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된 마을 지키기 -
우리 고향은 도심과 크게 멀지않은 불과 몇킬로 떨어진 강원도 시골마을이다. 내기억에도 상당히 오랜기간 비포장도로 상태여서 자동차의 운행이 쉽지않았다. 약 15년~20년전 사이에 2차선 포장도로가 생기면서 마을자체 및 시내와의 유동성은 급격히 올라갔다. 단지 시골마을을 관통하는 도로다보니 2차선 차로인데도 신호등 건널목이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않기도 하고 운전자들이 속도며 보행자 조심이 별로 없어서 50대인 나조차도 마을을 관통하는 이 도로를 건너 마을 반대편으로 가는게 조심스러워졌다. 둘레길 이런것도 없어서 신라시대부터 있어온 오래된 마을을 마음편히 산책하는데도 불편하게 되었다. 사망사고를 포함한 자동차 사고도 끊이지 않는다.
사실 제사 등의 집안일과 어머니를 뵈러 띄엄띄엄 가보는 고향이라 갈때마다 이런 것이 눈에 들어오지만 당장 이곳에 살고있지 않는 나로서는 마을문제에 관여하기도 애매하고 또 한편 이들도 이런 고민과 건의를 면사무소나 시청에 한것 같지만 오랜기간 그 상태이다. 그러다 평창올림픽이 진행되며 마을의 북쪽을 관통하는 KTX철로가 생겼다. 국가사업이고 지역전체에 도움이 되는 인프라사업을 마을의 안형을 해친다고 반대하는 것은 쉽지않았을듯 싶다. 더구나 철로가 지나간 자리의 마을사람들은 시골에서는 평생만지기 어려운 큰돈을 벌게된 사람들도 많다.
이번에 오랜만에 고향에 가니 마을을 관통한 그도로가 4차선 도로로 확장된다고 한다. 도심처럼 차량통행량이 많은곳도 아니고 차랑정체가 있는 곳도 아니다. 어머니 한테 얘기를 전해들은후 이번에는 안되겠다 싶어 이장님을 비롯한 마을사람들을 만나봤다. 나는 오래된 마을의 안형유지와 안전성에 이슈를 제기했다. 하지만 이미 시의 정책사항이고 예산도 반영됐으며 무니만 공청회도 진행했다고 한다. 심지어 직적접 영향을 받게되는 우리집은 공청회라는 것은 들어보지도 못했다고 한다. 마을사람들에게 이슈를 제기했고 시에 요청하여 공청회를 다시 열고 안전성 이슈도 제기했다. 그뒤 몆몇분은 수십년간 알고 지낸 사람이 맞는가 할정도로 반응이 안좋다. 마을 전체의 분위기는 도로 개통에 의한 지가인상과 토지보상에 관심이 첨예하다. 나와같은 주장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4차선인데도 노선이 나오지 않아 또다시 일부분은 마을중앙을 관통하는 큰 보가 올라간다고 한다. 이제 천년이 넘은 이 마을은 모습이 완전히 망가지게 되고 살기위해 이동해야 하는 마을내에서의 동선은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해지게 되었다.
우리마을은 신라시대부터 절터가 남아있는 곳으로 예로부터 사람이 살기좋은 곳으로 여겨져온 명당이다. 오죽하면 '생거OO 사거OO'라는 별칭도 있고 우리마을은 생거쪽이다. 이제 천년이 훌쩍넘은 오래된 마을은 안형이 거의 사라지게 되었다. 유럽을 여행하다보면 수백년이넘게 안형이 유지되고 있는 마을들을 많이 보게된다. 이런곳은 개발도 제한되고 인프라가 들어와도 마을외곽을 돌며 구축된다. 이런곳의 오래된 마을과 건축물들은 살아있는 역사이기도 하고 좋은 관광자원이기도 하다. 한편 우리의 시골마을의 집이나 건축물들의 상태는 우리나라 전체가 그렇듯이 과연 보존할만한 가치가 있을까하는 임시주택같은 슬리브형 지붕으로 만든 외형이 망가진 집들이 부지기수다. 복잡한 이슈이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당장 먹고사는 문제에서 벗어나고 선진국의 초입에 진입하고 있다. 충분히 이런 문제에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 2020.0726 종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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