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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한국의 황금 비율

종마(宗唛) 2024. 10. 24. 08:37

코로나 이전에 우리 국민들의 상당수는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를 토로하며 심지어는 스스로를 부정하는 헬조선이란 단어를 사용하기도 하였다. 현재 한국이 코로나 사태 대응으로 글로벌 최고의 국가 수준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하면 그것 또한 일정 부분 틀린 것은 아니다. 내가 보기엔 나포함 많은 사람들이 미국식 자본주의에 대한 양면적 시각, 서유럽식 수정주의에 대한 열망, 북유럽식 사회주의에 대한 이상, 중남미의 실패한 사회주의에 대한 외면 및 동서남아에 대한 우월감 등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현재 역량 및 위상은 여러 가지 파고가 있었지만 해방 이후 누적된 온 총량의 결과이며 알고리즘이다. 특정시기에 문제가 있으면 바로 이런 누적된 역량과 알고리즘에 의해 그래프의 우상향으로 보정되어 왔다.

필자는 약 25년간의 직장생활을 통해 해외경험이 적지는 않았다. 1994년 2개월간 중국에서의 아르바이트, 1995년 취직 후 4년간의 유럽/동남아시장 해외영업, 2년간의 영국 유학생활, 2003년 4개월간의 중국체류 프로젝트, 2009년 2개월의 아르헨티나 체류, 2019년부터는 약 3년 일정으로 북유럽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리고 적지 않은 국가에 출장 및 여행을 다니고는 했다. 전자, 이동통신, 패션, 경영컨설팅 및 보험회사에서 짧게는 2년 길게는 9년 정도 근무했다. 어릴 적부터 종교, 역사 및 사회과목에 관심이 많아서 개인적으로 해외체류시나 여행 시에는 전문적 지식은 아니지만 상식을 쌓으려고 노력했다.

미국식 자본주의, 서유럽식 수정주의, 북유럽식 사회주의, 남미의 실패한 사회주의,  중국의 발전속도 및 동남아의 국가의 모습도 적지 않게 현장에서 관찰했고 보험회사 시절에는 국민생활에 직결되는 미국, 일본의 유럽의 보험시장에 대한 연구도 일부분에서는 상당한 깊이로 진행하였다.

개인별 가진 식견, 현재의 경제적/사회적 상황 등에 다른 판단을 내릴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일정 부분에서는 미흡할지 몰라도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전 세계 어느 나라하고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사회인프라, 복지 및 생활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상대적 차이를 얘기하는 사람도 있고 일정 세그먼트에서 분야별 개선이 있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국가대 국가로 비교하면 분야별 열위가 있겠지만 의료, 교육, 주거, 고용, 사회인프라 통합적면에서 비교 시 세계 어느 나라 하고 비교해도 상대적 열위에 있지 않다고 판단한다.

(여기서 사회주의 및 자본주의는  포괄적 의미의 조작적 정의라고 보시면 된다. 지구상의 모든 나라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일정비율로 믹스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실패한 중남미식 사회주의하고 비교하지 않더라도 우리보다 강국이지만 빈부격차의 극치를 보여주는 미국식 자본주의보다는 훨씬 안정된 사회주의식 복지를 가지고 있으며 식민지에서 흡입한 자원으로 유지했던 경직된 유럽식 사회주의와 비교해도 인프라 수준, 특히 의료서비스/접근성, 고용면에서 크게 뒤지지 않으면서도 높은 자본주의식 역동성으로 발전속도도 빠르고 복지도 그들과 유사한 수준으로 근접해가고 있다.

나 개인의 판단이지만 한국은 지금 운이 좋게도 황금비율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편의상 황금비율을 사회주의:자본주의로 표현해 보면 나의 주관적이고 정성적인 직감은 미국은 2:8이고, 북유럽은 8:2, 서유럽은 7:3. 한국은 5.5:4.5(혹은 6:4) 정도로 느껴진다. 누군가 전문가가 요소별로 연구하고 비교하면 좋겠다. 우리의 황금비율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리더들의 노력, 국민들의 근면성, 기업들의 혁신, 여러 영웅들의 희생과 혁신으로 우연히 만들어진 비율이다.

나는 분연히 반대한다. 시대가 변함에 때라 자본주의 사회주의 사이에서 비율이 변하겠지만 현재의 미국식 자본주의에 가까이 가는 것도 급격하게 유럽식 사회주의로 가는 것도 우리에게는 잘못된 선택으로 느껴진다. 지금의 황금비율이 가지고 있는 안정성과 역동성을 깨는 어떤 방향도 우리나라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 2020.0409 종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