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혹은 공부가 깊어지면 다시 신을찾고, 종교에 참여하고, 고전을 읽고, 원리를 찾고, 명상을 하고, 뿌리를 찾고 세상을 관조하고 그렇게 되는 것 같다. 왜 그럴까 생각해봤다. 무지하다는 반증이다. 결국 복잡한 세상을 다 이해하기는 어려우니 뿌리에서 가지가 뻗어나갔다고 생각하고 뿌리를 찾는것이다. 그리고 뿌리를 이해하면 마치 가지나 잎을 다 이해한 것 처럼 느끼거나 자위하고 싶을 것이다.
정자와 난자라는 각 하나의 생식세포에서 시작하여 수정후 엄청난 속도의 체세포 분열을 통해 경이로운 수준의 생명체로 성장, 진화하는 인류의 생물학적 특성상 뿌리에서 시작하여 가지로 뻣어나가는 생각의 흐름은 자연스러운 현상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문득 이런생각이 든다. 진짜 하나에서 시작하는 뿌리가 있을까? 그냥 생물학적 사고의 한계에 갖혀있는 나만의 아집은 아닐까? 혹시 있더라도 이미 그냥 수십만의 각 가지들이 신경망처럼 얽혀서 무엇을 만들어 내는 현실에서 뿌리로 되돌아가서 보려는 것은 효율적인 노력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어느순간 뿌리찾기를 포기하고 그냥 현재 내가 머무는 가지를 충분히 느끼며 만족하고 산다. 뿌리에서 바라보는 가지는 가지에서 가지를 보는 것보다 과연 우월할까? 차라리 지금 머무는 가지를 버리는건 어떨까? 그러면 자연스레 새 가지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디.
- 2018.1110 종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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