하여 잘됐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충분하지 않았을지는 몰라도 요금은 올랐는데 서비스는 그대로이다. 요금이 많이 오르면 대체재인 대중교통으로 전환이 일어난다. 기사는 요금이 올라도 비슷한 수입이 유지될 수도 있다. 대신 근무시간이 줄거나 손님을 적게 태워도 될 수 있기에 스트레스가 적을 수 있다.
택시도 전략이 있다. 내가 짐이 많을 때 가끔 이용하는 일반택시는 차량을 SUV로 뽑았다. 짐을 많이 실을 수 있고 차량이 크고 쾌적해서 좋다. 기사는 차량 유지비용은 조금 더 나오는데 SUV차량의 특성으로 하루에 한 번은 인천공항을 간다고 한다. 그러면 하루 수입의 안정적인 베이스가 되고 전반적으로 수입이 낫다고 한다. 택시는 아직 대중적인 교통이고 외국인이 한국의 서비스를 만나는 주요 접점일 수 있다. 손님도 바뀌어야 하지만 기사의 서비스도 표준화되고 올라야 할 시점이 된 듯하다. 손님은 각양각색이지만 택시는 서비스 제공자이고 협회도 있으니 먼저 가능한 부분이다.
- 2020.1.9 종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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