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20

[스웨덴] 그레타 가르보의 흔적

어릴적 부모님들은 항상 잠자리에 일찍들게 종용하셨는데, 단 하루 아버지께서 늦잠을 자도 허용해 주신 날이 있었다. 일요일 밤에 하는 일요영화 시간이었다. 사실 허용해 주시기 보다는 본인이 보시다보니 옆에서 같이 보는 나를 뭐라고 못하셨던 것 같기도 하다. 지금이야 세계 어디를 가도 우리나라의 인프라와 현대화가 앞서있는 수준이 되었지만, 1980년대 이전만해도 우리나라와 영화에서 보는 선진국의 도시문물의 차이는 아득히 멀게만 느껴졌었다. 당시 어린나이의 나도 선진 도시문명에 대한 갈망은 있었나 보다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가 되기전에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는 장면으로 대리만족을 하였던 것 같다. 본격적으로 매주 일요일밤 아버지와 일요영화를 보니 아버지께서 다양한 배경설명과 함께 배우들에 대한 얘기를 해주..

[스웨덴] 건축이야기2 - 테라스에서 시작해서 테라스에서 끝난다

'테라스에서 시작해서 테라스에서 끝난다'라고 할 만큼 스웨덴의 집들은 테라스 자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유럽국가의 집들은 테라스가 많은 편인데도, 유럽의 여러나라를 다녀보고 비교해봐도 스웨덴 사람들의 테라스에 대한 사랑은 거의 집착에 가까울 정도다. 이들에게 도심의 편리한 주택과 한적한 외곽의 테라스 있는집을 선택하라면 아마 경제성을 일부 포기하고서라도 테라스 있는 집을 선택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테라스가 만들기 어려운 도심의 공동주택의 경우 공유테라스를 만들거나 안되면 건물외곽에 최소한 테라스같은 디자인이라도 하는 상황이다. *테라스는 라틴어의 땅(Terra)에서 유래한 말로 높은 주택이나 건물에서 야외로 돌출된 공간을 말한다. 비슷한 공간으로는 발코니와 베란다가 있다. 기본적으로 답답한 실내에서 ..

[스웨덴] 스웨덴은 왜 중고제품 매장이 많을까?(antique, second hand)

스웨덴은 인테리어, 조명, 가구, 생활용품 및 침구 등의 디자인에 뛰어난 나라로 유명하다. 한번쯤 스톡홀름을 방문해 보면 다소의 과장을 더해 상업지역에서는 한집 건너 어떤 종류이건 인테리어 용품샵이 있을 정도이다. 수입브랜드도 많고 스웨덴 고유의 브랜드도 많다. 고급 브랜드의 경우 가격대도 신제품 접시 하나에 수십 만원대에서 저렴한 것도 몇 만원 수준이다. 물론 대중적인 종합 가정제품 매장인 이케아(Ikea)나 미오(MIO) 가면 얼핏 비슷해 보이는 제품을 상당히 저렴하게 구매할 수도 있다. 처음에는 그릇류도 이케아에서 몇 번 사보게 되지만, 인생의 어느 순간 한번 쯤은 고급스런 도자기나 주방제품들에 손길이 가게된다. 그리고 자꾸 보게되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나같은 그릇은 단지 먹는 식기라고 생각하는 사람..

[스웨덴] 성당묘지에서 사진 찍는 것은 괜찮을까?

유령이 등장하는 유럽의 전통적인 공포영화는 공동묘지가 배경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악마의 기운이나 영향을 피하기 위해서 인지는 몰라도 유럽은 유난히 오래된 성당묘지가 많다. 현재 운영되는 성당 근처에 묘지가 계속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고, 오래전에 유적으로만 남아있는 성당주변에도 여전히 묘지를 많이 볼 수 있다. 성당과 어우러진 묘지는 마치 오래된 문화유적처럼 보이기도 하고 매장과 비석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동질감이 있어서 그런지 뭔가 살짝 감정적 애착도 있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오래된 성당과 묘지는 하나의 문화유적 처럼 잘 어우러져 있어서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유혹할만 하다. 가까이 가서 보면 수 백년된 비석도 있지만 비교적 최근에 조성된 무덤과 비석도 보인다. 필자도 유럽에서 살면서 여..

[스웨덴] 친환경 이야기1(재활용 혁명: 분리수거 및 쓰레기통)

북유럽의 나라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스웨덴은 친환경 국가로 유명하다. 북유럽의 국가들은 전세계 도시 공기 청청수준에서 항상 top list에 위치하고 있다. 스톡홀름도 우리나라 도시들하고 비교하면 마치 강원도에 온 것처럼 늘 대기질이 깨끗한 느낌인데도 나라 전체적으로 버스 등 대중운송 등은 100% 친환경차량 도입을 목표로 세워놓고 추진 중일 정도로 환경에 신경을 쓰고 있다. 스웨덴의 친환경 정책 및 움직임들은 별도로 정리해 볼 기회를 가질 예정이다. 오늘은 재활용 및 분리수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쓰레기 양산문제 환경오염의 주범 중의 하나는 잘 썩지않고 환경유해적인 쓰레기 인데 크게 세가지 측면에서 봐야한다. 첫번째로 우선 인당 쓰레기 배출량을 줄여야하고, 두번째는 배출되는 쓰레기를 재활용..

[스웨덴] 복지국가 스웨덴은 진짜 세금이 많을까?

*아래글은 2021년 4월경 작성된 글로 그 이후에 변경된 세금제도는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2018년 이후 한국사회는 증세가 강화되고 있다. 특히, 아파트 가격 급등으로 인해 1주택 소유주도 세금이 높다고 SNS나언론 등에서 얘기하고 있는데 진짜 그런지 비교해 보고 싶었다. 개인이 국가에 내는 세금은 여러가지가 있으나 대표적으로 상속세, 소득세, 자본이득세(주로 주식매매 이익에 대한 과세나 부동산 매매 이익에 대한 양도세 등), 법인세(개인이 내는 세금은 아니지만 소득세와 비교가 필요할 듯 하며 포함), 주택보유세 및 부가가치세를 들 수 있다. 스웨덴은 대표적인 사회주의 복지국가로 세금을 많이 내는 것으로 오래전 부터 알려져있다. 두 나라를 비교해보면 흥미로울 것 같아서 정리해 본다. 물론 세율이나 과세..

[스웨덴] 교통이야기1 - 주차장, 주차안내판, 주차위반 딱지

주차장 스톡홀름 하면 멋지고 고풍스런 건물들의 외형과는 달리 조금은 불편한 주차장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래된 유럽의 도시들은 비슷한 상황에 많이들 놓여 있을 것으로 유추된다. 스톡홀름에는 중심가에 있는 극소수의 쇼핑건물, 상업 건물과 신규로 건축하는 소규모 택지 몇 곳 외에는 대부분의 상업 및 주거빌딩이 6층 이하로 낮을뿐더러 대부분 1800년대 중후반에 지어진 건물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당시에는 지하나 건물 내부에 주차장 공간까지는 만들어지지 않아서 대부분(느낌상으로는 70% 이상) 건물들이 주차장이 건물 내부에 없다. 그래서 도로 주변에 노상주차 공간이 많고, 군데군데 Q-Park라고 하는 공용 주차장을 만들어 놓았다. 노상주차 공간은 해당 건물 앞이라도 지자체 관할아래 있다. 그럼에도 불..

[스웨덴] 건축이야기1 - 자연채광

스톡홀름의 한국 대사관에 서류를 신청하러 가는 길에 우연히 보게된 괜찮은 느낌의 현대식 건물인 스톡홀름 라디오 방송국을 발견했다. 사람들이 줄을 길게서 있고, 건물 옆에 제공된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길래 나도 따라서 줄을 서봤다. 마치, 우리나라 예전의 덕수궁 옆 서울시청 별관처럼 대중에게 오픈된 식당과 비슷하다. 커피까지 포함하여 80~90크로나(우리돈 1.1만원 정도)에 제공하고 있다. 스웨덴의 다른 일반 대중식당에서 이렇게 먹으면 저렴하게 먹어도 125크로나 정도는 한다. 이번에 와서 느낀 점인데 의외로 유럽의 여러나라들은 우리나라 대비해서 일조량이 많지 않다. 왜 유럽사람들이 햇빛만 보이면 심지어 겨울에도 노천에서 식사나 커피를 즐기는지 이유를 알 수 있다. 나도 실내에서만 식사를 하다가 약간..

[스웨덴] 스톡홀름 신드롬 vs 리마 신드롬

스톡홀름에 오고 당분간 살집으로 이사도 마친 2019년 4월말 시내탐방에 나서기로 했다. 가져 온 여행책자로 2~3일 다녔으나 기초지식이 너무 없는 상태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흥이나지 않았다. 유럽여행을 올때면 간혹 애용했던 유로자전거나라의 투어프로그램도 없고, 마이리얼트립은 있으나 한국어 가이드는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영어 가이드를 선택했다. 가이드는 20대후반 ~ 30대 초반정도로 보이는 터키계 이민자였고, 현재 경영학 대학원 과정에 다니고 있다고 했다. 가끔씩 파트타임 잡으로 하는 가이드지만 당연히 취업비자가 있어야 한다고 했고, 얼마 안되는 수입이지만 스웨덴은 수입이 적다고 세금을 안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했다. 약 30%정도의 세금을 낸다고 했다. 우리나라처럼 소득세 면제구간이 높은 것 하고는 ..

[스웨덴] 보이는 스웨덴 보이지 않는 스웨덴을 쓰는 이유

나는 가족과 함께 2019년 2월부터 스웨덴에서 거주하고 있다. 스웨덴에 온다고 하니 주변 사람들이 스웨덴은 정치, 기초생활비 보장, 교육, 의료, 주거정책 등 복지시스템이 배울 것이 많은 약간 이상향에 가까운 국가라고 얘기해 주었다. 나도 20대 후반 회사에서 해외영업 업무를 하던중 짧은 기간 이었지만 스웨덴을 담당한 적이 있었다. 심지어 그 후 수년간 내가 영어이름으로 사용했던 ike는 당시 스웨덴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던 나를 옆에 있던 선배가 농담삼아 스웨덴어로 nothing이라는 의미의 ikke라고 나를 부른 것에서 시작되었다. 어쨌든 현지에 정착하고 집을 구하고 시내구경을 다니고 처음 몇 달간은 그냥 그 자체가 재밌었고 이국적 느낌의 건축물 등 문명의 흔적들은 나를 들뜨게 만들었다. 길거리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