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마의 단상(stray thought) 127

[단상] 누군가가 멋있어 보일때(2018.1210)

난 이럴때 그 누군가가 멋있어 보인다. 1. 자기 일에 몰입해 있을때 2. 남자가 딱 맞는 수트를 입고 고요히 서있을때 3. 한창 조깅을 하고 있을때 4. 공원의 벤치나 도사관에서 책을 읽고 있을때 5. 악기를 연주하고 있을때 6. 상대방이 흥분해서 민감하게 반응할때 차분하게 대응하되, 상대방이 수치심을 느끼지 않게 할때 7. 회의에서 번뜩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할때 8. 남모르게 선행을 할때 9. 모임에서 사회를 멋드러지게 진행할때 10. 나의 말에 집중하고 들어줄때 11. 매너있게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노약자에게 양보할때 12. 회의를 능숙하게 이끌어갈때 13. 진정성있게 소통을 할때(사실 그대로 고백하는 것과는 다름) 14. 스티브잡스의 애플2 소개 프레즌테이션 15. 밴드가 길거리에서 사람들을 주목시킬..

[습작] 스물네시간(부제: 아버지와의 대화)

그리운 그대 어디갔나요 그대가 제결을 떠난지도 거의 20여년이 흘렀습니다 제 아이가 제가 대학을 위해 그대를 떠난 나이가 되니 그대와 대화가 하고 싶습니다 그대와의 대화는 이제는 꿈속에서나 가능하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대가 떠나고 한편은 원망도 많았습니다 그대가 몹시 그립습니다. 아직도 기억납니다 제가 직장에 갓 들어간 서른이 되던 어느날 그대가 나의 자취방을 찾아왔습니다 우리는 그날 긴 대화를 나누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날 우리의 대화시간은 평생우리가 나눈 대화시간 보다 길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태어나 그대와 같이한 30년 동안 우리는 나눈 대화가 별로 없었습니다 대화도 없이 30년의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돌이켜보니 어릴적엔 그대가 나에게 많은 얘기를 해주신 것 같기도 ..

[단상]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2018.1103)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이 문구를 보았을 때 어떤 느낌이 드는가? 해탈의 경지에 든 성철스님이 하신 말씀이니 큰 의미가 있다고 느끼는가? 솔직히 그런것 같기도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다. 나에게는 너무 담론적인 표현이다. 그런데 성철스님은 이 말씀을 두번 하셨다고 한다. 처음에 그러셨다가 몇년 뒤에는 '산은 산이 아니요. 물은 물이 아니다'라고 하셨다가 득도의 경지에 이르렀을때 다시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고 하셨다고 한다. 이렇게 말씀을 바꾸셨다고 하니 느낌이 달랐다. 유발하라리는 그의 책 표지에 'everything changes'라고 표현했다. 이 또한 담론이다. 신을 부정하는 표현으로 보여진다. 특히 철학자나 역사학자들의 담론은 허무하게 느껴진다. 오래된 고서나 경전에 나오는 담론들은 그런..

[단상] 오래된 지혜, 전문가, 집단지성 그리고 인공지능

오래된 지혜 필자의 어릴 적에는 전해오는 속담, 역사속의 유명인들이 남긴말 및 어른들의 조언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겼다. 물론 사춘기 시절이나 젊었을적 한때는 잠시 선배들의 생각이나 조언이 이제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새로이 세상에 등장하는 기기의 사용법이 아닌 개인적 사회적인 어떤 판단을 할때는 점점 더 부모님이나 선배들의 조언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들에게는 단순 상황적인 시비에 대한 판단뿐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해당 결정이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 지에 대한 경험이 들어간 판단이기 때문이다. 실례로 집안 일을 판단할때 비교적 사리분별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동생에게 많이 의논하는데 듣기에 딱 적합해 보인다. 동시에 어머니께 조언을 들으면 뭔가 굳이 저렇게 해야하나..

[습작] 열정

오랜만에 무언가에 대한 열정이 생겼다 얼핏아는 사람들은 그 열정이 좋다고 한다 숙고하는 사람들은 그 열정을 말린다 현실적으로 그 열정은 훅 불면 날라갈 것 같다 그래도 그 열정을 어쩔 수가 없다 그동안 살면서 생존과 현실을 핑계로 날려버린 열정이 너무 많다 열정을 계속하려면 현실에서 잃을 것이 적지않다 열정은 식었다가도 때만되면 다시 솟아난다 어떻게든 열정을 불태워야한다 - 종마 -

[단상] 외모와 내면 무엇이 더 중요할까?

2018년 겨울로 접어들던 어느날 고등학교 1학년 이던 아이를 학원에 데려다주며 나눈 대화이다. 기말고사 준비가 시작되니 학원에서 주말에도 아이를 불러낸다. 오늘(일요일) 오전에 아침식사 후 아이를 학원에 데려다 주는데 남자아이인데도 준비하는데 한참 걸린다. 나는 아침에 출근준비를 일어나서 나갈때까지 씻 는것에서 옷입는 것 까지 길어도 20분을 넘기지 않는데 아이는 나보다 한참 더 걸린다. 그동안 가끔 아이가 준비시간으로 늦는 경우가 있어 닥달하기도 하고 남자아이가 그리고 학생이 왜 그리 치장에 시간을 보내냐고 가끔 잔소리도 하곤했다. 차안에 들어가서 나의 스마트폰을 달라는 아이에게 먼저 질문을 하나 던졌다. 사람을 볼때 옷입는 모양 등 겉모습인 외모가 중요하니 아니면 내부의 마음이나 인격이 더 중요하니..

[단상] 사직서

회사 후배가 사직서를 냈다. 아이들도 어린데 뜻밖이었다. 이 후배는 3년 전에 한 4개월정도 같은 부서에 있다가 헤어졌는데 그 다음 해에 집으로 가는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났다. 그 이후로 가끔 식사도하고 업무적으로도 사적으로 도와주는 관계가 되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잘 통한다고 느꼈다. 얼마 전 오랜기간 암으로 투병하시던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후배의 아버지는 16여년을 암과 다투시면서도 같은 임종에 가까운 사람들을 위해 의미있는 활동을 많이 하셨다고 들었다. 아버지는 젋은 나이에 임원이 되셨다고 하셨고 병도 이른 나이에 걸리셨다고 한다. 무엇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는지는 몰라도 아버지의 삶의 궤적이 후배에게는 이번 퇴사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듯 하다. 몇년 전 모시던 어떤 임원은 참으로 열심히 일하시고..

[습작] 꿈

A는 택배원이다. 복잡한 집안일로 십여년 동안 매일 밤 잠을 못자고 때로는 나쁜 꿈에 시달리다 겨우 지난 2~3년전부터 괜찮아 졌는데 최근에 다시 그런 악몽이 재발하고 있다. 자면서도 머리가 복잡해 수면의 질도 나빠서 여러가지 건강지수들이 나빠지고 있다. 그로인해 코골이와 수면무호흡도 생겼고 나쁜 취침 자세로 피가 안통해 가위도 눌리고는 한다. 운전중에도 졸음이 미칠듯이 몰려온다. 이러다가는 택배차 운전을하다 사고가 날것 같다. 뭔가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B는 수학교사이다. 중고교 시절에는 수학을 지독히도 못했다. 그러던 고등학교 어느날 꿈에서 고민하던 기초수준의 미적분을 풀게되었다 그 이후로 수학 성적이 꾸준히 오르고 대학도 수학교육과를 가서 드디어 수학교사까지 되었다. 요즘 다시 꿈에서 인공지능 알..

[독서] 윤광준의 마이웨이

수년 전부터 책에 빠지면서 많은 책을 샀다. 나는 내가 산책의 30프로 정도를 실제 읽는것 같다. 대략 한달에 2~3권정도를 읽으니 1년에 70~80권 정도는 구매하는 것 같고 한 4년이상 이래왔으니 최근에 몇년간 구매한 책만해도 3~4백 권은 된다고 보아야 한다. 집 구석구석에 책으로 가득하고 제대로 책장에 꽂아두지 않으니(책장을 더 사기에는 애매하다) 정리가 안된 난잡함이 살짝 불쾌감을 줄때도 있다. 기존에 산 책부터 다 읽고 새책을 사라는 집사람의 기분좋은 잔소리에 책을 맘대로 못사는 감정적인 움추림도 있지만 정말 다시 들춰보니 아직 읽지않은 흥미로운 책이 가득하다. 몇 번은 꼭 읽고싶은 책이 있어 ebook으로 구매하기도 했다. 이상하게 대여한 책은 집중이 잘 안되거나 마무리를 못하고 돌려주는 경..

[습작] 개꿈(김일병과 JJ마호니스)

1980년대 말 당시 김일병은 22세의 나이었고 춘천의 한 미군부대에서 카투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김일병은 지방(대구) 출신에다 숫기도 없어서 입대 전 대학 때도 디스코텍도 거의 안 가본 숙맥이었다. 하루는 같은 부대에서 민간인 군무원으로 일하던 30대 아저씨가 부르더니 김일병 너는 서울에서 명문대 경영학과를 다녔으니 JJ마호니스 가봤지 하면서 자기가 지난주에 가서 토요일 밤에 놀았던 경험담을 얘기했다. 그야말로 20대 초반의 군인에게는 거의 마약 같은 자극이었다. 김일병은 숙맥이긴 했으나 명문대생답게 똑똑했고 영어도 수준급이었다. 그리고 겉으로 보이기에는 여자들에게 인기가 상당이 있어 보였다. JJ마호니스라고는 들어보지도 못한 김일병은 자기는 고시 준비에 전념하느라 공부만 했다는 핑계를 대었다. 당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