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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윤광준의 마이웨이

수년 전부터 책에 빠지면서 많은 책을 샀다. 나는 내가 산책의 30프로 정도를 실제 읽는것 같다. 대략 한달에 2~3권정도를 읽으니 1년에 70~80권 정도는 구매하는 것 같고 한 4년이상 이래왔으니 최근에 몇년간 구매한 책만해도 3~4백 권은 된다고 보아야 한다. 집 구석구석에 책으로 가득하고 제대로 책장에 꽂아두지 않으니(책장을 더 사기에는 애매하다) 정리가 안된 난잡함이 살짝 불쾌감을 줄때도 있다. 기존에 산 책부터 다 읽고 새책을 사라는 집사람의 기분좋은 잔소리에 책을 맘대로 못사는 감정적인 움추림도 있지만 정말 다시 들춰보니 아직 읽지않은 흥미로운 책이 가득하다. 몇 번은 꼭 읽고싶은 책이 있어 ebook으로 구매하기도 했다. 이상하게 대여한 책은 집중이 잘 안되거나 마무리를 못하고 돌려주는 경..

[습작] 일장견몽(김일병과 JJ마호니스)

1980년대 말 당시 김일병은 22세의 나이었고 춘천의 한 미군부대에서 카투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김일병은 지방(대구) 출신에다 숫기도 없어서 입대 전 대학때도 디스코텍도 거의 안가본 쑥맥이었다. 하루는 같은 부대에서 민간인 군무원으로 일하던 30대 아저씨가 부르더니 김일병 너는 서울에서 명문대 경영학과를 다녔으니 JJ마호니스 가봤지 하면서 자기가 지난주에 가서 토요일 밤에 놀았던 경험담을 얘기했다. 그야 말로 20대 초반의 군인에게는 거의 마약같은 자극이었다. 김일병은 쑥맥이긴 했으나 명문대생 답게 똑똑했고 영어도 수준급이었다. 그리고 겉으로 보이기에는 여자들에게 인기가 상당이 있어보였다. JJ마호니스라고는 들어보지도 못한 김일병은 자기는 고시 준비에 전념하느라 공부만 했다는 핑계를 대었다. 당시 그 ..

[단상] 기분 좋을때

내가 기분 좋을 때가 어떤 때 인지 한번 정리해 봤다. 1. 휴일 이른 오전에 혼자 카페에가서 커피한잔 받아서 마시면서 잠시 사람들을 둘러볼때 2.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짧은 대화가 유쾌하고 명랑할 때(대화가 길어지면 대부분 조금 이상해 진다) 3. 가족이나 친구들이 심각하지 않은 이슈로 힘들다고 옆에서 투덜댈 때. 그리고 뭐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때 4. 평일에 휴가라서 여유있게 새벽에 눈이 떠져서 바쁘게 출근하는 사람들을 바라볼때 ㅎㅎ 5. 누가 만나자고 먼저 연락해줄때 6. 재물이 아닌 다른 것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때 7. 도심의 안 걸어본 골목길을 걸을때 8.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힐때 9. 지적자극이 있는 책이나 영화 등을 보았을때 10. 흥미로운 사람과 만나거나 모임에 참가했을때 11. 어머..

[단상] 수학은 발견일까? 발명일까? 진화일까?

사춘기 고교시절에나 던져 봄직한 질문이다. 사추기가 다시와서 즉 인생을 한바퀴 돌고나니 다시 이런 치기어린 질문이 떠올랐나 보다. 고교때 수학을 잘하던 친구가 있었다. 기본적인 미적분조차 헤매고 있던 나와는 달리 그 친구는 피타고라스 증명이며 당시에도 수학자들 사이에서 회자되던 수학 난제들을 스스로 도전해보던 내가 보기에는 수학쪽에서는 천재끼가 좀 있던 친구였다. 우리둘의 관계는 최소한 나의 입장에서는 들쑥날쑥했는데 한때는 매우 친밀하게 느끼기도 했다가 어떨때는 뭔가 좀 소원해진 것 같기도 하는 상태가 반복되고는 하였다. 더구나 사회진출 후 각자의 삶을 살고 심지어 사는 나라도 오랜기간 달랐기에 직접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다 수년만에 친구와 다시 연결이 되어 함께 13주에 걸쳐 '이기적 유전자'를 ..

[단상] 기억이 다르다

'살인자의 기억법'이란 영화화된 김영하 작가의 소설이 있다. 읽어보지도 못했고, 영화도 홍보 영상만 봤을 뿐이다. 4~5년전 운전중에 라디오를 듣는데 진행자가 이 소설을 가볍게 소개했고 작가의 주제 상상력이 상당히 참신하다고 생각했다. (누가봐도 나쁜사람같은 치매환자의 살인에 대한 기억이 과연 진짜일까 가짜일까에서 시작하는 스토리...) 실제로 영화나 소설을 보게되면 이런 단순한 설정은 아닐거라는 상상이 되기도 한다. 언젠가 한번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얼마전 어릴때부터 알아온 동네 동생과 옛이야기를 하면서 둘의 옛기억에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느꼈다.정말 그때도 그렇게 느꼈는지 지금의 감정이나 생각이 그때의 감정과 기억을 재구성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때면 동생은 초등학교 입학 전후인데 당연히 현재 기억나..

[단상] 중산층이 중요한 이유

어찌어찌 살다보니 결혼 후 수지와 분당에서 거주한 기간이 서울에서 거주한 기간보다 늘어나고 있다. 15년 전 처음 수지에 살면서 애용하게된 지역의 콜택시(중앙콜택시)가 있다. 한 번 사용후 그들의 관리 시스템과 기사님들의 서비스 마인드가 남달라 집과 서울을 오가게 되면 거의 100% 중앙콜택시를 타게 된다. 서설이 길었는데 아래는 기사님과의 대화다. -----------------------------------------------------------------------------------------------------------------------------------나: 요즘 불경기라 힘드시죠. 기사: 한 2년전에 중앙콜택시에 합류했는데 만족합니다. 나: 중앙콜택시가 더 수입이 괜찮은가 봅..

[단상] 지적선택 vs 자연선택

'사피엔스'라는 책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다. 지구와 지구상의 생명체의 생존/진화방식이 수십 억년의 오랜기간의 자연선택*에서 지능이 높아진 현생인류인 사피엔스의 뇌력의 향상으로 만들어진 지적선택**으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고 한다. *자연선택: 생명체가 생존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하는 선택으로 진화유전론적인 관점에서 보면 잡종교배, 혹은 물속의 사는 생명체의 아가미 발달, 하이에나가 사자가 먹고버린 뼈를 좀더 잘 발려먹으려고 발달한 강한턱 등 즉 주로 생존의 입장에서 벌어진 행동으로 생존과 연관되지 않게 불필요하게 다른 동물 및 생명체를 말살시키는 행동은 적다. 한편,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에서 일부 사회성을 가진 곤충집단에서 상대집단의 집단말살을 하는 사례가 발견된다고 설명하고 있기는 하다 **지적선택..

[경제] 경제학의 10대 기본원리 3 - 합리적 판단은 한계적으로 이루어진다.

기본원리 3 : 합리적 판단은 한계적으로 이루어진다. 필자의 생각에 기본원리 중 가장 경제학스럽게 느껴지는 원리 중 하나이다. 그리고 실제 우리는 학습된 사회적 본능으로 일상생활에서도 보통사람들도 많이들 이렇게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필자의 경험을 예를들면 직장생활 초기에 전자제품을 유럽 국가들에 수출하는 업무를 담당했었는데 한번은 새로운 거래선에서 기존 거래선에서 판매하던 단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구매 요청이 들어왔다. 경제학을 공부하지 않은 나로서는 기존 거래선도 있고 매출원가 이하의 가격으로는 제공하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던 옆 자리의 선배 판단은 달랐다. 여기에는 고정비와 변동비라는 판단이 들어가야하고 기존거래선과 동일 상품이 아니라면 이미 매몰비용..

[습작] 세 친구와 흰색 옷의 여인?(Woman in white)

세 친구는 대학동기이다. 요즘은 서로 바쁜나머지 1년에 한두 번 만나는데 각자의 생활 환경이 다르다 보니 만나면 할 얘기가 많다. 그 중 한 친구는 오디오와 자전거 조립에 푹 빠졌다고 했다. 이제는 자기가 직접 세팅한 자전거들을 원가보다 꽤 높은 가격에 받고 판다고도 한다. 취미생활도 하면서 돈도 벌다니 부럽기만 하다. 한 친구는 프리랜서를 한지 오래되었는데 뭔가 일상의 고단함이 느껴진다. 예전에는 가장 부유한 귀공자 같았는데 세상이 변하다보니 친구의 이미지도 다소 변했나 보다. 나머지 한 명은 원래 늘 평범하다. 뭔가 오늘따라 더 평범하고 밋밋해 보인다. 그래도 세 친구는 30년이란 시간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술잔을 기울이다 거의 20년전 선배 어머니의 장례식장을 가던 길에서 지나치듯이 본듯한 흰색 ..

[스웨덴] 스톡홀름 신드롬 vs 리마 신드롬

스톡홀름에 오고 당분간 살집으로 이사도 마친 2019년 4월말 시내탐방에 나서기로 했다. 가져 온 여행책자로 2~3일 다녔으나 기초지식이 너무 없는 상태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흥이나지 않았다. 유럽여행을 올때면 간혹 애용했던 유로자전거나라의 투어프로그램도 없고, 마이리얼트립은 있으나 한국어 가이드는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영어 가이드를 선택했다. 가이드는 20대후반 ~ 30대 초반정도로 보이는 터키계 이민자였고, 현재 경영학 대학원 과정에 다니고 있다고 했다. 가끔씩 파트타임 잡으로 하는 가이드지만 당연히 취업비자가 있어야 한다고 했고, 얼마 안되는 수입이지만 스웨덴은 수입이 적다고 세금을 안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했다. 약 30%정도의 세금을 낸다고 했다. 우리나라처럼 소득세 면제구간이 높은 것 하고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