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가 독서노트를 쓰는 이유는 나중에 시간이 흘러 혹시라도 그 책이나 스토리를 다시보게되면 현재 이시점에는 어떤 느낌과 생각을 가졌는지 재밌을 것같고, 책을 읽다보면 읽는 과정에 앞에서 읽은 부분을 까먹기도 하고 저자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이해가 부족한 부분이 생긴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간략하게나마 책을 마치고 오랜시간이 지나기 전에 정리하면 훨씬 많은 것을 나한테 남길 수 있다. 쓰고보니 어릴적 선생님들이 독후감을 쓰라고 하면서 해주신 얘기와 같다. 그 때는 그렇게 쓰기 싫더니 이제는 스스로 알아서 쓰고 있다 -
이 책은 감사의 글이 맨 마지막에 나와있다. 대부분의 책에서는 책의 첫 부분에 감사의 글을 할애한 것과는 차별화된 방식이다. 아마도 저자는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사람들이 끝까지 읽을 것을 염두에 두었는지 모르겠다. 아마 저자의 다른 책들도 그랬을 수 있는데, 아니면 이번에만 그렇게 느낀 것인지는 모르겠다.
이 책은 기원, 창조, 진화, 종교, 과학, AI 및 미래라는 최근에 인문학과 문화인류학에서 많이들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를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어서 흥미롭게 전달하고 있다. 댄브라운의 책은 다빈치코드에 이어 두번째 인데 그때와 마찬가지로 책을 손에 잡은 후 다른 것은 할 수 없을 정도로 몰입하여 3일 만에 끝냈다.
이번의 작품의 무대는 스페인이다. 왜 스페인을 무대로 정했을까? 전작 다빈치코드와 천사와악마 등에서 다른 유럽국가들이 이미 무대로 나와서 일까? 혹시나 출판사와 그리고 책과 연관된 각종 후원이 스페인과 관련된 곳에서 나와서 일까? 어쨌든 스페인은 이 책을 통해서 엄청나 마케팅 효과를 볼 수 있음에는 확실하다. 아니면 작가는 자연스럽게 무대를 골랐음에도 해당 국가에는 이런 영향이 있는 것일까? 혹시 우리나라의 누군가는 한국이라는 나라의 마케팅적 효과를 위해 다양한 루트를 통해 이런 작가에게 후원해야 할까? 왠지 댄브라운의 책을 모두 읽지 않았지만 이미 나왔거나 혹은 그의 다음 책은 독일, 북유럽 혹은 일본이 배경으로 등장할 것 같은 예상이 들었다.
책은 마치 '사피엔스', '기술의 충격', '특이점이 온다' 등 최근의 관련 서적들을 통합하는 느낌이다. 따라서 앞에 기술된 책들을 읽지 않았더라도 사뭇 관련된 지식들을 습득할 수도 있으며, 책에서 언급된 다양한 스페인의 장소들을 다시 혹은 처음으로 가보고 싶게 만들었다. 사실 지난번 스페인 여행 때는 너무 가우디 가우디 하여 오히려 사전정보가 나의 가우디에 대한 충분한 교감을 방해했는데 오히려 이 책을 통해 가우디의 작품들과의 교감이 늘어난 느낌이다.
책은 마지막에는 영화 '스페이스 오디세이 2001'의 마지막 처럼 인공지능 컴퓨터가 오히려 자기를 창조한 인간을 죽여버리는 결론을 보여주고 있는 점에서는 비슷한 연계성을 가지고 있다. 물론 영화에서는 많은 것을 보여주지 않아 상상하기에 따라 매우 두려움을 던져줬지만, 이 책에 나오는 인공지능인 윈스턴은 인간과 유사한 사고의 과정을 보여주어서 최소한의 공감은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무리 책이 재미있어도 읽다보면 쉬고싶은 타이밍이 나온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몇 시간을 계속 읽을 수는 없다. 책이 아니고 영화였으면 일정부분 내가 능동적으로 계속 보는게 아니라 영상과 스토리에 내가 끌려다니는 부분이 있으므로 쉬지않고 끝까지 봤을 수도 있다. 영화와 책의 다른 점인 것 같다. 책을 보다 잠시 쉬고 싶어서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블루투스 스피커와 연결하여 음악을 틀려고 하니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스페이스오디세이 2001'의 음악테마인 요한슈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OST가 첫번째 리스트에 나와 있었다. 그 음악을 들으면서 몇년전 보았던 영화의 장면들을 머릿속으로 다시 흘려보냈다.
- 2019.0521 종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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