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74

[단상] 관습적, 관행적, 그리고 사회정의

관습적, 관행적, 보편적, 윤리적, 합법적, 그리고 사회정의 우리는 관행적, 관습적이란 이유로 많은 일상적인 일들을 처리하고 있다. 노약자에게 양보하는 일, 명절에 차례 지내는 일,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 신입생이나 신입사원이 신고식을 치르는일, 과거에 다운계약서를 체결했던 일, 음서제도, 고려장, 이력서를 과장하는 일, 해외를 보면 무슬림사회에서의 여성이 히잡으로 외출 시 얼굴을 가리는일 등등 대부분 오랜 기간 혹은 특정기간 동안 너도 나도 일반적 해온 행위이다. 이중에는 현재의 관점 혹은 특정시대의 관점으로 보면 비윤리적, 비합법적인 일들도 있고, 시대를 넘어서서 지속되는 윤리적, 사회정의적인 일들도 있다. 또 그런 것에 상관없이 인간의 이기적/이타적 본능에 의해 오랜 기간 지속되는 행위도 있다. ..

[단상] 숙성의 시간

'숙성의 시간' - 앞으로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 김치, 치즈, 젓갈, 홍어, 나또, 스르스트뢰밍(북유럽식 삭힌 청어), 심지어는 신선함이 중요한 회, 고기도 상당히 많은 인류가 오랜 기간 좋아하는 음식은 숙성의 시간이 필요했다. 음식만 그러한가 배움 및 생각에도 숙성의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하지 않고 넣기만 하는 지식의 위험함은 사회 곳곳에서 발견된다. 요즘 10~20대 자녀들을 둔 부모들이 그리고 교육정책가들이 만들어낸 돌이킬 수 없는 실수는 우리 아이들을 10대 초반부터 성인이 되는 순간까지 숙성의 시간을 빼앗고 입시의 수렁텅이에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나 또한 여전히 그러고 있다. 줄이려고 하는데 쉽지 않다. 부작용은 눈에 보이게 안 보이게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아이들이 배..

[단상] Dynamic Korea(다이나믹 코리아)

Dynamic Korea!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만들었던 슬로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문구이고 개인적으로는 한 20년은 더 유지했으면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확실히 한 단계 더 점프하고 나면 새로운 시대에 맞는 모토를 고민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이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 본 내용으로 들어가자면 나는 50을 막 넘어섰다. 100세 인생이라고 보면 중간을 넘어섰고 활동기라고 보면 앞으로의 20년 전후가 내 인생의 마지막 활동기이고 그 이후에는 정리기에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정리기라고 해서 내가 건강만 하다면 활동적으로 살지 않는다는 얘기가 아니라 사회적 단계나 개인적인 차원에서 좀 그렇게 살고 싶다는 얘기이다. 다시 말해 나보다 한 세대 젊은 20대가 있다면 그들은 확실히 더 다이내믹하고 세..

[단상] 생존본능

'생존본능', 이 단어가 항상 마음속에 있기는 했으나 무엇에 내가 촉발되어 이 단어로 글을 쓰기 시작했는지는 모르겠다. 글을 쓰다가 중간에 길을 잃어서 한참 그냥 두었는데 엉뚱하게도 '기술의 충격(What Technology Wants)'이란 책을 읽다가 글을 마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 2010년 보험사로 이직하여 10년 정도 마케팅과 신시장 개발업무를 담당했다. 보험사에 일하는 사람은 몰라도 일반인은 보험이란 영역이 여전히 어렵고, 불투명하며 뭔가 그런 느낌이 강하다. 특히 우리가 현실에서 주로 접하는 보험모집인(보험설계사)인 업무는 아무리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이 라이프플래너 등으로 이미지 쇄신을 해도 접근이나 직업으로 시작이 쉽지 않다. 아주 손쉬운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 계약이 몇 개 끝나고 나면..

[단상] 관계의 positive 방정식

하버드 대학 등 유수의 대학에서 진행한 여러 수십 년간의 종단 연구에서 좋고 풍성한 인간관계가 행복한 삶과 건강한 삶의 핵심이라고 합니다. - 이너써클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 많은 관계학에서 부정적으로 다루지만 현실에서 조직적 승리에서는 꼭 등장하는 관계이다. 솔직히 나 또한 이런 것이 나한테 있다면 포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런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많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람도 있다. 현실적으로 이너써클이 없어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성숙되고 발전된 사회일수록 이너써클은 그 부정적인 영향은 적고 소속된 멤버들도 스스로가 가지는 윤리적 자괴감이 적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 틀린 게 아니고 다르다 - 약 10년 전쯤 다니던 직장에서 타 부서의 나보다 5~6세 많았던 선배..

[독서노트] 정치적 올바름에 대하여

몇 편에 걸쳐서 정의가 어쩌니, 복지가 어쩌니, 세금이 어쩌니, 유투버의 정치 관련이 어쩌니 글을 써왔다. 소수의 친한 지인그룹에게만 공유했지만 놀라울 정도로 공격하거나 비판하는 그룹도 있고 다양한 의견 표명을 인정하는 그룹도 있고, 또 동의를 표하는 그룹도 있고 다른 이야기로 피드백을 주는 그룹도 있다. 어떤 개인은 지금 딱 나의 이해관계에서 썼다고 비판하기도 하고 어떤 개인은 공감한다고 얘기도 했다. 그들의 경제적 상황은 나와 같지 않음에도 다른 방향 피드백을 주는 것을 보면 세상의 관점은 다양하다. 우리는 작은 개인이지만 총선이라는 정치적 선택을 앞두고 있다. 무조건적으로 인물이 누 구던 간에 이미 방향을 결정한 사람도 있고, 아예 정치가 더럽다고 생각하거나 무관심하여 투표를 안 하는 사람도 혹은 ..

[습작 수필] 성당의 종소리

오늘은 일요일이다. 아침식사 후 집안정리를 마치고 커피를 내리고 있는데 근처 성당에서의 종소리가 은은하게 창가로 스며든다. 스마트폰의 시계를 들여다보니 11시를 가리키고 있다. 아니 디스플레이를 하고 있다. 디지털시계가 아날로그시계를 대체하면서 시계를 보고 몆 시를 가리키다는 표현이 어색하다. 시계가 대중화되기 이전인 19세기만 하더라도 성당의 종소리는 그 마을의 사람들에게 시간을 알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거의 모든 사람이 시계를 가지고 있는 요즘시대에도 종소리가 계속되는 것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 주는 연결고리의 느낌도 있다. 기독교가 대중화되지 않았던 어릴 적 우리 마을에서는 마을공회당이 그런 종을 치는 역할을 했던 기억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이상하게도 이미 잠을 깨고 식사도 하고..

[단상] 정의(올바름)에 대한 집착

법정스님이나 김수환 추기경 처럼 종교에 귀의한 사람 중에서 특별한 소수나 혹은 완전히 세속적인 삶을 버린 사람이 아닌한 너무 정의롭고 바른말만 하고 또 그런방식으로 일하는 것 같은 사람은 오히려 때로는 의심스럽고 위험에 보인다고 하면 나의 판단이 이상한가? 특히 그가 현실적인 정치인이거나 사업가라면 더욱 그래 보인다. 비유가 적절한지는 모르지만 털어서 먼지 안나오는 사람보다는 적절한 수준의 먼지가 있는 사람이 오히려 신뢰감 있게 보인다. 자기와 가족을 어느 정도는 우선시하는 게 오히려 자연스럽고 상식적으로 보인다. 정의? 올바름? 적절함은 다분히 이론적이고 문화종속적이며 상대적으로 보인다. 밴담의 공리주의 이후 다수의 대중을 위하는 것이 정의라고 하는 것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SNS 이후로는 그..

[습작 수필] 구기자 차

어느 날 구기자 차의 깊은 맛을 느끼게 되었다. 구기자 차라는 말을 처음 듣고 맛보았던 기억은 20대 초반 친구들과 설악산 등반을 하는데 산장이나 가끔씩 높은 곳에 올라서 먹을 것을 등반인들에게 판매하는 사람들의 메뉴에서 보았다. 그때는 맛도 강했고 또 처음 보는 특이한 맛에 일종의 약차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거의 오랜 기간 구기자 차를 굳이 마실일은 없었는데 어느덧 식품회사들이 티백형태로 대량 보급하면서 마시는 경우가 늘게 되었다. 늘 마시면 시 그다지 맛이 특별하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단순히 자주 마시는 보리차, 커피나 녹차의 대안정도로... 나는 일상적으로 보리차나 옥수수차를 주로 마신다. 생수는 뭔가 밋밋하고 심지어 메밀차를 비롯한 다른 차들은 카페인등 성분이나 향 때문에 그런지 일상적으로 물처..

[단상] 해외에서 한국 사람을 만나면

스웨덴에 방문한 지인과 집사람과 셋이서 스톡홀름 인근의 오래된 마을 시그투나에 갔다가 점심식사를 하러 테이블이 많지 않은 태국음식점에 들어가게 되었다. 아무래도 메뉴를 보며 식당의 분위기를 보며 편하게 우리말로 떠든 것 같다. 예를 들면 이 식당은 분위기가 어떻다. 옆 테이블은 어느 나라 사람 같다. 음식이 맛이 어때 보인다 등등 아마 주변에 한국말을 이해하는 사람이 있었으면 조금 더 주의했을 것 같은 수준보다는 원색적으로 혹은 본능적으로 표현이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신경 쓰지 않았던 식당의 왼쪽코너의 테이블에 있던 가족과 함께 식사하던 50대 후반 ~ 6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아시아계 남자분이 셀프테이블에 배치된 물을 뜨러 가면서 한국말로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며 지나가신다. 순간적으로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