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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가양주와 조세 정책

종마(宗唛) 2026. 5. 19. 09:40

- 가양주의 몰락과 조세정책 -

우리집에는 제사와 명절에 사용하는 가양주(매실주)가 있다. 오래전부터 해오던 집안의 관습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집안에서 해오던 일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집에서 담그다보니 매년 맛이 들쑥날쑥 하기는 하다. 가양주는 꽤 오랜기간 나한테는 그런 의미였다. 그때까지만해도 그런 가양주가 조세정책과 연결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2016년 더운 여름 금요일 저녁 어느날 삼청동에 있는 막걸리학교에서 주최한 고영 선생(고문헌 음식문화사 연구가)의 강의에 참석했다. 두 시간의 강의는 시간가는줄 모르게 끝났고, 전통문화관련 마케팅을 인생2막으로 하겠다고 내적으로 선언한 나에게는 약간의 충격과 정신머리를 번쩍들게 하는 강의였다.

특히 가양주로서만 명맥을 이어오던 우리전통주는 일제시대를 거치며 세금을 걷기위한 과세의 대상이 되고, 이는 필연적으로 세금을 내기위해 단순히 집에서 만들어 먹는 수준이 아니라 제3자를 대상으로 판매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되고 이는 가양주 금지령과 동시에 국내에 들어온 일본의 근대화된 양조기법과 회사에 맥을 못추고 대부분 그 명맥을 잃어 버리고 말았던 점은 많은 한탄을 불러올리게 하였다. 즉 우리의 전통 가양주는 우리나라 스스로 산업화의 길을 가지 못했기에 와인, 맥주 및 사케처럼 발전하지 못하고 쇠퇴의 길을 걷게 된것 이다. 특히 1965년 쌀 부족으로 인한 국가의 양곡보호조치로 우리술의 주원료였던 쌀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 것도 지금의 대중적인 저가의 주류가 대세를 장악하게 된 원인의 하나이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전국방방곡곡에서 규모있고 수준있는 전통주 양조장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어 우리 주류산업의 전망을 밝히고 있으니 다행이고 이런 발전이 지속되기를 기대해본다.

한편 막걸리는 일본이 먼저 Makori라는 영문명으로 미국 등에서 상표등록을 하였다고 한다. 꼭 인삼과 김치를 먼저 등록한 모습과 같다. 다시 한번 마케터로서 우리 전통상품의 활성화와 세계화에 대한 의지를 다짐하게 된 계기와 관련분야의 여러분을 만나게된 오랜만의 유익한 자리였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조세정책의 변화는 단순히 세금만 많이 혹은 적게 걷는 이슈가 아니라 개인의 경제적 행동은 물론  연관 산업전체의 가치사슬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고 앞으로 이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 것에 대해 심각히 고민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라는 것이다. 예를들면 부동산 조세정책은 집값에만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 전방의 건설산업과 그 가치사슬에 연계되어 있는 수많은 후방 연관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이 이슈는 원가와 비용에 영향을 미쳐 집값을 끌어 올리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수도 있다.이렇게 자주 그것도 급격히 바뀌는 조세정책을 보면서 중간에 이런 문제에 대해 공청회 하나 제대로 있었는지 들어본적도 없다.

- 2020.0725 종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