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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현대물리학과 불교(낱생명 x 보생명 = 온생명)

2~3년전에 사두기만 했던 '나이듦 수업' 이라는 책을 펼쳐들고 읽기 시각했다. 50대 진입을 막 앞두었고 직장에서도 열정의 불꽃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어서 그랬는지, 그 즈음에 우연히 서점에서 구매했다. 그러나 제목도 그렇고 비슷한 책은 이미 십여년전에 나왔던 인생2막 등 많아서 그냥 뻔할것 같아 괜히 샀다는 후회감과 그냥 구석에 처 박아 놓았는데 정말때가 되어서 그랬는지 옆에있는 수 많은 책을 제껴두고 읽기 시작했는데 인사이트와 깊이가 있다. 섹션중 물리학자인 장회익이란 분은 공부라는 주제로 여러가지를 얘기했는데, 거의 마지막 페이지에 물리학자로서는 언급을 안할 것 같은 약간은 종교적인 '낱생명, 온생명'이라는 것이 본인의 최종공부가 될것 같다는 주제를 얘기한다. 즉 우리 개인은 낱생명이고 이는 공기,..

[젓가락] 포크와 젓가락

우리 전통문화에 관심을 가지면서 제일 먼저 우리문화의 우수성과 결부 시키려고 했던 상품이 젓가락이었다. 나만 그렇게 느꼈는지 모르지만 오랜 기간 동안 우리나라는 지난 50년간의 기적적인 성장의 이면의 하나로 쇠젓가락이라는 도구가 있었음을 우리 사회의 다양한 컨텐츠에서 자주 드러내왔다. 세계 기능공 대회에서 몇 연속 우승을하고 있으며, 손기술이 좋아서 미용사나 외과의사 기술이 뛰어나며 젓가락이 자연스럽게 두뇌와 연결된 손 근육을 자극하여 수학을 잘한다는 등 많은 이야기가 자리해있다. 심지어 관련 논문도 여러편 있는 편이다. 젓가락에 관심을 가지며 이렇게 우수한 젓가락질을 오른손으로만 하지말고 왼손도 단련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든지도 몇년째라 이따금씩 생각날때마다 왼손으로 한번씩 젓가락질을 하고는 한다. ..

[스웨덴] 지하(basement workplace)의 재발견

스톡홀름 거리를 거닐다 보면 자주 거리에서 지하나 반지하 쯤으로 보이는 창을 발견하게 된다. 궁금해서 들여다 보았더니 여러가지 용도로 사용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창고 같이 보이는 경우도 많았지만 대다수는 오히려 세련된 사무실이나 예술가들의 작업실 같은 느낌이 많다. 지하 혹은 반지하 하면 영화 기생충에서 나오듯이 뭔가 안좋은 환경의 이미지만 가지고 있던 나에게는 새로운 충격이었다. 아무래도 물리적으로 보면 지상층 보다는 일조량이나 환기 등에서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물론 보인다. 그리고 우기에 거리에 물난리라도 나면 잠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처음에는 들었다. 그러나, 3년동안 살아본 스톡홀름은 생각보다 강우량이 많지도 않고 건조한 편이다. 그리고 폭우로 물난리를 볼 수 있는 경우도 거의 없..

[스웨덴] 성평등 국가 스웨덴에는 왜 여성총리가 없을까?

*아래글은 2021년 11월 스웨덴의 여성총리(마그달레나 안데르슨)가 선출되기 전에 쓴 글이니 양해부탁드립니다. 북유럽 국가들은 성평등에 관해서만의 지구촌의 어느나라들 하고도 비교가 안될만큼 문화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자리잡혀 있다. 우스개 소리로 무거운 하역 작업을 하는 여성이나, 육아를 담당하는 라떼파파를 아주 일상적으로 거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스웨덴 여성들은 아름다우나 강해보이고, 스웨덴 남성들은 마초같으나 패션 감각이 뛰어나 보인다. 성평등을 향한 사회제도의 변화 전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역사적으로 성차별이 있어왔고 여전히 일부 존재하지만, 스웨덴은 진짜 오래전부터 성평등 문화가 구축되어 왔다. 주요 사회적 제도 변화만 봐도 이미 13세기에 강간과 납치가 금지되었고, 1842년부터 ..

[단상] 세 개의 삶(2019.5.25)

사람들은 세 개의 삶을 산다. '완벽한 타인' 이라는 국내 영화의 마지막에 나오는 표현이다. 공적인 하나, 개인적인 하나, 그리고 비밀의 하나. 영화 내용이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다. 하지만 동성애서부터 최근에 개인들이 삶에서 겪는 사회적 이슈를 상당히 현실적으로 그럴듯하게 그려내었다. 얼마전 모 의원의 문화재와 관련 투자 사건으로 언론과 온라인이 시끌벅적하다. 지난 정권에도 검찰총장의 사생활이 언론과 나라가 혼란스러운 순간이 있었다. 당시 정권의 보복이라고도 했다. 그는 해당 조직에서는 비교적 존경받는 선배라고 했다. 모 여성 의원은 1년의 피부과 비용만 1억이라고 언론에 나와 구설수가 된적이있다. 해당 의원은 상대적으로 업무능력이 유능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하는 미국이나 유..

[단상] 배경화면

오랜만에 40년 가까이된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50줄을 넘어서니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가 동반된다. 화려한 술집, 고급 식당 이런곳 보다 시장골목 안쪽의 숨겨진 따뜻한 골방이 있는 맛집이 점점 더 좋아진다. 다양한 직업과 환경에서 살고 있는 친구들과의 소주 한잔은 항상 재밌는 얘기로 시간이 가는 줄 모른다. 하지만 사업이 궤도에 들어섰거나 직장에서 소위 임원의 자리를 꿰찬 1~2명의 친구들 빼고는 다들 이제 본인 인생의 화려한시절?이 저물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어느덧 20여년을 다닌 직장에서는 꼰대 취급을 받은지 오래되었고, 젊은이들이 활기차게 다니는 거리를 다니기에는 어색한 나이가 된지도 꽤 되었다. 직장 뒷담화, 취미생활, 아이들 교육 이런 얘기들이 오가다가 역시 남자들..

[습작] 언젠가는

매일 할 일이 있었음을 매일 갈 곳이 있었음을 같이 식사할 가족이 있었음을 만나고 소통할 친구가 있었음을 음식을 잘 씹을 수 있는 튼튼한 이가 있었음을 걸을 수 있는 두 다리가 괜찮았음을 두 눈의 시력이 온전함을 글을 읽을 수 있는 온전한 정신이 있었음을 소중하고 행복했음을 느끼게 될 것이며... 주변을 살펴볼 여유를 가지지 못했음을 어려운 친구를 돕지 못했음을 하고 싶었던 일을 못했음을 건강을 돌보지 않았음을 그리고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보지 못했음을 아쉽고 후회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 종마 -

[습작] 전단지

퇴근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20대 여성이 지하철 매장 앞에서 전단지 한 뭉치를 들고 서있다. 얼굴에는 지쳤거나 힘든 기색이 역력하다. 하루 종일 거부를 많이 당했는지 이제는 사람들에게 잘 다가 가지도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런 경우 일단 소비자가 관심을 보이면 좀더 구체적인 영업으로 이어진다 점심시간때 식당 근처의 이미 힘들어보이는 노인들이(주로 여성들) 음식점 전단지를 정신없이 나누어 주신다. 때로는 막무가내로 손에 쥐어주기도 한다. 가끔 안받고 지나가면 꼭 동료중 한 사람은 나도 전에 전단지 아르바이트 했었는데 진짜 힘들고 장당 10~20원 겨우 받는데 좀 받아주라고 얘기한다. 조금만 지나면 길거리나 쓰레기통에 수북이 그 전단지가 버려져 있다. 다양한 매장이 많은 강남역 거리를 걷거나 유명 프랜차..

[단상] 누군가가 멋있어 보일때(2018.1210)

난 이럴때 그 누군가가 멋있어 보인다. 1. 자기 일에 몰입해 있을때 2. 남자가 딱 맞는 수트를 입고 고요히 서있을때 3. 한창 조깅을 하고 있을때 4. 공원의 벤치나 도사관에서 책을 읽고 있을때 5. 악기를 연주하고 있을때 6. 상대방이 흥분해서 민감하게 반응할때 차분하게 대응하되, 상대방이 수치심을 느끼지 않게 할때 7. 회의에서 번뜩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할때 8. 남모르게 선행을 할때 9. 모임에서 사회를 멋드러지게 진행할때 10. 나의 말에 집중하고 들어줄때 11. 매너있게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노약자에게 양보할때 12. 회의를 능숙하게 이끌어갈때 13. 진정성있게 소통을 할때(사실 그대로 고백하는 것과는 다름) 14. 스티브잡스의 애플2 소개 프레즌테이션 15. 밴드가 길거리에서 사람들을 주목시킬..

[습작] 스물네시간(부제: 아버지와의 대화)

그리운 그대 어디갔나요 그대가 제결을 떠난지도 거의 20여년이 흘렀습니다 제 아이가 제가 대학을 위해 그대를 떠난 나이가 되니 그대와 대화가 하고 싶습니다 그대와의 대화는 이제는 꿈속에서나 가능하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대가 떠나고 한편은 원망도 많았습니다 그대가 몹시 그립습니다. 아직도 기억납니다 제가 직장에 갓 들어간 서른이 되던 어느날 그대가 나의 자취방을 찾아왔습니다 우리는 그날 긴 대화를 나누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날 우리의 대화시간은 평생우리가 나눈 대화시간 보다 길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태어나 그대와 같이한 30년 동안 우리는 나눈 대화가 별로 없었습니다 대화도 없이 30년의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돌이켜보니 어릴적엔 그대가 나에게 많은 얘기를 해주신 것 같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