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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인문학, 통찰

종마(宗唛) 2026. 5. 18. 11:48

- 인문학적 통찰이란 -

나는 30대 초반에 경영컨설턴트로 약 5년 정도 일했다. 가장많이 썼던 용어를 얘기하면 인사이트였다. 우리말로 하면 통찰에 가까울 것 같다. 돌이켜보면 몇가지의 데이터와 비즈니스 환경분석으로 짧은시간내에 억지로 미사여구로 포장한 결과를 도출한적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최소한 고객사에 인사이트를 제시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책임감은 가지고 일했다. 최종보고전에 뭔가 손에 잡힐듯한 인사이트가 나오지 않으면 팀원들과 밤을 새기도 일수였다.

최재천 교수는 통찰을 자연과학차원에서 상호다른 현상을 배타적이지 않고 교차해서 통합해서 볼수 있는 통섭이라는 용어로 새로운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래도 그는 자연과학자에 머무르며 선진화된 개념을 도입했지만 그의 책이나 강의에서 머리를 관통하는 무언가를 느끼기에는 조금 아쉬웠다.

채사장이란 필명으로 출판한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얇은 지식'이라는 책은 그가 유명한 교수나 박사가 아니더라도 30대의 젊은 작가가 독학으로 독자들에게 그동안의 조각나있던 인문학적 소양을 구조적이며 관통하는 시각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통찰력이 엿보인다.

유발하라리의 '사피엔스'가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보다 훨씬 영향력이 커진데는 총균쇠보다 훨씬 조악한 개별내용이라도 구조적으로 관통하는 통찰력있는 시각을 제공했기 때문이지 아닐까한다. 그 외에도 신영복 교수, 최진석 교수, 이광요 총리 등 많은 사람들이 통찰력있는 식견으로 우리의 시야를 통찰에 가깝게 올리는데 도움을 주었다.

인문학적 통찰을 조금이라도 경험하면 마치 한번 높은 건물에서 아래상황을 지켜보면 어디가 혼잡하고 어디가 여유로운지 알게되면 더이상 그 뷰를 버릴수 없게되는 것처럼 먹고사는 것과는 다른 지적유희를 버릴수 없게된다.

한나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에서 유대인을 학살한 아이히만의 평범하고 순한 모습에서 엿볼수 있듯이 순간적으로 나는 선한행동을 했지만 전체적 삶의 궤적을 보면 악한삶일수 있다. 또 그 반대일수도 있다. 그가 인문학을 가까이하고 이해가 있었다면 과연 그의 단순한 기술적 행동이지만 유대인을 학살한다는 행위를 할수 있었을까?

- 2020.0724 종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