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마의 단상(stray thought) 122

[단상] 외모와 내면 무엇이 더 중요할까?

2018년 겨울로 접어들던 어느날 고등학교 1학년 이던 아이를 학원에 데려다주며 나눈 대화이다. 기말고사 준비가 시작되니 학원에서 주말에도 아이를 불러낸다. 오늘(일요일) 오전에 아침식사 후 아이를 학원에 데려다 주는데 남자아이인데도 준비하는데 한참 걸린다. 나는 아침에 출근준비를 일어나서 나갈때까지 씻 는것에서 옷입는 것 까지 길어도 20분을 넘기지 않는데 아이는 나보다 한참 더 걸린다. 그동안 가끔 아이가 준비시간으로 늦는 경우가 있어 닥달하기도 하고 남자아이가 그리고 학생이 왜 그리 치장에 시간을 보내냐고 가끔 잔소리도 하곤했다. 차안에 들어가서 나의 스마트폰을 달라는 아이에게 먼저 질문을 하나 던졌다. 사람을 볼때 옷입는 모양 등 겉모습인 외모가 중요하니 아니면 내부의 마음이나 인격이 더 중요하니..

[단상] 사직서

회사 후배가 사직서를 냈다. 아이들도 어린데 뜻밖이었다. 이 후배는 3년 전에 한 4개월정도 같은 부서에 있다가 헤어졌는데 그 다음 해에 집으로 가는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났다. 그 이후로 가끔 식사도하고 업무적으로도 사적으로 도와주는 관계가 되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잘 통한다고 느꼈다. 얼마 전 오랜기간 암으로 투병하시던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후배의 아버지는 16여년을 암과 다투시면서도 같은 임종에 가까운 사람들을 위해 의미있는 활동을 많이 하셨다고 들었다. 아버지는 젋은 나이에 임원이 되셨다고 하셨고 병도 이른 나이에 걸리셨다고 한다. 무엇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는지는 몰라도 아버지의 삶의 궤적이 후배에게는 이번 퇴사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듯 하다. 몇년 전 모시던 어떤 임원은 참으로 열심히 일하시고..

[습작] 꿈

A는 택배원이다. 복잡한 집안일로 십여년 동안 매일 밤 잠을 못자고 때로는 나쁜 꿈에 시달리다 겨우 지난 2~3년전부터 괜찮아 졌는데 최근에 다시 그런 악몽이 재발하고 있다. 자면서도 머리가 복잡해 수면의 질도 나빠서 여러가지 건강지수들이 나빠지고 있다. 그로인해 코골이와 수면무호흡도 생겼고 나쁜 취침 자세로 피가 안통해 가위도 눌리고는 한다. 운전중에도 졸음이 미칠듯이 몰려온다. 이러다가는 택배차 운전을하다 사고가 날것 같다. 뭔가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B는 수학교사이다. 중고교 시절에는 수학을 지독히도 못했다. 그러던 고등학교 어느날 꿈에서 고민하던 기초수준의 미적분을 풀게되었다 그 이후로 수학 성적이 꾸준히 오르고 대학도 수학교육과를 가서 드디어 수학교사까지 되었다. 요즘 다시 꿈에서 인공지능 알..

[독서] 윤광준의 마이웨이

수년 전부터 책에 빠지면서 많은 책을 샀다. 나는 내가 산책의 30프로 정도를 실제 읽는것 같다. 대략 한달에 2~3권정도를 읽으니 1년에 70~80권 정도는 구매하는 것 같고 한 4년이상 이래왔으니 최근에 몇년간 구매한 책만해도 3~4백 권은 된다고 보아야 한다. 집 구석구석에 책으로 가득하고 제대로 책장에 꽂아두지 않으니(책장을 더 사기에는 애매하다) 정리가 안된 난잡함이 살짝 불쾌감을 줄때도 있다. 기존에 산 책부터 다 읽고 새책을 사라는 집사람의 기분좋은 잔소리에 책을 맘대로 못사는 감정적인 움추림도 있지만 정말 다시 들춰보니 아직 읽지않은 흥미로운 책이 가득하다. 몇 번은 꼭 읽고싶은 책이 있어 ebook으로 구매하기도 했다. 이상하게 대여한 책은 집중이 잘 안되거나 마무리를 못하고 돌려주는 경..

[습작] 일장견몽(김일병과 JJ마호니스)

1980년대 말 당시 김일병은 22세의 나이었고 춘천의 한 미군부대에서 카투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김일병은 지방(대구) 출신에다 숫기도 없어서 입대 전 대학때도 디스코텍도 거의 안가본 쑥맥이었다. 하루는 같은 부대에서 민간인 군무원으로 일하던 30대 아저씨가 부르더니 김일병 너는 서울에서 명문대 경영학과를 다녔으니 JJ마호니스 가봤지 하면서 자기가 지난주에 가서 토요일 밤에 놀았던 경험담을 얘기했다. 그야 말로 20대 초반의 군인에게는 거의 마약같은 자극이었다. 김일병은 쑥맥이긴 했으나 명문대생 답게 똑똑했고 영어도 수준급이었다. 그리고 겉으로 보이기에는 여자들에게 인기가 상당이 있어보였다. JJ마호니스라고는 들어보지도 못한 김일병은 자기는 고시 준비에 전념하느라 공부만 했다는 핑계를 대었다. 당시 그 ..

[단상] 기분 좋을때

내가 기분 좋을 때가 어떤 때 인지 한번 정리해 봤다. 1. 휴일 이른 오전에 혼자 카페에가서 커피한잔 받아서 마시면서 잠시 사람들을 둘러볼때 2.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짧은 대화가 유쾌하고 명랑할 때(대화가 길어지면 대부분 조금 이상해 진다) 3. 가족이나 친구들이 심각하지 않은 이슈로 힘들다고 옆에서 투덜댈 때. 그리고 뭐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때 4. 평일에 휴가라서 여유있게 새벽에 눈이 떠져서 바쁘게 출근하는 사람들을 바라볼때 ㅎㅎ 5. 누가 만나자고 먼저 연락해줄때 6. 재물이 아닌 다른 것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때 7. 도심의 안 걸어본 골목길을 걸을때 8.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힐때 9. 지적자극이 있는 책이나 영화 등을 보았을때 10. 흥미로운 사람과 만나거나 모임에 참가했을때 11. 어머..

[단상] 수학은 발견일까? 발명일까? 진화일까?

사춘기 고교시절에나 던져 봄직한 질문이다. 사추기가 다시와서 즉 인생을 한바퀴 돌고나니 다시 이런 치기어린 질문이 떠올랐나 보다. 고교때 수학을 잘하던 친구가 있었다. 기본적인 미적분조차 헤매고 있던 나와는 달리 그 친구는 피타고라스 증명이며 당시에도 수학자들 사이에서 회자되던 수학 난제들을 스스로 도전해보던 내가 보기에는 수학쪽에서는 천재끼가 좀 있던 친구였다. 우리둘의 관계는 최소한 나의 입장에서는 들쑥날쑥했는데 한때는 매우 친밀하게 느끼기도 했다가 어떨때는 뭔가 좀 소원해진 것 같기도 하는 상태가 반복되고는 하였다. 더구나 사회진출 후 각자의 삶을 살고 심지어 사는 나라도 오랜기간 달랐기에 직접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다 수년만에 친구와 다시 연결이 되어 함께 13주에 걸쳐 '이기적 유전자'를 ..

[단상] 기억이 다르다

'살인자의 기억법'이란 영화화된 김영하 작가의 소설이 있다. 읽어보지도 못했고, 영화도 홍보 영상만 봤을 뿐이다. 4~5년전 운전중에 라디오를 듣는데 진행자가 이 소설을 가볍게 소개했고 작가의 주제 상상력이 상당히 참신하다고 생각했다. (누가봐도 나쁜사람같은 치매환자의 살인에 대한 기억이 과연 진짜일까 가짜일까에서 시작하는 스토리...) 실제로 영화나 소설을 보게되면 이런 단순한 설정은 아닐거라는 상상이 되기도 한다. 언젠가 한번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얼마전 어릴때부터 알아온 동네 동생과 옛이야기를 하면서 둘의 옛기억에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느꼈다.정말 그때도 그렇게 느꼈는지 지금의 감정이나 생각이 그때의 감정과 기억을 재구성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때면 동생은 초등학교 입학 전후인데 당연히 현재 기억나..

[단상] 중산층이 중요한 이유

어찌어찌 살다보니 결혼 후 수지와 분당에서 거주한 기간이 서울에서 거주한 기간보다 늘어나고 있다. 15년 전 처음 수지에 살면서 애용하게된 지역의 콜택시(중앙콜택시)가 있다. 한 번 사용후 그들의 관리 시스템과 기사님들의 서비스 마인드가 남달라 집과 서울을 오가게 되면 거의 100% 중앙콜택시를 타게 된다. 서설이 길었는데 아래는 기사님과의 대화다. -----------------------------------------------------------------------------------------------------------------------------------나: 요즘 불경기라 힘드시죠. 기사: 한 2년전에 중앙콜택시에 합류했는데 만족합니다. 나: 중앙콜택시가 더 수입이 괜찮은가 봅..

[단상] 지적선택 vs 자연선택

'사피엔스'라는 책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다. 지구와 지구상의 생명체의 생존/진화방식이 수십 억년의 오랜기간의 자연선택*에서 지능이 높아진 현생인류인 사피엔스의 뇌력의 향상으로 만들어진 지적선택**으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고 한다. *자연선택: 생명체가 생존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하는 선택으로 진화유전론적인 관점에서 보면 잡종교배, 혹은 물속의 사는 생명체의 아가미 발달, 하이에나가 사자가 먹고버린 뼈를 좀더 잘 발려먹으려고 발달한 강한턱 등 즉 주로 생존의 입장에서 벌어진 행동으로 생존과 연관되지 않게 불필요하게 다른 동물 및 생명체를 말살시키는 행동은 적다. 한편,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에서 일부 사회성을 가진 곤충집단에서 상대집단의 집단말살을 하는 사례가 발견된다고 설명하고 있기는 하다 **지적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