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마의 단상(stray thought)/종마의 단상

[단상] 오리지낼리티

종마(宗唛) 2026. 5. 18. 11:42

SH라고 하는 대학교 동기가 있다. 과내 동아리를 같이하기도 했지만 군입대로 갈라지기전에 늘 붙어다니던 4인방중의 한명이었다. 4인방중 현역 군복무를 한 나를 제외하고 3명은 한해 일찍 복학했기에 자연스럽게 나는 그 친구들과 같이할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그후 다들 바쁘게 살았다. 각자의 결혼이후 아주 이따금씩 만나고 연락하기는 했지만 소식이 뜸했었다. 그러다 어느날 서로 만나자고 연락이 된후 몇년째 1년에 2~3번씩 만나고 있다.

그 친구는 천성이 엔지니어였다. 명색이 전산공학과 였지만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서야 개인적으로 제대로 컴퓨터를 처음보았던 나하고는 달리 친구는 머리부터 밭끝까지 엔지니어였다. 이미 고등학교 시절부터 컴퓨터를 스스로 조립해서 사용했고, 나로서는 듣도보도 못한 '마이크로 소프트'란 잡지를 이미 몇년째 보면서 프로그래밍까지 하는 우수한 친구였다. 친구의 조언으로 나도 1년간 구독하며 시도를 했지만 나는 결국 '마소'와 친해지지 못했다.

거의  10여년만에 제대로 만나는 것이라 서로 할얘기가 많았다. 그러다 이친구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자전거와 오디오에 관한 얘기였는데 특히 나는 오디오에 관한 얘기에 빠져들었고 2~3년간  귀동냥을 하다 난생처음 작지만 괜찮은 스피커 그리고 DAC와 앰프가 결합된 세트를 구입했다. 원래 각각을 사면 300이 넘는 가격이었는데 앞구정에서 소리샵으로 알려진 '세에라자드'에서 200만정도 프로모션할때 구입했다. 집사람한테는 합쳐서 100만 이라고 얘기했다. 그래도 너무 비싸다고 이해가 안가는 표정을 옆에서 지었다.

이번에 다시 만나서는 음원에 관한 이야기와 어떤 음악을 스피커 성능 테스트 음악으로 하는지 물었다. 사계의 겨울을 사용한다고 했다. 그러다 다시 LP의 매력 그리고 어쩌다 내가 살고 있는 유럽과 한국의 코로나 대응에 대한 비교얘기가 나왔다. 별로 유럽에 많은 곳을 가보지도 못했으면 나는 아는척하고 이제 유럽은 지는별 한국은 뜨는별이라고 떠들었다. 오히려 이친구는 업무상 출장이지만 나보다 몇배더 많이 유럽을 다녀봤고 나보다 이해가 깊은것 같았다. 그러다 요즘 우리나라의 사람들의 역량과 자신감에 대해 얘기했는데 친구는 그래도 뭔가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럽인들에 비해 '오리지낼리티'에서 나온 자신감은 약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한국은 그 부분에 자신감이 사회적으로 부족한것 같다고 했다. 머릿속에 한글, 직지심경란 단어가 떠올랐지만 근현대로 시각을 돌리자 반박할만한 뭔가가 생각나지 않았다,

퇴직후 일상적으로 글을쓰며 책도 준비하고 있다. 문득 잡다하게 따다 붙였지만 내가 준비하는 것의 '오리지낼리티'는 무엇일까하고 생각이 일주일 넘게 머리를 붙잡고 있다.

- 2020.0711 종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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