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파주의 열화당을 방문했다. 열화당은 한국 출판업계에 있어서 큰 역할을 한 출판사 이다. 주로 미술, 건축 관련 예술영역의 책을 많이 출판했기에 의외로 출판사 이름이 대중적이지 않을 수 있다. 열화당을 설립한 80대 창업주와의 대화에서 아직도 자녀세대인 나보다도 강렬하게 살아 움직이는 생기를 느꼈다. 그는 파주 출판단지를 처음부터 설계하고 지금까지 이끌어온 장본인 이다. 50이 넘으면 조금씩 내려가는 삶을 살라는 수많은 누군가의 주장과는 사뭇 다른 인생을 쌓아가고 있다.
열화당은 강릉 선교장의 사랑채 이름이다. 강릉이 고향인 관계로 나는 오래전부터 그 이름이 머릿속에 있었지만 직접 방문하고 그곳을 지금 움직이는 주인들에게 받은 느낌은 매우 강렬하다고 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다. 보이는 공간과 보이지 않는 공간에 차곡차곡 쌓여있는 시간, 서적과 작품의 무게들...
인생 초반기에 더 많이 이런 공간들과 또 창업주들과 만났으면 나의 지금까지의 인생은 달라졌을까? 아니면 지금이라서 이런게 조금이라도 느껴지는 걸까? 무엇이던 처음 그것을 만든 창업주, 기업가, 혹은 연구자들의 힘은 그 무엇하고도 비교할 수 없는 에너지를 발산하고 그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에너지에 동화가 된다.
어쩌다 날짜를 보니 오늘이 6.25다.
- 2020.0625 종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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