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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대기업이 별로없는 스웨덴은 어떻게 인당GDP가 높을까?

2019년 스웨덴의 인당 GDP는 51,615$(OECD 10위)로 한국의 31,846$(OECD 22위)보다 여전히 높은 편이다. 과거에 비하면 두 국가간의 격차가 상당히 좁혀졌지만 여전히 큰 격차가 있고, 이는 국민들의 생활수준에도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여 몇가지 분석과 비교를 해보고자 한다. 한 가지 개인적으로 특이하게 생각했던 점은 1990년대 까지만 해도 스웨덴에는 ABB, Ericcson, Volvo, Electrolux, Scania 등 세계적인 대기업들이 꽤 포진하고 있었지만 지난 30년간 이런 대기업들은 상대적 규모가 현저히 줄었거나, 해외 기업에 통채로 혹은 지분 매각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떻게 대기업을 경제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삼고 있는 한국과 비교해서 여전히 높은 G..

[단상] 예술, 종교, 라즈니쉬 그리고 경제성

십 수년째 만남을 이어오고 있는 모임(한국 IMC 연구회)이 있다. 코로나로 인한 대면모임이 어려워진 상태라 월1회 하던 세미나를 줌(Zoom)을 통해 비대면으로 하고 있다. 매달 주제가 바뀌는 턱에 재미가 있는데, 최근에 했던 주제들을 보면 'LG생활건강의 지속적인 도약의 배경',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교육', '소니의 흥망성사', '홍보회사의 지속가능 성장의 비결' 및 '비대면 시대의 예술인의 현황' 등이 있었다. 바로 직전 주제가 '비대면 시대의 예술인의 현황'이었는데 한국예술종합대학에서 예술경영을 전공한 전문가의 다양한 얘기에 우리가 겉으로만 알던 또 모르던 예술인들의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다양한 얘기 중 이번에 집중해서 부각된 얘기는 크게 두가지 주제였다. 첫번째는 비대면 시대의 예술인의 ..

[단상] 굿바이 윔블던

2019년 6월쯤 이었다. 여름휴가로 영국 여행계획을 짜고있었다. 비행기 티켓값을 줄여보려고 주로 저비용 항공사가 취항중인 gatewick공항으로 티켓을 구매했다. 그리고 런던 시내 보다 저렴한 호텔을 시 외곽에서 찾다보니 공항에서 도심까지 동선상에 윔블던 지역이 눈에 들어왔다. 지도에서 zoom-out하면서 보다 세계 3대 테니스 대회의 하나인 윔블던 경기장 이름이 보이면서 20년전 옛 생각이 생생히 머릿속으로 흘러갔다. 20년전 대학원 2년차때 하루 오후 윔블던 경기를 관람했던 기억은 아직도 깊은 느낌으로 남아있다. 사실 나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시카고 대학에서 교환학생으로 와있던 프랭크라는 미국인 친구가 마침 과제를 같이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윔블던 경기를 보러가자고 제안하였다. 별로 스스로 활동적이..

[스웨덴] 골프는 사치스러운 운동일까?

1998년 US여자 오픈에서 박세리 선수가 맨발투혼으로 우승했던 장면은 골프를 치는 사람이던 안치는 사람이든 모두 기억할 것이다. 그때 이후 LPGA는 한국 여자 프로선수들이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십수년간 골프여제의 위치를 지켰던 스웨덴 여자골퍼 '애니카 소렌스탐'도 40대 이상의 사람들은 기억할 것이다. 애니카 소렌스탐은 LPGA 역사상 우승횟수 2위인 박세리 보다도 우승 횟수가 두 배가 넘을 정도로 전설적인 기록을 가지고 있다. 필자는 40대 중반이 넘어서야 골프를 시작했다. 핑계일지는 몰라도 직장인들은 시간도 부족하기도 하고 실제 필드에 나가기에는 비용도 상당히 부담이 된다. 필자도 막상 골프를 해봤다고 했지만 연습장도 거의 안갔고 1년에 필드를 많이 나가야 겨우 몇 번..

[단상] 커피와 와인의 풍미(flavour)를 느끼는 법

올해 20살이 된 아이가 커피를 본격적으로 마시기 시작한다. 아이도 처음에는 달콤한 커피믹스를 좋아했다. 그러다 어느날 친구들하고 카페에서 그룹스터디를 하면서 라떼를 맛보고 오더니 집에와서도 이제는 믹스커피가 아니라 드립 원두커피에 우유를 타서 마신다. 필자가 20대 중반일때 까지만 어렸을적에는 소위 다방커피라고 하는 요즘의 믹스같은 커피만 마셨고, 자판기에서 블랙이라고 하는 것도 프림을 뺀 설탕만 넣은 커피정도 였다. 복학을 하니 서서히 종로, 강변역 인근의 카페에서 벌써 거의 25년 전인데도 카푸치노나 라떼를 5~6천원의 가격에 판매를 시작했던 기억이 있다. 취업을 하고서도 소개팅을 하거나 모임이 있을때나 가던 장소였다. 약 20년전 고향에 내려갔더니 아버지는 여전히 다방에 가신다고 하신다. 그래서 ..

[단상] 가끔씩 전원을 껐다켜야 한다.

스웨덴의 인터넷망은 무선망(wireless)이나 유선망(wired) 모두 한국대비 느린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IT 기기의 속도때문에 답답한 적이 많다. 자주 백신프로그램과 최적화 프로그램으로 기기를 정비하지만 별효과가 없다. 하도 답답해서 서비스센터에 전화하니 모바일기기나 노트북 그리고 인터넷 셋탑박스마저 가끔씩 컸다 키라고 한다. 실제해보면 그러는 과정에 알게모르게 설치된 쿠키나 CPU 속도를 잡아먹고있는 캐쉬메모리가 리셋이되어 비워지면서 다시 정상속도로 되돌아 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문득 전산소(Computer Center)에서 아르바이트 하면서 했던 30년 전의 유사한 상황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사회에서 나를만나 아는 사람들은 믿지 않겠지만(워낙 백지에 가까운 수준이라서...) 나는 대학..

[단상] 흑백사진

고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지 총 4번 정도 서울에 왔던 기억이 난다. 첫번째는 막내고모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6살때 쯤 강릉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던 희미한 기억이 있다. 사실 그게 서울이었는지 정확하지 않고 아무에게도 다시 물어본 적이 없다. 비행기를 탔었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강릉으로 내려가는 길에 옆자리에 있던 누군가가 넌 참 어린나이에 비행기를 타는구나 라고 했던 기억만 있다. 그때 이미지는 흑백인지 칼러인지 잘 모르겠다 두번째는 춘천에 살 때인데 초등학교 3학년 어느 주말에 아버지와 함께 당일치기로 기차를 타고 서울 구경을 왔던 기억이 있다. 이때부터는 비교적 기억이 생생하다. 그 당시 우리집도 별로 여유가 없었던 기억이 나는데, 정말 그날 하루는 '화려한 외출'로 머릿 속에 내재해 있다. 기차를 ..

[단상] 현대물리학과 불교(낱생명 x 보생명 = 온생명)

2~3년전에 사두기만 했던 '나이듦 수업' 이라는 책을 펼쳐들고 읽기 시각했다. 50대 진입을 막 앞두었고 직장에서도 열정의 불꽃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어서 그랬는지, 그 즈음에 우연히 서점에서 구매했다. 그러나 제목도 그렇고 비슷한 책은 이미 십여년전에 나왔던 인생2막 등 많아서 그냥 뻔할것 같아 괜히 샀다는 후회감과 그냥 구석에 처 박아 놓았는데 정말때가 되어서 그랬는지 옆에있는 수 많은 책을 제껴두고 읽기 시작했는데 인사이트와 깊이가 있다. 섹션중 물리학자인 장회익이란 분은 공부라는 주제로 여러가지를 얘기했는데, 거의 마지막 페이지에 물리학자로서는 언급을 안할 것 같은 약간은 종교적인 '낱생명, 온생명'이라는 것이 본인의 최종공부가 될것 같다는 주제를 얘기한다. 즉 우리 개인은 낱생명이고 이는 공기,..

[젓가락] 포크와 젓가락

우리 전통문화에 관심을 가지면서 제일 먼저 우리문화의 우수성과 결부 시키려고 했던 상품이 젓가락이었다. 나만 그렇게 느꼈는지 모르지만 오랜 기간 동안 우리나라는 지난 50년간의 기적적인 성장의 이면의 하나로 쇠젓가락이라는 도구가 있었음을 우리 사회의 다양한 컨텐츠에서 자주 드러내왔다. 세계 기능공 대회에서 몇 연속 우승을하고 있으며, 손기술이 좋아서 미용사나 외과의사 기술이 뛰어나며 젓가락이 자연스럽게 두뇌와 연결된 손 근육을 자극하여 수학을 잘한다는 등 많은 이야기가 자리해있다. 심지어 관련 논문도 여러편 있는 편이다. 젓가락에 관심을 가지며 이렇게 우수한 젓가락질을 오른손으로만 하지말고 왼손도 단련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든지도 몇년째라 이따금씩 생각날때마다 왼손으로 한번씩 젓가락질을 하고는 한다. ..

[스웨덴] 지하(basement workplace)의 재발견

스톡홀름 거리를 거닐다 보면 자주 거리에서 지하나 반지하 쯤으로 보이는 창을 발견하게 된다. 궁금해서 들여다 보았더니 여러가지 용도로 사용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창고 같이 보이는 경우도 많았지만 대다수는 오히려 세련된 사무실이나 예술가들의 작업실 같은 느낌이 많다. 지하 혹은 반지하 하면 영화 기생충에서 나오듯이 뭔가 안좋은 환경의 이미지만 가지고 있던 나에게는 새로운 충격이었다. 아무래도 물리적으로 보면 지상층 보다는 일조량이나 환기 등에서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물론 보인다. 그리고 우기에 거리에 물난리라도 나면 잠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처음에는 들었다. 그러나, 3년동안 살아본 스톡홀름은 생각보다 강우량이 많지도 않고 건조한 편이다. 그리고 폭우로 물난리를 볼 수 있는 경우도 거의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