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스웨덴의 인당 GDP는 51,615$(OECD 10위)로 한국의 31,846$(OECD 22위)보다 여전히 높은 편이다. 과거에 비하면 두 국가간의 격차가 상당히 좁혀졌지만 여전히 큰 격차가 있고, 이는 국민들의 생활수준에도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여 몇가지 분석과 비교를 해보고자 한다. 한 가지 개인적으로 특이하게 생각했던 점은 1990년대 까지만 해도 스웨덴에는 ABB, Ericcson, Volvo, Electrolux, Scania 등 세계적인 대기업들이 꽤 포진하고 있었지만 지난 30년간 이런 대기업들은 상대적 규모가 현저히 줄었거나, 해외 기업에 통채로 혹은 지분 매각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떻게 대기업을 경제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삼고 있는 한국과 비교해서 여전히 높은 GDP를 유지하고 있는 궁긍증이 들었다.
1. 스웨덴의 기술/산업/기업
- 과학기술 측면 -
스웨덴도 인구규모(1천만명)나 위치측면에서도 북유럽에서는 몰라도 세계를 호령할 만큼 대국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이 적지않았고, 방위산업 및 과학기술도 상당히 앞선 국가중의 하나이다. 스웨덴 과학기술의 발전의 정점은 19세기 후반 과학자/기업가이자 노벨상의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Alfred Bernhard Nobel)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를 선도하던 여러가지 과학기술이 이때를 전후로 스웨덴에 많이 등장했고, 이런 DNA는 지금까지도 스웨덴의 원동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봐야한다. 그리고 당시의 기업을 장려하던 사회분위기 기업가 정신이 지금까지 스웨덴이 있게만든 핵심이었음을 부정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세계를 호령한 스웨덴의 기술혁신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정리할 예정이다.
- 산업/기업 측면 -
스웨덴은 한때(대략 1980년대가 정점)철광석, 산업기계, 그리고 자동차 및 통신기술로 세계를 호령했던 산업과 기업들이 있었지만 1990년대 맞이한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인 산업이나 기업은 상당히 줄었다고 봐야한다. 기업에서 오랜기간 일했고 개인적으로 이런 것에 관심이 많았던 필자가 스웨덴에 처음와서 느낌점은 별로 산업이나 기업이 한국과 비교해서 나을게 없는 국가가 어떻게 여전히 잘 살고 있는가 였다. 차후 다시 밝히겠지만 산업과 기업이 축소된 스웨덴은 과거의 영광으로 여전히 잘 살고 있지만 상대적 경제력은 계속 축소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다시 불어오고 있는 경제부흥의 바람으로 앞으로 어떻게 스웨덴 경제가 진행될지 계속 지켜볼 부분이다.
좀더 자세히 보면 ABB도 스위스 회사로 지분이 대부분 넘어갔고, Ericcson은 장비부분은 빼고 소니에 매각되었으며, Volvo는 중국자동차 회사에 매각되었고, Electronux는 위상이 현격하게 축소되었으며 Absolut Vodka도 프랑스 기업에 매각되었다는 면만 보더라도 기업들이 약화되고 있는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물론 최근에 Spotify를 비롯한 신흥 스타트업들이 다시 떠오르고 있으니 이는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또 IKEA와 같은 대기업 및 환경과 에너지 관련 산업도 국가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에 이 부분도 진행 추이에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 스웨덴의 스타트업 기업에 대해서도 별도로 글을 쓰려고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중이다.
결론적으로 보면 스웨덴은 여전히 GDP나 경제적으로 선진국이지만 세계적으로 내세울만한 산업과 기업이 별로없고, 그 결과로 경제의 동력은 한국과 비교시 분명히 약화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2. GDP의 재해석
필자는 경제학자가 아니라서 경제를 보는 방식이나 해석이 균형적이거나 체계적도 아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해석이 녹아 들어서 편협적인 시각이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말씀드린다. 일단 GDP를 PPP관점에서 한번 들여다보고, 그리고 과거의 data를 통해서 GDP가 어떻게 변했는지 그리고 GDP산출방식의 하나를 언급하며 국가경제나 국민들에게 어떤 영향이 있을지 정도를 얘기하려고 한다.
먼저 PPP(Purchasing power parity 실질구매력)관점에서 보면 겉으로 보이는 인당 GDP와는 달리 국민 개개인의 삶은 물가라는 측면을 같이 봐야한다. 즉, GDP가 높아도 물가가 비싸면 실질소비나 개인이 느끼는 삶은 풍족함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경제기사나 경제방송 채널 및 유투브에서도 PPP 측면의 GDP를 자주 비교해서 언급하고는 한다.
PPP로 환산한 인당 GDP를 보면 스웨덴은 55,027$(OECD 11위)로 한국의 47,728$(OECD 21위)로 순위에서는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실제 가치로 보면 보면 스웨덴도 6.6% 평가가 올랐고, 한국은 49.9%로 올랐다. 실질구매력 관점에서 보면 물가가 두 국가 모두 다른 비교 국가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얘기다. 특히 한국의 경우 50% 정도 상승해서 스웨덴과의 차이가 많이 줄었다. 즉, 국민 개개인이 매일매일 소비하는 제품의 구매력 기준에서 보면 한국의 물가가 상대적으로 더 저렴하다는 얘기다. 두 나라간의 실생활의 소비력 차이는 많이 줄어들었다.
그러면 스웨덴의 경우 여전히 한국보다 1.62배로 인당 GDP가 상당히 높은 편인데 이것이 수십년 동안에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와 상대적으로 지금 한국과 스웨덴의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비교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그런 흐름 선상에서 보면 어디가 더 좋은 track에 있는지 추정해 볼 수도 있다. 물론 두 국가는 분명히 국가의 지정학적 위치나 인구규모에 차이가 있기에 직접비교는 무리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OECD 국가중 인구규모가 비슷한 나라들과 비교하는게 적절하다고 판단한다.
지난 40년간 인당 GDP의 흐름을 보면 한국이 확실히 경제력과 소득측면에서는 좋은 흐름에 있다고 볼수 있다. 10년 간격으로 잘라서 보면 1980년 스웨덴의 인당 GDP는 17,098$로 1,715$인 한국의 10배 수준이었다. 1990년에는 스웨덴은 30,594$로 6,610$인 한국보다 약 4.6배 수준이고 2000년에는 그 격차가 다시 2.4배로 줄어든다. 2010년에는 스웨덴은 52,869$이고 한국은 23,087로 2.3배로 줄어드나 큰 차이가 없다. 1990년대초 있었던 스웨덴의 금융위기 2007년 한국이 크게 영향을 받았던 글로벌 금융위기는 해당 시점상 조금 보정해서 볼 필요는 있다. 그리고 2019년에 이르면 스웨덴은 51,615$(OECD 10위)로 한국은 31,846$(OECD 22위)로 그 격차가 1.62배로 좁혀졌다. 사실 우리나라의 경제적 발전은 세계에서도 경이로운 국가중의 하나이니 어느 선진국하고 비교해도 비슷한 비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Spot으로 보는 GDP 수치는 사실 그 안에 있는 국민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 볼수는 없다. 빈부격차가 심할 수도 있고, GDP는 올랐지만 근무시간이나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삶의 만족도는 또 다른 관점을 제공해 줄 수 있다. 그러면 일단 소득측면의 빈부격차를 얘기하는 지니계수(100분율로 보면 숫자가 작을수록 평등에 가깝다)를 보면 2018년 OECD 통계 기준 스웨덴은 27.5 한국은 34.5로 스웨덴이 더 평등한 사회이다. World bank 데이터는 스웨덴은 2018년 한국은 2016년 수치가 있는데 스웨덴은 30.0 한국은 31.4로 나와있다. 기관마다 산출하는 방식이 조금 다르기에 차이는 어쩔 수 없다. 단 한국은 최근 Gini가 수치가 계속 작아지고 있기에 좀더 평등해지고 있다고 봐야 하고, 스웨덴은 오랜기간 등락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조금 수치가 더 올라서 평등수치는 살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쨌는 한국이나 스웨덴 모두 글로벌 차원에서 보면 평등수치도 상위권에 있는 나라들이다.
GDP에 대한 해석은 그렇다 치고 여전히 그렇다할 산업/기업이 별로없는 스웨덴의 GDP가 왜 높은지는 설명하기에 부족하다. 필자는 여러가지로 고민해 본 결과 두가지 관점으로 추정해 보았다. 첫번째 인구수가 작기에 한국처럼 대규모의 세계적인 기업이 없어도, 즉 작은 기업이 숫자가 많아도 GDP가 높을 수 있다. 둘째, 원자재가 많은 나라이다 보니 한국처럼 큰 산업의 가치사슬에서 대기업이 만들기에 적합한 완제품에 근접한 부품이나 완제품을 생산하는 단계에 집중한 나라보다는 가치사슬의 초기단계부터 국가 내부에서 존재하다 보니 산업이나 기업차원에서 창출하는 GDP의 각 단계에서 부가가치가 촘촘해서 그럴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GDP를 측정하는 방법중 가치사슬의 부가가치의 합으로 산출하는 방법을 생각해보면 원재료와 부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적 산업형태보다 이런 것을 국가 내부에서 형성이 가능하다면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사실 아래에서 설명하는 압솔루트 보드카에서 조금은 개인적인 이해의 실마리를 찾은 편이다. 그러면 한국에 이런 방식이 가능한가 라고 자문하면 솔직히 필자는 한국의 국가 경제상황에서 스웨덴의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형성 그리고 가치사실의 첫단계에 부가가치의 비중이 상당한 방식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국의 경제상황에서는 역사적으로는 잘 몰라도 현재상태에서는 대기업 중심의 고부가가치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방식이 당분간은 유효해 보인다.
3. 압솔루트 보드카(Ablosut Vodka)에서 찾은 작은 실마리
필자는 올해초 스웨덴 남부 여행중 압솔루트 보드카 기업 본사 투어프로그램을 경험하다 하나의 실마리를 찾았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이 회사는 스웨덴 남부 오후스라는 지역에 본사가 있는데, 원재료인 밀 생산에서 부터 디자인, 병, 병뚜껑 및 유통까지 모든 즉 원재료 생산부터 부품을 거쳐 최종생산까지 소위 모든 산업가치단계를 스웨덴 내부에서 소화하고 있었다. 농업 및 작은 부품단계에서부터 경제적 부가가치가 스웨덴 내부에 축적되나 보니 압솔루트의 기업규모에 대비해서 스웨엔 GDP 형성에 미치는 영향이 단순히 최종품을 생산하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클 수 있다.
스웨덴의 여러 곳을 다녀봐도 이런 형태의 산업이나 기업형태가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일례로 코스타보다(Kosta Boda)라는 유리를 원재료로 다양한 제품 생산하는 기업을 보면 원재료 유리에서 부터 원료가공, 제품생산, 심지어 교육/연수 및 호텔업까지 그 지역에서 철저히 소화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이렇게 되면 1,2,3차 산업이 어우러진 즉 최근에 얘기하는 6차산업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충분히 경제적으로 반영할 수 있어서 얼핏 가치사슬의 한 단계에서 꼭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GDP가 높아질 만한 경제모델을 가질 수가 있다.
이런 부분은 국내에서도 산업구조를 장려하고 설계할때 충분히 고려할 부분임에는 틀림없다.
4. 필자의 결론
스웨덴과 비슷한 예로 대만도 중소기업이 발전한 나라이고 한국보다 한때 높은 인당 GDP를 가진 나라였다. 물론 지금은 한국이 훨씬 앞서있다. 하지만 중국과 대만의 관계는 정치적으로 왔다갔다 하지만 산업적으로 대만은 중국이라는 원료 소싱을 용이하게 하는 배경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그리고 국가 브랜드 신뢰도가 높은 나라는 상대적으로 기업의 브랜드 가치가 높지 않아도 소부장 산업으로도 경제를 꾸려 갈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한국과 같이 원료소싱이 쉽지않고 가공쪽에 좀더 치중해야 하는 나라는 어쩔수 없이 가치사슬의 후반부 즉, 대기업이 강한 영역해 집중하는 게 맞을 수 있다.
그렇다고 계속 대기업 중심으로 가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는 전자, 자동차, 조선, 화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괜찮은 대기업이 꽤 있다. 그들중에는 세계적인 대기업도 있고 국내에서만 독식하거나 아직은 우물안의 개구리인 대기업도 있다. 글로벌 경쟁력있는 대기업을 더 발굴하고 경쟁력을 키우되 동시에 스웨덴 처럼 산업가치사슬의 앞부분에 위치한 소부장 기업을 본격적으로 키워야한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어느정도 대기업에도 과제를 줄 필요가 있어보인다.
최근에 중국의 원자재, 일본의 고부가 원재료 부품, 그리고 한국의 고부가 최종 부품이나 완제품 생산이라는 국가간 산업 가치사슬이 점점 깨지고 있다. 또 2019년 일본의 경제전쟁 촉발로 인해, 한국도 소부장 산업을 키울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대기업을 약화시키면서 까지 소부장 산업을 키우는 정책은 바보 같은 산업정책일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대기업이 가진 역량과 모멘텀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소위 원자재가 없는 나라이며, 미국이나 중국처럼 대국도 아니도 EU처럼 지역경제 블록을 가진 나라도 아니다. 현재 한국 대기업은 80% 이상의 매출을 글로벌 시장에서 일으키고 있으며 이 역량을 잘 활용하여 오히려 소부장의 이런 글로벌 진출과 간접 브랜딩 부분을 지원하게 만들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중장기적으로 스웨덴의 6차 산업구조 그리고 소부장 산업을 키우면 한국도 현재에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종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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