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마의 단상(stray thought)/종마의 단상 85

[단상] 하루종일 유투브를 보다

나는 고등학교때 이과를 선택했다. 막연히 가고 싶었던 대학의 학과는 역사학과와 천문학과 였다. 성적이 그다지 좋지않았던 나는 하고싶은 역사와 천문학은 공대로 가서 취직을 통해 경제적 생활능력을 확보 후 취미로 공부해도 된다는 아버지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그 당시 한편 속으로는 내가 하고싶은 것을 취미로 하라니 아버지께서 나를 폄하하시는 것처럼 느끼기도 했다. 어쨌든 공대로 가서 취직을하여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살아왔다(나는 전공한 공대와 전혀 관계없는 경영분야인 영업, 마케팅쪽으로 취직을 했다). 동시에 역사, 천문에 대한 인문학적 관심은 늘 나의 취미생활처럼 정보를 찾고 공부하는 분야다. 아버지께서 조언하신대로 살아가고 있다. 나쁘지않다. 서론이 길었는데 오늘 내가 궁금한 분야의 정보인 우주에 관한 내용..

[단상] 인종차별, 이방인, 이민자(2019.6월)

최근에 있었던 국내 A시의 시장이 다문화 가족 행사에서 그들의 자녀에게 잡종이라는 어이없는 단어를 썼다는 것에 우리사회의 수준이 아직 이정도 인가하는 안타까움이 가득하다. 5천년 역사를 가졌으면 무슨 소용인가? 5천년의 역사가 가치있을려면 아무리 산업적 현대화가 늦었더라도 문화인류학적 수준은 있어야 의미가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굉장히 짧은기간에 산업화를 통해 경제적인 측면에서 선진국의 입구에 들어선 뛰어난 나라이다. 하지만 종교, 이민, 인종차별, 성차별 그리고 동성애 문제 등 지금 글로벌 차원에서 주요 이슈로 다루어지는 문화인류학적 이슈에서는 한참 후진국이다. 작년 제주도의 예멘 이민자 이슈를 다룬것은 차라리 고상하다. 나 또한 인종차별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도 못하고 어떻게 그런 상황이 생기면 대응..

[단상]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방법

나이가 들다보니 일상에서 벗어나서 가끔씩 깊은 곳으로 들어가고 싶다. 그냥 산속이나 외진 곳에 혼자가서 있으면 그런게 가능할까하고 생각해본 적도 있고 실제 가끔 그런 곳에 한두번 가보면 그렇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 아이도 학교를 다니고 있고, 가정도 있고 부모님도 계시니 가끔씩 주말에 한 두번 깊은 곳으로 가는 것은 몰라도 일상에서는 자주하기는 쉽지 않다. 아마 평생 그럴듯 싶다. 또 그런 곳에 들어가서 산다고해도 시간이 지나 익숙해 지면 내가 계속 깊은 곳에 있다고 느끼지 못할것 같기도 하다. 어떤 사람은 나의 이런 생각을 아직도 매일매일 일하면서 먹고살아야 하는 현실에서 배부른 소리라고 할 수도 있겠다. 또 그래봤자 별로 현실에서 달라지는게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40이 넘은 어느순간 그냥..

[단상] 예술, 종교, 라즈니쉬 그리고 경제성

십 수년째 만남을 이어오고 있는 모임(한국 IMC 연구회)이 있다. 코로나로 인한 대면모임이 어려워진 상태라 월1회 하던 세미나를 줌(Zoom)을 통해 비대면으로 하고 있다. 매달 주제가 바뀌는 턱에 재미가 있는데, 최근에 했던 주제들을 보면 'LG생활건강의 지속적인 도약의 배경',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교육', '소니의 흥망성사', '홍보회사의 지속가능 성장의 비결' 및 '비대면 시대의 예술인의 현황' 등이 있었다. 바로 직전 주제가 '비대면 시대의 예술인의 현황'이었는데 한국예술종합대학에서 예술경영을 전공한 전문가의 다양한 얘기에 우리가 겉으로만 알던 또 모르던 예술인들의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다양한 얘기 중 이번에 집중해서 부각된 얘기는 크게 두가지 주제였다. 첫번째는 비대면 시대의 예술인의 ..

[단상] 굿바이 윔블던

2019년 6월쯤 이었다. 여름휴가로 영국 여행계획을 짜고있었다. 비행기 티켓값을 줄여보려고 주로 저비용 항공사가 취항중인 gatewick공항으로 티켓을 구매했다. 그리고 런던 시내 보다 저렴한 호텔을 시 외곽에서 찾다보니 공항에서 도심까지 동선상에 윔블던 지역이 눈에 들어왔다. 지도에서 zoom-out하면서 보다 세계 3대 테니스 대회의 하나인 윔블던 경기장 이름이 보이면서 20년전 옛 생각이 생생히 머릿속으로 흘러갔다. 20년전 대학원 2년차때 하루 오후 윔블던 경기를 관람했던 기억은 아직도 깊은 느낌으로 남아있다. 사실 나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시카고 대학에서 교환학생으로 와있던 프랭크라는 미국인 친구가 마침 과제를 같이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윔블던 경기를 보러가자고 제안하였다. 별로 스스로 활동적이..

[단상] 커피와 와인의 풍미(flavour)를 느끼는 법

올해 20살이 된 아이가 커피를 본격적으로 마시기 시작한다. 아이도 처음에는 달콤한 커피믹스를 좋아했다. 그러다 어느날 친구들하고 카페에서 그룹스터디를 하면서 라떼를 맛보고 오더니 집에와서도 이제는 믹스커피가 아니라 드립 원두커피에 우유를 타서 마신다. 필자가 20대 중반일때 까지만 어렸을적에는 소위 다방커피라고 하는 요즘의 믹스같은 커피만 마셨고, 자판기에서 블랙이라고 하는 것도 프림을 뺀 설탕만 넣은 커피정도 였다. 복학을 하니 서서히 종로, 강변역 인근의 카페에서 벌써 거의 25년 전인데도 카푸치노나 라떼를 5~6천원의 가격에 판매를 시작했던 기억이 있다. 취업을 하고서도 소개팅을 하거나 모임이 있을때나 가던 장소였다. 약 20년전 고향에 내려갔더니 아버지는 여전히 다방에 가신다고 하신다. 그래서 ..

[단상] 가끔씩 전원을 껐다켜야 한다.

스웨덴의 인터넷망은 무선망(wireless)이나 유선망(wired) 모두 한국대비 느린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IT 기기의 속도때문에 답답한 적이 많다. 자주 백신프로그램과 최적화 프로그램으로 기기를 정비하지만 별효과가 없다. 하도 답답해서 서비스센터에 전화하니 모바일기기나 노트북 그리고 인터넷 셋탑박스마저 가끔씩 컸다 키라고 한다. 실제해보면 그러는 과정에 알게모르게 설치된 쿠키나 CPU 속도를 잡아먹고있는 캐쉬메모리가 리셋이되어 비워지면서 다시 정상속도로 되돌아 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문득 전산소(Computer Center)에서 아르바이트 하면서 했던 30년 전의 유사한 상황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사회에서 나를만나 아는 사람들은 믿지 않겠지만(워낙 백지에 가까운 수준이라서...) 나는 대학..

[단상] 흑백사진

고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지 총 4번 정도 서울에 왔던 기억이 난다. 첫번째는 막내고모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6살때 쯤 강릉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던 희미한 기억이 있다. 사실 그게 서울이었는지 정확하지 않고 아무에게도 다시 물어본 적이 없다. 비행기를 탔었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강릉으로 내려가는 길에 옆자리에 있던 누군가가 넌 참 어린나이에 비행기를 타는구나 라고 했던 기억만 있다. 그때 이미지는 흑백인지 칼러인지 잘 모르겠다 두번째는 춘천에 살 때인데 초등학교 3학년 어느 주말에 아버지와 함께 당일치기로 기차를 타고 서울 구경을 왔던 기억이 있다. 이때부터는 비교적 기억이 생생하다. 그 당시 우리집도 별로 여유가 없었던 기억이 나는데, 정말 그날 하루는 '화려한 외출'로 머릿 속에 내재해 있다. 기차를 ..

[단상] 현대물리학과 불교(낱생명 x 보생명 = 온생명)

2~3년전에 사두기만 했던 '나이듦 수업' 이라는 책을 펼쳐들고 읽기 시각했다. 50대 진입을 막 앞두었고 직장에서도 열정의 불꽃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어서 그랬는지, 그 즈음에 우연히 서점에서 구매했다. 그러나 제목도 그렇고 비슷한 책은 이미 십여년전에 나왔던 인생2막 등 많아서 그냥 뻔할것 같아 괜히 샀다는 후회감과 그냥 구석에 처 박아 놓았는데 정말때가 되어서 그랬는지 옆에있는 수 많은 책을 제껴두고 읽기 시작했는데 인사이트와 깊이가 있다. 섹션중 물리학자인 장회익이란 분은 공부라는 주제로 여러가지를 얘기했는데, 거의 마지막 페이지에 물리학자로서는 언급을 안할 것 같은 약간은 종교적인 '낱생명, 온생명'이라는 것이 본인의 최종공부가 될것 같다는 주제를 얘기한다. 즉 우리 개인은 낱생명이고 이는 공기,..

[단상] 세 개의 삶(2019.5.25)

사람들은 세 개의 삶을 산다. '완벽한 타인' 이라는 국내 영화의 마지막에 나오는 표현이다. 공적인 하나, 개인적인 하나, 그리고 비밀의 하나. 영화 내용이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다. 하지만 동성애서부터 최근에 개인들이 삶에서 겪는 사회적 이슈를 상당히 현실적으로 그럴듯하게 그려내었다. 얼마전 모 의원의 문화재와 관련 투자 사건으로 언론과 온라인이 시끌벅적하다. 지난 정권에도 검찰총장의 사생활이 언론과 나라가 혼란스러운 순간이 있었다. 당시 정권의 보복이라고도 했다. 그는 해당 조직에서는 비교적 존경받는 선배라고 했다. 모 여성 의원은 1년의 피부과 비용만 1억이라고 언론에 나와 구설수가 된적이있다. 해당 의원은 상대적으로 업무능력이 유능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하는 미국이나 유..