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6

[단상] 탐욕이 나를 좀 먹다

- 탐욕이 다시 나를 좀먹다 - 오늘 우연히 읽은 오랜 기간 알고 지내던 정년을 앞두신 교수님 글이 제 뒤통수를 쳤습니다. 직장 그만두고 50을 넘기면서 뭔가 이제 조금씩 내려가면서 사는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그 마음이 채 1년을 가지 못하고 스스로를 재촉하면서 지식욕, 물욕, 명예욕을 다시 채우려고 했나 봅니다. 제 스스로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만 내려놓으면 완전히 비워져서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될 것 같은 마음을 두려워하고 채우기 시작하면 다시 그 탐욕이 저를 이내 좀먹는... 친구가 공유해 준 아래 박경리 선생님의 시에 딱 정반대가 요즘 저의 모습이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박경리 선생님의 유고시집 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홀가분하다' 中 비밀 사시사철 나는 할 말을 못 하여 몸살..

카테고리 없음 2024.10.24

[습작 수필] 창밖을 보다 문득

창밖의 풍경은 이국적 유럽인데 갑자기 어릴 적 고향마을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살고 있는 스톡홀름 아파트는 130년 정도 된 작은 건물에 있는 아파트인데 내부만 고쳐서 산다. 거리의 대부분 건물들이 그렇다. 그러다 보니 이른 새벽이나 밤늦게 가게들이 문을 닫고 사람들이 집으로 들어가고 아무도 없는 거리는 그냥 수십 년 전의 이곳과 크게 다를 게 없을 것 같다. 뉴욕이나 서울 같은 현대식 대도시 하고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밤이나 새벽에는 매우 조용하고 한적한 느낌이다. 그래서 오늘새벽잠이 깨서 갑자기 고요한 느낌에 창밖을 보다 시간이 뒤로 흘러간 느낌이 들었나 보다. 어린 시절 방학 때면 늘 강릉의 본가에서 지냈다. 할아버지께서는 초등학교 5학년 겨울에 돌아가셨는데 이미 수년간 병상..

[단상] 시작이 두려운 누군가에게

'시작이 반이다'는 속담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시작만 하면 그 일에 대해서 50%는 해낸 것과 비슷하다는 의미인데, 그만큼 뭔가를 시작하는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동시에 뭔가를 시작하는 그 짧은 시간에 엄청난 시행착오와 함께 큰 배움도 있다. 어린시절에는 뭣도 모르고 시작을 한다. 하나에서 열까지 다 모르는 것이기에 그냥 생존을 위해서 시작할 뿐이다. 그건 부모님에게서 주어지는 환경과는 다른 본인과의 싸움이다. 나이가 들면서 어느정도 생존의 기반이 준비되면 새로운 시작이 점점 어려워진다. 새로운 시작에 대한 이해득실도 따지게되고, 시작하는 그 순간의 어려움이 어떤지 경험적으로 알기에 두려워지는 면도 있다. 그럼에도 시작이 있어야 한다. 그 짧은 힘듦의 순간과 함께오는 배움의 기쁨은 상당하다. 이..

[단상] 누군가가 멋있어 보일때(2018.1210)

난 이럴때 그 누군가가 멋있어 보인다. 1. 자기 일에 몰입해 있을때 2. 남자가 딱 맞는 수트를 입고 고요히 서있을때 3. 한창 조깅을 하고 있을때 4. 공원의 벤치나 도사관에서 책을 읽고 있을때 5. 악기를 연주하고 있을때 6. 상대방이 흥분해서 민감하게 반응할때 차분하게 대응하되, 상대방이 수치심을 느끼지 않게 할때 7. 회의에서 번뜩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할때 8. 남모르게 선행을 할때 9. 모임에서 사회를 멋드러지게 진행할때 10. 나의 말에 집중하고 들어줄때 11. 매너있게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노약자에게 양보할때 12. 회의를 능숙하게 이끌어갈때 13. 진정성있게 소통을 할때(사실 그대로 고백하는 것과는 다름) 14. 스티브잡스의 애플2 소개 프레즌테이션 15. 밴드가 길거리에서 사람들을 주목시킬..

[단상]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2018.1103)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이 문구를 보았을 때 어떤 느낌이 드는가? 해탈의 경지에 든 성철스님이 하신 말씀이니 큰 의미가 있다고 느끼는가? 솔직히 그런것 같기도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다. 나에게는 너무 담론적인 표현이다. 그런데 성철스님은 이 말씀을 두번 하셨다고 한다. 처음에 그러셨다가 몇년 뒤에는 '산은 산이 아니요. 물은 물이 아니다'라고 하셨다가 득도의 경지에 이르렀을때 다시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고 하셨다고 한다. 이렇게 말씀을 바꾸셨다고 하니 느낌이 달랐다. 유발하라리는 그의 책 표지에 'everything changes'라고 표현했다. 이 또한 담론이다. 신을 부정하는 표현으로 보여진다. 특히 철학자나 역사학자들의 담론은 허무하게 느껴진다. 오래된 고서나 경전에 나오는 담론들은 그런..

[단상] 외모와 내면 무엇이 더 중요할까?

2018년 겨울로 접어들던 어느날 고등학교 1학년 이던 아이를 학원에 데려다주며 나눈 대화이다. 기말고사 준비가 시작되니 학원에서 주말에도 아이를 불러낸다. 오늘(일요일) 오전에 아침식사 후 아이를 학원에 데려다 주는데 남자아이인데도 준비하는데 한참 걸린다. 나는 아침에 출근준비를 일어나서 나갈때까지 씻 는것에서 옷입는 것 까지 길어도 20분을 넘기지 않는데 아이는 나보다 한참 더 걸린다. 그동안 가끔 아이가 준비시간으로 늦는 경우가 있어 닥달하기도 하고 남자아이가 그리고 학생이 왜 그리 치장에 시간을 보내냐고 가끔 잔소리도 하곤했다. 차안에 들어가서 나의 스마트폰을 달라는 아이에게 먼저 질문을 하나 던졌다. 사람을 볼때 옷입는 모양 등 겉모습인 외모가 중요하니 아니면 내부의 마음이나 인격이 더 중요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